카무이
윽...
카무는 강렬한 빛의 자극에 눈을 떴고, 새하얀 빛 외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저 주위에 많은 물건들이 놓여있는 것 같았고 몇몇 사람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다는 것만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뿐이었다.
당신들은...?
의사라고 할 수 있지. 지금부터 널 상대로 구조체 개조 수술을 진행할 거야.
구조체라... 당신들, 날 개조하려는 건가?
그래, 넌 거절할 권리가 없어.
진정제가 주입된 탓인지, 카무는 싸울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고
상대가 쿠로노를 언급했음에도 큰 반응이 없었지만, 구조체란 말에 의아한 기색을 보였다.
어째서... 날 개조하려는 거지?
널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발병해서 사망했거든. 넌 퍼니싱을 보유한 채로 지금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인간 특례야.
특례라는 말에도 카무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는 몸을 일으켜 보려 했지만, 곧 자신의 손발이 꽁꽁 묶여있다는 걸 발견했다.
스스로 의사라고 자칭한 자는 바쁘게 장비들을 움직이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수술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저기.... 우리 사부는?
사부라면... 혹시 특별 경비 부대의 모진을 말하는 건가? 그는 폭격으로 인해 사망했어. 널 발견했을 때, 그가 네 위에 눌려 있었거든. 덕분에 넌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있었던 거야.
뭐...?
순간, 카무는 말문이 막힌 듯 아무 반응도 보이지 못했다. 사부가 대체 왜 그런 짓을 했을지 고민하고 있을 무렵, 척추 쪽에서 갑작스럽게 통증이 밀려왔다...
윽...
함부로 움직이지 마.
차가운 액체가 체내에 흘러들어갔고, 수술이 시작되었다.
이봐, 당신들이 날 어떻게 개조하든, 어떻게 이용하든 상관없어. 단, 부탁 하나만 들어줘.
의사는 잠시 침묵하더니 주사기를 한쪽에 내려놓았다.
그래, 편하게 말해봐. 상황을 보고 들어줄 테니.
비록 난 과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쿠로노 쪽에서 인간을 개조할 수 있다고 하니, 기억을 수정하는 것도 나름 쉬운 일이겠지? 그렇다면 가짜 인격도 창조할 수 있겠네...
기억에 대해 조작을 할 수는 있지만, 소위 "인격" 또는 "의식"은 현실의 기억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성되는 거야...
날 개조하는 동시에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서 날 대신했으면 하는데...
복잡한 일을 특별히 기억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타인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인격을 만들었으면 해...
...
행운이라고 해야 할지, 불행이라고 해야 할지... 그런 사람이라, 참 우연이야. 카무... 카무이.
그래. 그 인격의 이름을 "카무이"라고 하는 건 어때?
카무이... 좀 바보 같긴 하지만. 나한텐 결정권 같은 건 없겠지?
대답을 마친 뒤 카무는 의사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가르는 걸 느꼈다. 하지만 마취를 한 탓에 자신의 몸 속으로 뭔가 흘러들어간다는 것만 느낄 뿐이었다.
심장 박동이 점점 더 빨라졌고,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카무는 자신에 관한 모든 것을 무시하며, "카무이"에 대한 일들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만약 살아남을 수 있다면, 네 생존법을 보여줘.
가르쳐 줘... 어떻게 해야 이 세계를 좋아할 수 있는지... 카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