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서브 스토리 / EX03 고명유장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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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03-13 만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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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3부터 8선에 있는 적들은 모두 제거했다. 방어 구역에 살아남은 자들을 호출한다. 들리면 응답하라.

....너무 늦은 건가...

비록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거란 걸 알았지만 정작 마주치니...

그렇다면 우리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밖에.

베고, 베고, 베었다.

난 끊임없이 암흑 속에서 적을 베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적을 죽였는지는 잊어버렸지만, 내 눈 앞에 침식체가 하나라도 살아있는 한 우리는 멈출 수 없다.

이 전쟁은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을까...? 열흘? 보름? 생각도 나지 않는다.

내가 필요한 것은 끊임없이 적을 베어 만세명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기에, 숫자는 의미가 없다.

그래야만 인간이 영원히 살아남을 수 있고, 방관자였던 내가 인간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 인간의 몸뚱이, 인간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나는 내가 진정한 인간이라는 것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하하, 윤과 비리야의 말이 맞을지도... 결국 나는 인간이 아닌 괴물로 태어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통해 나는 인간으로서의 사명과 사치를 찾게되었다.

…………

계속해서 죽어 나가는 동료에 대한 분노를 터트리던 목은 쉬면서 인간의 소리를 잃었다.

아직 안 돼. 난 아직 쓰러질 수 없어. 숨이 붙어 있는 한, 여기 있어야 해.

이것이 구룡의 군주로서의 사명이다.

곡 님, 도시 내 모든 백성의 의식이 백업되었습니다.

응응...그래.

통신 채널에서 마침내 형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곡은 알게 되었다. 자신이 임무를 완성했다는 것과 인류는 살아남았다는 것을.

이 순간 팽팽했던 끈이 끊어졌고 곡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칼날은 침식체에 의해 닳아 없어졌고, 그녀 곁에는 수많은 인명과 침식체의 잔해가 쌓여 있었다.

——!

침식체는 포효하며 무릎을 꿇은 곡을 향해 돌진했으나, 곡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눈을 감았다.

예상했던 죽음은 다가오지 않았고 대신 기계가 부셔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남은 전쟁은 저희에게 맡겨주십시오.

너희들이? 어떻게....

죄송합니다. 그들을 막지 못했습니다.

곡은 뒤를 돌아보았다. 형기는 성문 쪽에서 걸어왔고 그의 뒤에는 수많은 녹존과 지존이 달려 나와 곡을 지나쳐 침식체 쪽으로 달려갔다.

그 기술을 알고 저들이 스스로 개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가를 알고 있습니다. 외적인 구조는 같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내면을 가지고 있고, 다른 내면은 공통의 굴레로 우리들을 여기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곡 님과 구룡의 동포들은 구룡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바치고자 했습니다. 저희가 부담하는 개조 위험은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습니다.

…………

인류와 퍼니싱의 전쟁은 우리 세대에서 끝나지 않겠지만, 이제 구룡은 인간만으로 고달프게 버틸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구조체의 합류로 새로운 구룡이 탄생했습니다.

그런가...

네, 그리고 곡 님은 만세명 계획의 계획자로서 여기서 끝낼 수 없습니다.

그래……데이터 백업을 완성한 지금은, 만세명의 시작일 뿐.

우리의 역사는 여기서 끝나기엔 아직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