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외전 스토리 / 밀접한 관계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복수하는 자

>

불완전한 구조체와 불완전한 침식체, 두 사람은 같은 무기로 싸우고 있었다.

침식체는 예전처럼 대검을 던졌고 구조체도 그 대검을 쉽게 뿌리쳤다.

모진, 난 당신을 사부라고 생각했는데,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넌 길가에서 만난 애들 중 나름 재능이 보여 가볍게 가르쳐 준 것뿐이다.

언제까지 내가 널 보살펴줄 거라고 생각했나? 난 이미 너에게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줬어. 그것만 해도 충분했었지.

실험실의 쥐로 살아가는 게 사는 거라고? 거기다 동료들을 죽이다니... 지금 나랑 장난해? 우리의 적은 침식체가 아니었나?

너희들이 바로 침식체야, 카무.

우린 인간이라고!

카무는 어느 순간부터 단순히 손과 발로만 싸우기 시작했다. 그는 모진에게 접근할 기회를 계속 노렸지만 모진은 뒤로 피하더니 대검으로 내려찍기를 시전하며 카무의 움직임을 막았다.

몸 속에 표준 이상의 퍼니싱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고 이성을 버리고 본능에만 따라 살육하고 파괴하는 자, 이게 침식체가 아니면 뭐야?

한때는 인간이었지만... 지금은 퍼니싱에 완전히 침식당하지 않은 육체에 불과하지!

네 이놈!

처음에는 진급을 거쳐 진정한 쿠로노의 병사가 될 수도 있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테스트는 실패했지.

아니, 퍼니싱을 인체에 주입하는 미친 계획은 애초부터 그 어떤 성과도 낼 수 없었어.

너희들 중에 이상자들이 나타나고 나서야 상부에서는 구조체만이 진정한 구원임을 알게 되었지.

그래서, 당신이 성공작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냐? 모진!!

나도 실험체일 뿐이야. 특별경비부대는 결국 50명 밖에 남지 않았어.

그렇다면 왜 계속 쿠로노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거지?

과정이 어떻든 상관없어. 결국 퍼니싱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이 세계를 지킬 수 있다면... 그 모든 건 의미 있는 희생이 될 테니까.

난 그딴 말 같지도 않는 소리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금 이 세상은 바로 그런 말도 안 되는 논리들로 움직이고 있는 거야, 카무!

난 그저 모두가 속았다는 것만 알 뿐이야. 그리고 우리를 죽이려는 건, 퍼니싱이 아니라 당신들이라고!

모진은 수비를 포기하고 카무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냈다.

하지만 카무는 이 검술을 알고 있었다. 그는 순간 모진의 대검을 밟고 높은 곳으로 뛰어올랐다.

흥, 애송이!

모진은 카무의 행동에도 균형을 잃지 않았다. 그는 구조체의 특성을 이용해 균형을 유지했고 대검을 들어 공중에 있는 카무를 향해 내리쳤다.

지금이야!

뭐라고!?

이번 전투는 애초부터 일대일 대결이 아니었다.

모진이 여기서 카무를 기다리고 있듯이 카무도 자신이 모진과 맞붙게 될 거란 걸 예상하고 있었다.

카무의 동료들은 방금 전부터 근처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고, 카무의 외침과 동시에 총알 발사해 모진의 손바닥을 뚫었다. 그러자 대검은 관성에 의해 모진의 손을 벗어났다.

결국 카무가 한발 앞서 허공에 뜬 대검을 손에 쥐었다.

퍼니싱 때문이라고, 인류를 위한 것이라고? 아니, 퍼니싱이 폭발하지 않았어도 당신들은 결국 스스로 이런 짓을 저질렀을 거야!

타인을 쉽게 버리는 자일뿐인데, 세상을 지킨다고 말하지 말라고!

그는 착지하자마자 재빠르게 몸을 돌려 포효하며 돌진했다. 이윽고 칼날이 모진의 몸을 관통했다.

시간이 순간 멈춰버린 것만 같았다.

카무

더구나... 난 이 세상을 증오하고 있거든, 사부.

모진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카무의 얼굴을 보다가 시선을 돌려 이미 보라색으로 변해가는 카무의 팔을 쳐다보았고, 또 순환액이 가득 묻은 대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았다. 불꽃이 반짝이는 그의 몸은 인간의 모습 따위 찾아볼 수 없었다.

모진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마찬가지야.

카무

사부...?

모진이 쓰러지는 순간, 아래층의 불길도 이곳까지 번졌다. 순간의 공백 속에서 카무는 그제야 이 공간에 가득 찬 비통과 절망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카무의 동료들, 그리고 모진을 따라 여기까지 쫓아온 사람들, 모두가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바로 그때, 카무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머리 위로 시끄러운 엔진 소리가 건물의 벽을 뚫고 들어오더니, 어떤 물체가 충격과 함께 곧장 추락했다.

곧 이어서 폭발음이 전해졌다.

쿠로노!!!

폭발로 생긴 틈새 사이로, 카무는 전에 자신의 전우를 죽였던 그 비행기를 발견했다. 그들은 카무 일행의 위치를 파악하고

결국 여기까지 쫓아온 것이었다.

이 건물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카무는 자신의 전우와 수비병들이 폭발에 휘말리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카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모진과 교전한 이후, 그는 혼신의 힘이 빠진 것만 같았고, 살아갈 이유마저 잃어버린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무너져 내리는 건물 속에서, 카무는 손에 쥔 무기를 버리고 하얗게 변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젠장...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