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서브 스토리 / EX03 고명유장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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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03-1 봉인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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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녹음 시작했죠?」

바닥에 놓인 소형 기기에서 울리는 전자음이 좁은 실내를 채웠다.

「그렇다면 그 정보들의 답례로… 이걸 거래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당신이 원하는 것을 그 '배'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눈을 피하는 게 여간 쉬운 게 아니라… 다행히 이 자료는 보안 수준이 높지 않아요.」

「기계는 본질적으로 공중 정원의 시뮬레이션 훈련실 것과 비슷해요.」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기억 데이터를 전투기록으로 입력했습니다. 이제 첨부파일에 있는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면 전투를 시뮬레이션 하는 방식으로 의식의 바다에 직접 엑세스 해 읽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처음 연결할 때 의식 바다가 잠시 '리셋'됩니다. 메모리를 확보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니 걱정 마세요. 누워 있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연결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제 설명으로 당신의 의문점을 해결 되었으면 좋겠네요.그럼 행운을 빌고 다음 협력을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공중 정원 엘리트 병사의 코앞에서 소리 없이 데이터 자료를 빼오다니...

쩝, 앞으로 조심해야겠어.

음... 이걸 눌러 작동시키는 건가?

<<시스템 가동<<시스템 로딩<<홍채 인증<<

…………인증 성공.

안녕하세요, 이용자 ADL-17님. 프로그램 패치가 감지되었습니다. 업데이트하시겠습니까?

…………

'항쇄'에 지워진 기억들이 이 초라한 기계 속에 온전히 저장되어 있었다니. 참 아이러니하네.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이것으로 과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겠어.

프로그램 업데이트 실행.

명령 실행<<프로그램 업데이트...시작

의식의 바다 속에서 나를 찾아오던 그 기억의 조각들...

환경 요소의 시뮬레이션 방향: HX-GA-990105-Kowloon <<전투 기록1...가져오기<<<

읽기 성공, 1단계 모델링 시작, 25%<<65%<<78%

입력 완료. 의식의 바다 연결——

그게 무엇이든 나는 받아들일 거야.

구룡 상회 도시의 정원과 오래된 거리로 둘러싸인 구석에...

한 극장이 있다.

이 극장은 높고 웅장하지만 한편으로는 낡고 허름하다.

넓은 무대 위는 50명의 무도생들이 무대에서 동시에 활동할 수 있었고, 장막처럼 높은 대형 소품들도 무리 없이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필요 없어졌다——과거 120석이었던 좌석은 이젠 먼지만 쌓인 70석만 남아있다.

세 팀의 합동 공연이 가능했던 무대도 지금은 고양이 두세 마리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홀로그램 영상과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했지만, 극장을 찾아 공연을 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다리가 불편한 큰 어른이자 단장인 사람이 극장 입구의 흔들의자에 앉아 있었다. 불현듯 그의 마음에 쓸쓸함이 가슴을 스쳐 지나갔다.

흔들의자는 그가 라오유를 시켜 옮긴 것이다——극장 멤버 중 부릴수 있는 것은 라오유 뿐이였다.

이 과묵한 큰 덩치의 인생은 목공일과 고구마 소주 밖에 없었지만, 그의 목공 솜씨는 밖에 있는 공예품 가게에서 일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그는 유생처럼 극장을 떠날 수가 없었다.

유생… 어머니의 도도함을 이어받은 그는 연극 이외의 모든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제 이 극장으로는 당장의 끼니도 해결하기 힘들어. 여차하면 날 잡아서 정리해야겠어...

단장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흔들의자에 반쯤 기대어 차를 한 모금 마시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단장이 찬란했던 지난 날의 추억에 심취해 있어도, 찻잔 뚜껑을 날려 극장 밖으로 몰래 나가는 사람을 맞추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그 그림자는 고통을 참으며 일반인이 할 수 없는 민첩한 동작으로 떨어지는 찻잔 뚜껑을 잡았다.

영감 뭐 하는 거야! 이 찻잔은 내가 간신히 동성 넷째 형한테서 사 온 거란 말이야! 다시는 못 사는 거라고!

지금 어딜 가는 거냐?

...무슨 상관인데!

또 어딜가게? 창위, 내가 누누이 말했지 않았느냐...

창위라 불리는 소년은 단장의 똑같은 잔소리를 이미 수없이 들어본 것처럼 말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급한일이 있어서! 저녁식사 전에 돌아올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창위는 뜰의 담벼락을 향해 달려갔다. 시끄러운 소리 속에서 창위는 담을 넘어갔다.

포뢰파한테 너의 그 얕은 수작 부릴 생각은 하지 말거라!

단장의 말에 대답하는건 바람 소리 뿐이였다.

아이고…차를 다 마시면 집집마다 사과하러 가야겠군… 저 녀석이 이 늙은이를 끝없이 괴롭히는구나.

단장이 찻잔을 입가에 댄 순간 눈앞에 문제투성인 또 다른 한 놈이 나타났다.

라오유

야, 야채 가게와 목재 가게에서 방금 찾아왔어요. 수.....수선하는데 사...사용한 목목목재 값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답니다.

단골이신 그 분은…소식 없나?

라오유

없..없습니다....그그그그 그쪽에선 그 분이 연세 때문에 조조조용한 곳에 가가신다고 가상 현실 회사를 불러서, 생신을 하하하와이에서 보낸대요.

알았다, 일봐.

라오유는 침묵을 지키며 극장으로 돌아갔다.

모두 내 체면을 생각해 빚 독촉을 심하게 하지는 않지만, 정말..... 쉽지가 않구만.

극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창위는 소란스러운 사람들 사이로 숨어들었다.

여기저기 바삐 오가는 사람들, 귀청을 찢는 듯한 음악소리, 뭔가를 탐하는 듯한 표정들이었다.

창위가 이곳에 온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극장의 장사가 점점 어려워져서 이번 달엔 아직 문도 못열었어.

영감은 이런 기계 경비대 관리 조례를 위반하는 일이 극장 이미지를 더럽힌다고 생각하지만…밥도 못먹을 판인데 이미지는 무슨….

'인간과 기계가 서로를 이해하면 사회는 더 평화로워진다'는 건 또 뭔 소리야? 기계가 생계를 책임져주지도 않으면서?

창위는 벽에 기대어 길거리의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따분한듯 주머니에서 빛이 나는 동전 한 닢을 꺼내 허공에 튕겼다.

그는 몸을 솟구쳐 생각지도 못한 자세로 동전을 받았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고, 사람들은 길거리 서커스를 보는 듯한 태도로 창위를 에워쌌다.

이것이 어쩌면 고객을 불러들이는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창위는 또 공중제비를 돌았고, 모두가 박수를 칠 때 가방 안에 미리 준비한 전단지를 뿌리려 했다.

——이틀 밤을 꼬박 전단지를 숨겨놓은 창위가 길거리로 나온 목적은 바로 이것이었다. 단장의 면이 서지 않는다면 창위가 할 생각이었다..

경기병 로봇

구룡 상회에서 경고합니다. 이곳은 노점 상업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해산하시기 바랍니다...

쯧, 잡히면 큰일인데....

창위는 이미 반쯤 꺼낸 전단지를 가방에 쑤셔넣고, 몸을 날려 2층 베란다에 올랐다. 그리고 갈고리로 다른 빌딩에 올랐다.

…됐어. 그 쇠붙이들은 평소에도 거리의 안전을 지키는건 아니잖아.

인간과 기계가 서로를 이해하면, 과연 사회가 더 평화로워질까?

소년은 탁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들고 있던 가방에서 전단지를 꺼냈다.

하지만 평화로운 세상에서, 누가 한 극장의 생사에 관심을 가질까....

그 때 저 멀리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는 쪽이 창위의 시야에 들어왔다.

다음엔, 차라리 이걸 저기에 붙이자.

돈만 지불할 수 있다면... 신분따위 누가 신경쓰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