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하! 하! 하!
하! 하! 하!
하! 하!
…………
하!
…………
설산에서 한 구조체와 곰 인간 형태의 생체공학 로봇이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구조체가 바위 위에서 유아독존의 포즈를 취하자, 곰 인간은 이상한 것을 봤다는 표정을 지으며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하!
그만 "하하" 거려!
곰 인간의 고함 소리로 눈앞의 이상한 구조체의 행동을 막았다. 구조체는 잠깐 놀랐지만 곧바로 바위에서 뛰어내리며 드디어 누군가 자기를 상대해 준다는 듯 기쁜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말하는 테디베어가 나타났네. 전에 본 녀석은 대화하기도 전에 공격해왔었거든. 정말 다행이야!
...설마 내가 오기 전부터 여기서 하하하 거린 건 아니겠지?
여기 상황을 잘 몰라서 바디랭귀지로 대화를 하려고 했었지~
하!
설명을 이어가던 나나미는 또다시 방금의 그 포즈를 취하면서 이상한 "하" 소리를 냈다.
그리고 곰 인간은 드디어 그녀가 생체공학 로봇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우리가 생체공학 로봇이라고 해서 그런 이상한 바디랭귀지는 쓰지 않아... 그리고 그만 "하하" 거려.
후후, 그럼 다음에는 방법을 바꿔봐야겠네. 그러고 보니 말할 줄 아는 곰돌아, 여기가 어딘지 알려줄래?
테디베어라고 부르지 마. 내게는 이름이 있다고. 마틴이라고 불러.
마틴... 정말 귀엽지 않은 이름이네.
귀엽고 싶어서 지은 이름 아니거든!
아무튼 나는 여기저기 뛰어다니다가 여기에 오게 된거야. 여긴 도대체 어디야? 이 근처의 지도도 없고...
여기까지 오다니... 배라도 있는 거야? 아니면 수영해서 온 건가?
됐어. 이곳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북극 항로 연합의 세력권이자 인간들의 대형 거점 중 하나야.
잘 모르겠지만 아주 먼 곳까지 와버린 것 같네... 음, 이제 어쩌면 좋지?
목적도 없이 여기까지 온 거야?
여행이잖아. 그럼 마틴은 무엇을 할 생각인데?
난... 비행기나 공격할까 해.
할까 하다니?
나나미의 질문에 답하려는 마틴은 잠시 망설였지만, 그래도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아무튼 이 근처의 방공 무기로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떨어뜨릴 거야. 여기서 늑장 부릴 시간 없어.
좋았어. 결정했어!
그럼 나도 도와줄게!
뭐? 너도? 하지만 비행기에는...
구조체와 인간이 타고 있지. 괜찮아. 네 목표는 비행기뿐이지? 그럼 조준은 이 나나미에게 맡기라고!
나나미는 또다시 눈앞의 바위 위로 기어올라가 손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모든 비행기를 떨어뜨리자! 마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