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카무이·에테니언·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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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무이·에테니언·그중 여섯

다섯째 날

기나긴 뇌우가 마침내 동트기 전에 완전히 물러갔다. 생태 정원의 방호 천막이 거두어지고, 오랜만에 맑은 햇살이 아낌없이 쏟아졌다. 생태 정원 안의 모든 것이 유난히 선명해 보였다.

이른 아침, 집사 로봇의 활기찬 방송 소리가 정각에 맞춰 울려 퍼지며, 생태 정원에 잠든 모두를 깨웠다.

시스템 재가동 및 자가 점검이 완료되었습니다. 에너지 공급이 안정적입니다.

현재 실외 날씨는 맑음이고, 가시거리도 매우 좋습니다. 생태 순환 시스템은 정상 작동 중이고, 공기 질도 우수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사랑하는 가족 여러분! 폭풍우는 지나갔습니다. 이제 희망찬 하루를 만끽하십시오!

전력이 복구되고 생태 정원의 제어 시스템이 재가동되면서, 뇌우로 인해 쓰러졌던 집사 로봇도 다시 작동된 듯했다.

밤새 가동된 공기 순환 시스템 덕분에 눅눅했던 공기는 사라지고, 비에 젖은 풀과 나무의 싱그러운 향기만이 가득했다.

잠에서 깬 카무이가 비몽사몽 눈을 뜨며 기지개를 크게 켰다. 최근 들어 가장 푹 쉰 것 같았다.

방금 깨어난 카무이는 옆에 있는 지휘관을 바라보았다.

요 며칠 [player name]도 고생했으니, 조금 더 자게 둬야겠다.

지휘관이 깊이 잠든 것을 본 카무이는 상대방의 단잠을 방해하지 않고, 방을 나와 창밖을 내다보았다.

지휘관의 감회에 맞춰, 카무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아침 햇살이 어젯밤 뇌우가 남긴 음울함을 말끔히 씻어냈다. 로비에서 햇살을 만끽하는 난민들을 보며, 카무이는 꿈꾸는 듯한 기분에 젖었다.

살았어... 정말 살아남았어. 어젯밤은 도저히 마음이 놓이질 않아서, 한숨도 제대로 못 잤네. 그 뇌우를 버틸 수 있을지 계속 불안했어.

하암... 루크 할아버지도 참. 제가 버니 형이랑 불침번 선다고 했잖아요. 무슨 일이 있었으면 당연히 부르러 갔겠죠.

킁킁... 공기가 진짜 상쾌하네요.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카무이 형은 아직도 자고 있다니, 정말 게으름뱅이라니까요!

층수가 높지 않아 제롬의 의도적인 농담이 카무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카무이는 창문을 열고 아래층에 있는 아이를 향해 소리쳤다.

꼬맹아! 다 들었거든!

제롬은 또다시 카무이를 향해 메롱을 날렸다.

게으른 거 맞잖아요. 한참 기다렸다고요.

기다렸다고?

이 의문은 아래층까지 전해지지 않았지만, 제롬은 카무이의 어리둥절한 표정을 읽은 듯했다.

내려오면 알게 될 거예요!

지휘관의 손이 뒤에서 카무이의 어깨에 얹혀졌다.

[player name], 좋은 아침! 어젯밤엔 잘 잤어?

지휘관과 카무이는 함께 주거 구역 로비 밖으로 나갔다. 난민들은 이미 햇살을 즐기며, 살아남은 기쁨과 좋은 날씨에 대한 감탄을 나누고 있었다.

둘이 나타나자, 난민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비록 어제 하루는 아슬아슬했지만, 모두의 정신 상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듯했다.

허허! 두 분은 잘 쉬셨나?

[player name]와(과) 카무이 덕분에 마음 편히 쉬었네.

거짓말하지 마세요, 루크 할아버지! 방금은 걱정돼서 밤새 못 잤다고 했잖아요.

이 녀석! 혼 좀 나봐야지!

메롱... 어차피 할아버지는 저 못 잡잖아요.

제롬은 루크의 손을 피해 로비 밖 공터를 신나게 뛰어다녔다.

제롬, 방금 무슨 얘기 하려던 거였어?

아, 깜빡할 뻔했네요. 따라와 보세요.

제롬은 지휘관과 카무이를 이끌고 밖으로 나섰다. 몇 걸음 가지 않아, 주거 구역 로비 밖에 멈춰 있는 동글동글한 집사 로봇이 눈에 들어왔다.

집사 로봇의 외눈에는 여전히 파란빛이 나고 있었지만, 제롬이 아무리 찔러도 평소처럼 반응하지 않았다. 안테나만 가끔 돌아갈 뿐, 멍하니 멈춰 있는 상태였다.

어제 두 분이 건드린 거 아니에요? 지금... 고장 나 있는 것 같은데요?

좀 전에 안내 방송도 했는데, 그때도 고장 난 건가?

저야 모르죠... 방송을 듣고 와 봤는데, 이미 이 모양이었어요.

[player name]...

설마... 권한 때문인가? 이미 모든 통제권을 얻었으니, 혹시...

몇 번의 시도 끝에 집사 로봇 머리 위의 안테나가 다시 정상적으로 돌기 시작했고, 재가동에 성공한 듯했다.

됐다! 다시 작동했어!

난민들이 속속 모여들었고, 카무이는 집사 로봇 옆으로 걸어갔다.

모두에게 알릴 소식이 있어. 어제 에너지 제어 센터를 재가동하면서, 나랑 [player name]이(가) 생태 정원의 통제권을 모두 확보했어.

카무이의 말이 끝나자, 하늘과 땅을 뒤흔들 듯한 환호성이 현장을 가득 메웠다.

[player name]의 원래 계획에 따르면...

그 순간, 집사 로봇의 음악이 갑자기 울리며 카무이의 말을 끊었다.

카무이의 옆에 서 있던 집사 로봇이 경쾌한 알림음을 내며, 머리 위의 안테나를 한 바퀴 휙 돌렸다.

생태 정원의 전체 권한이 개방되었고, 모든 가족 구성원이 모였습니다. 이제 명령을 실행하겠습니다.

카무이는 찜찜한 기색으로 지휘관을 바라보며 명령의 출처를 묻는 듯했다. 그러자 지휘관이 눈빛으로 답했다.

전 주인님이 미래에 남긴 마지막 영상을 재생합니다.

다시 한번 하얀 연구복 차림의 여성이 홀로그램에 나타났다. 그녀의 흐릿한 실루엣 뒤로는 황폐해진 생태 정원이 비쳤고, 그 모습은 난민들이 재건하기 전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이 영상을 보고 있는 사람이 누가 됐든, 이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고마워요. 직접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지만, 이 영상이 여러분에게 닿았다는 건… 가장 힘든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는 뜻이겠죠.

떠들썩하던 무리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모두가 시공간을 초월해 전달되는 그 따뜻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다시 서로 신뢰하고 의지하는 법을 배웠기를 바라요. 어떤 견고한 벽보다 서로 간의 신뢰와 유대가 가장 튼튼한 피난처라는 걸 저는 굳게 믿어요.

여러분은 이미 그걸 증명했어요. "집"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뭉쳐, 이곳을 함께 재건했죠. 신뢰와 사랑으로 세워진 이곳이 여러분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요.

부디 이곳에서 사랑과 유대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 나가기를 바라요.

영상 재생이 끝나자, 화면이 점점 옅어지며 아침 햇살 속으로 사라졌다. 집사 로봇은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왔고, 늘 틀어두던 음악을 끈 채 조용히 곁을 지켰다.

메시지가 남긴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방금 전까지 환호하던 난민들은 오랫동안 말없이 침묵에 잠겼다.

그럼... 앞으로 여기가 우리 집이 되는 건가?

노인의 한마디에 침묵이 깨졌고, 이어지는 환호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카무이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조금 어색한 듯, 지휘관을 구석으로 데려갔다.

[player name], 우리가 이곳의 통제권을 얻었고 다들 여기에 남고 싶어 하지만... 원래 모두를 다른 보육 구역으로 호송하는 임무는 취소되지 않았잖아.

그럼... 이송 임무는... 계속하는 거야?

카무이가 축제처럼 들떠 있는 난민들을 살짝 쳐다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어봤다.

야호! 너무 잘됐네요!

버니의 어깨에 올라탄 제롬이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모두가 이 축제 같은 순간에 흠뻑 젖어 있었다.

오직 방금 질문을 던졌던 노인만이 카무이의 어색함을 눈치챈 듯, 둘 앞으로 다가왔다.

왜 그러는 건가? 무슨 다른 문제라도 있나?

[player name]?

카무이는 어찌할 바를 몰라 입술을 깨물며 지휘관을 쳐다보았다. 그 눈빛은 꼭 사고 친 대형견이 도움을 요청하는 것 같았다.

응? 그러면 기존의 임무대로 우리를 이송해야 하나? 그러면 이곳은...

지휘관의 말에 노인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노인은 뒤돌아서 기뻐하고 있는 난민들을 바라본 뒤, 다시 지휘관을 보았다.

지휘관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시 무리 한가운데로 걸어갔다. 그리고 통신 단말기를 꺼내 방금 받은 문서를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지휘관이 잠시 뜸을 들이자, 모든 시선이 단말기에서 투영된 문서에 집중되었다.

...!

예상치 못한 기쁜 소식에 난민들은 잠시 멍해졌다가, 방금 전보다 더 열렬한 환호를 내질렀다.

진짜예요? 공중 정원의 지원도 온다고요? 버니 형, 앞으로 여기가 우리의 집이에요!

좋구먼! 정말 좋구먼! 드디어 우리의 집이 생겼어!

환호하는 난민들을 보며, 지휘관의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

이를 지켜본 카무이는 마치 그 미소에 이끌린 듯, 자연스럽게 지휘관 곁으로 다가갔다.

나도 모르게 언제 신청한 거야? 역시 너다워, [player name].

아하! 알았다. 그날 밤에 안 자고 계속 적고 있던 게 이거였구나!

대화를 나누던 지휘관과 카무이는 기쁨에 찬 난민들 중 몇 명이 슬그머니 사라진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때 뒤에서 불쑥 뻗어온 손들이 예고 없이 둘을 "습격"했다.

어... 어?! 뭐 하는 거야, 제롬? 내 다리 잡아당기지 마!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 수십 개의 손이 둘을 높이 치켜들었다.

하나! 둘! 셋! 다들 제 구호에 맞춰 던져주세요!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하더니, 어느새 카무이와 지휘관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모두가 힘을 합쳐 둘을 높이 들어 올리며, 헹가래를 치기 시작한 것이다.

으아아아아! 버니, 꼭 받아야 해!!!

헤헤! 카무이 형도 높이 던져지는 거를 무서워하나 보네!

환호성과 웃음소리, 떠들썩한 소리가 뒤섞이며 로비 전체를 가득 메웠다. 바닥으로 떨어질 때마다 단단한 손들이 둘을 받아냈고, 다시 햇살 비치는 천장을 향해 던져 올렸다.

하하!

카무이도 처음의 당황함은 잊은 채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공중에 같이 떠 있는 지휘관에게 손을 흔들었다.

지휘관 역시 난민들의 진심 어린 웃음에 항복한 듯, 저항을 멈추고 이 즐거운 축제 속에 몸을 맡겼다.

그날 밤, 생태 정원이 새로운 보육 구역으로 지정된 것을 축하하는 성대한 연회가 열렸다.

에너지와 생활 시설의 권한이 전면 개방되자, 성대한 축하 만찬이 광장에서 시작되었다.

주방과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솜씨 좋은 난민 몇몇이 요리 실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따뜻한 수프의 향과 갓 구운 빵의 달콤한 냄새가 공기를 채웠고, 오랜만에 느끼는 온기에 모두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카무이, 이것 좀 맛보시게. 창고에 있던 밀가루로 구운 건데, 어때? 내 솜씨가 여전한가?

와, 냄새 끝내준다! 루크 할아버지, 이런 것도 할 줄 알았어? 그러면 사양하지 않을게! 음... 맛있다!

이것도 한번 먹어 봐요. 그리고 저것도... 아 맞다, 제롬, 어서 카무이한테 수프 한 그릇을 가져다줘!

쳇... 버니 형, 카무이 형이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어어...! 됐어, 버니. 너무 많아서 다 못 먹어!

카무이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모두와 웃고 떠들었다. 맛있는 음식은 며칠간의 피로를 단번에 날려주었다.

카무이는 이것이 최근 들어 가장 맛있게 한 식사라고 느꼈다. 어쩌면 이 안에 "희망"이라는 조미료가 들어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카무이 형, 다음에 올 때 공중 정원 이야기를 좀 들려줄 수 있어요? 저도 언젠가 올라갈 수 있을까요? 저도 형처럼 든든한 존재가 되고 싶어요!

제롬이 카무이 곁으로 다가왔고, 예전의 까칠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제롬의 눈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 반짝이고 있었으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당연하지! 하지만 공중 정원에 가려면 밥 잘 먹고 키부터 커야 해! 적어도 나만큼은 커야 하니까, 밤새우지 말고 매일 일찍 자.

일찍 자야 한다는 말에 제롬은 바람 빠진 공처럼 시무룩해져 옆에서 입을 삐죽거렸다.

오가는 웃음소리와 잔 부딪히는 소리가 따뜻한 파도처럼 카무이를 감싸안았다. 하지만 카무이는 이런 소란 속에서도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웃음 띤 얼굴들을 하나하나 훑어가던 시선이 마침내 불빛이 희미한 곳에 멈췄다.

그곳은 텅 비어 있었고, 지휘관은 어느새 그 소란 속에서 사라진 상태였다.

응? [player name], 어디 갔지?

카무이는 조용한 복도를 따라 한참을 찾은 끝에 2층 전망 테라스에서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했다.

이곳은 아래층의 소란이 아득하게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지휘관은 홀로 난간에 기대어 투명한 천막 너머 별빛 아래의 지평선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에 숨어 있었구나! 다들 밑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데, 왜 혼자 올라왔어?

카무이는 음식이 가득 담긴 접시를 건넸다.

좀 먹을래? 루크 할아버지의 솜씨가 정말 기가 막혀.

어때? 네가 좋아할 줄 알고 특별히 가져온 거야.

왜? 입맛이 없어? 일단 옆에 둘 테니까, 이따 배고프면 먹어.

아, 그냥... 네가 안 보이니 뭔가 허전해서.

그럴 리가... 네가 안 보이니 뭔가 허전해서.

카무이는 지휘관 곁으로 다가가 나란히 난간에 기댔다. 둘은 이 귀중하고 고요한 시간을 함께 즐겼다.

아래층에서는 낯설면서도 어딘가 따뜻한 옛 노래가 흘러나왔다. “라라라라……”

점점 고조되는 목소리, 낡은 스피커를 뚫고 나온 서정적인 후렴은 두 사람이 있는 2층 테라스까지 흘러와, 구름을 밀어내고 별빛으로 가득한 은하를 또렷이 드러냈다.

카무이

[player name], 이번 임무는 원만하게 끝난 것 같아.

카무이

그럼, 복귀는...?

카무이

내일 바로 복귀하는구나...

카무이는 말을 멈췄다. 지금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고르지 못한 채, 그저 지휘관이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카무이

그렇구나...

카무이는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다고 고개를 돌리기도 난처했다.

그때 작은 잎사귀 하나가 카무이의 헝클어진 머리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지휘관은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잎사귀를 떼어주고, 바람에 흩날린 카무이의 앞머리를 부드럽게 정리해 주었다.

손끝이 귓가에 닿는 순간 카무이는 흠칫 놀랐다. 하지만 카무이는 며칠 전처럼 당황해 물러서거나, 얼굴을 붉히며 허둥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카무이는 그저 조용히 서서 지휘관의 손가락이 머리칼을 스치게 내버려 두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지휘관을 바라보며, 이 순간의 감촉을 온전히 느꼈다.

카무이가 오랜만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지휘관은 살짝 멍해졌고, 이 미소가 카무이의 얼굴에서 며칠간이나 사라졌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카무이

아마도? 난 잘 모르겠는데. [player name]이(가) 보기엔 변한 것 같아?

카무이

[player name], 그럼 다시 한번 테스트해 볼래?

카무이

이젠... 확실히 긴장이 안 되는 것 같아.

카무이

[player name], 그거 알아? 사실 방금 네가 손을 뻗었을 때, 나도 모르게 예전처럼 이상하게 반응할 줄 알았어. 심지어 너한테 비웃음을 받을 준비까지 하고 있었어.

카무이

"낯설었겠지". [player name], 네가 나를 걱정하고 신경 쓰는 게 눈에 보여.

나도 네가 곤란해할까 봐, 우리의 임무에 지장을 줄까 봐 정말 걱정했어. 하지만 그때의 난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어.

카무이

응. 심장이 여전히 빨리 뛰긴 하는데, 도망칠 마음은 없어졌어. 오히려 너무 안심되고 마음이 놓여. 내 심장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똑똑히 들려.

카무이는 지휘관의 손목을 잡아 조심스럽게 자신의 왼쪽 가슴 위에 얹었다. 카무이의 말대로, 지휘관은 선명하고 힘찬 심장 박동을 느낄 수 있었다.

빨라진 카무이의 심장 박동은 지휘관의 손바닥을 간지럽혔다. 지휘관의 변함없는 체온도 마침 보살핌이 필요했던 카무이를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카무이

[player name], 느껴져?

카무이는 몸을 돌려 지휘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카무이의 눈빛은 맑고 솔직했으며, 더 이상 피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았다.

카무이

어쩌면 감정 혼란을 겪은 경험이 완전히 나쁜 것만은 아닐지도 몰라. 나 자신과 [player name]의 관계를 이렇게 냉정하게 바라볼 기회가 거의 없었으니까.

카무이

응. 요 며칠 동안은 내 이상한 반응을 그저 "감정 혼란"이라는 핑계로 얼버무리려 했어.

카무이

그 스위치를 내렸을 때였나, 아니면 그 일지를 봤을 때였나...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제 이런 감정을 굳이 "복구"하거나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어.

카무이

왜냐하면, 너는 원래부터 나한테 특별한 존재였으니까.

이번엔 카무이 맞은편에 있던 지휘관이 잠시 혼란에 빠졌다. 며칠 전 카무이가 겪었을 감각을, 지금 이 순간 짧게나마 그대로 느끼고 있었다.

머릿속은 초조하게 돌아가고, 분명 또렷하던 논리와 안정된 감정이 좁은 두개골 안에서 서로 부딪히며 뒤엉켰다. 그 와중에도 기쁨… 엉망이 된 감정 속에서 지휘관은 그 감정을 또렷하게 건져 올렸다.

카무이

응! 크롬이나 차징 팔콘 소대 애들처럼.

아니, 심지어 그들보다 조금 더 특별해.

넌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하고, 가족처럼 잃을 수 없는 존재야. 그리고 기쁜 일은 너와 함께 나누고 싶고, 또 네가 위험에 처했을 때는 가장 먼저 네 앞에서 지켜주고 싶어.

카무이의 감정 혼란이 시작된 이후, 말하지 않고 서로를 떠보는 이 미묘한 흐름은 며칠째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두 사람의 감정은 마침내 같은 궤도에 올라 서로에게 맞닿았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가슴 속에서 터져 나온 감정은, 카무이가 감정 혼란 상태에서 정상으로 돌아오는 걸 지켜볼 때보다도 훨씬 더 큰 기쁨이었다.

그때, 카무이가 손을 내밀어 지휘관의 손을 잡았다.

손바닥이 맞닿고, 엄지손가락이 부드럽게 손등에 얹혔다. 밀착된 피부 사이의 공기가 빠져나가며, 둘의 온기가 하나로 어우러졌다.

따뜻하고도 건조한 감촉이 살며시 전해졌다. 그 온도는 무척 안정적이었고, 더 이상 과거의 혼란에서 비롯된 조급한 열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신뢰와 유대가 만들어낸 확고한 온기였다.

두 사람이 품고 있던 마음과 생각은, 서로 완전히 같았던 것이었다.

카무이

휴!

카무이는 며칠간 쌓인 피로를 다 털어내려는 듯 길게 숨을 내쉬었다.

카무이

이렇게 널 편안하게 마주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 [player name], 앞으로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난 항상 네 곁에 있고 싶어.

나한테 넌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야. 널 보고 있으면 더 이상 그 어떤 미래도 두렵지 않아.

이어 지휘관도 며칠간의 불안과 망설임을 내려놓고 가볍게 답했다.

펑. 아래층 파티장에서 누군가 축하용 조명을 켰다. 별이 가득한 밤하늘 아래, 저택 전체가 은하처럼 환하게 빛났다.

밤하늘 아래, 난간에 기댄 둘의 그림자가 희미한 불빛에 길게 늘어지며, 테라스 위로 부드럽게 하나로 겹쳤다.

느릿한 숨소리가 아래의 웃음소리를 밀어내고, 흩뜨리고, 점점 흐릿해지는 배경 속으로 스며들었다.

카무이는 하늘의 별보다도 더 빛나는 미소를 지었다. 말하지 않아도, 지휘관은 이미 그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