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name], 시간 괜찮나?
분리된 후의 두 개 의식이 경미한 정도지만 확실히 안정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어.
암능의 영향이든지 다른 원인이든지, 이런 지속적인 저하는 좋지 않은 상황이야.
지금 유일한 방법은 아마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동시에, 비정기적으로 카무의 의식을 카무이의 기체에 옮겨 보는 거야.
이렇게 하면 두 의식이 다시 안정될 수 있을거야.
카무이는...
…………
지——휘——관!!!
카무이의 커다란 머리가 돌연 아시모프의 앞으로 쑥 나타나며 단말기 화면을 꽉 채웠다.
지휘관! 지상에 대체 무슨 일이 생긴거야? 내가 깨어나 보니 여기에 있네! 대장은? 리 형은? 난 카무랑 얘기도 할 수 없고! 다들 어디 있는 거지?
...끊임없이 주절주절 말하는 방식이랑 뇌를 거치지 않은 듯한 연속적인 질문을 보니, 확실히 카무이군.
네가 본 것처럼...예전과 똑같아.
솔직히, 난 수술 효과에 깜짝 놀랐어, 여기에는 아마 암능의 도움이 있었을 수도 있고 없었을 수도 있지만...지금의 결과는 이래.
아무튼 영화의 샛별 리조트에 돌아가 놀게 해달라고 귀찮게 구는 것을 보고 우린 결정했어. 수송기에 태워서 그쪽으로 보내는게 나을 것 같다고.
아시모프와의 통신을 끊기 바쁘게 나나미와 소피아에게 붙잡혔다.
지휘관~! 이거 봐봐!!
……
두 여자애가 어디서 옷을 찾아냈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카무에게 옷을 입힌 과정은 소설로 써도 될 것 같은데...
나나미 말로는...
아악! 말하면 안돼!
……?
곧 무언가를 의식한 듯 카무는 몸을 돌려 가버렸다.
화난 것 같은데.
그 그 그럼 우린 가볼게! 지휘관도 재밌게 놀아!
아마 너무 많은 정보 때문에 오해한 것일지 모르지만, 어쩐지 카무의 표정이 이상했다.
…………
...이 시간이면 의식의 전이가 이미 끝났으니, 넌 이제 깨어나야 해.
이게... 어떻게 된거지?
당황하지마. 전자파의 구속일 뿐이니까, 내가 캡슐의 비밀 채널을 통해 너랑 얘기 중이거든.
당신들은 날 이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 당신들과 적이 되고 싶지 않으니까.
우리도 같은 생각이야.
날 믿지 못하겠거든. 될 대로 되게 날 지상에 버려.
이런 선택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우리의 뜻은 이게 아니야.
사실, 우리의 건의는 이래. 넌 우선 그레이 레이븐 소대에 편입해서 [player name] 와 함께 움직이는 거야.
공중 정원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나에겐 자유도 없다는 소리인가?
오해한 것 같은데, 공중정원에 협조하라는 게 아니야.
[player name] 와 함께 하라는 거지.
…………?
깨어났나?
높으신 분께서 설명해주시죠, 엔지니어인 저는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카무의 앞에 있는 홀로그램 영상 속, 아시모프는 흩어져 있는 기자재와 자료를 수습하여 실험실을 나간다.
하산 의장이라...참으로 대단한 인물이 왔군.
중요한 인물일수록 높은 사람이 몸소 설득해야지.
이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입에 발린 소리는 그만해.
아니, 이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야.
네가 나타남으로써 나의 계획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어.
이렇게 공중 정원의 '반격 계획'이 정식으로 그 모습을 갖추게 되었거든.
……?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바로 전자파 구속 장치를 풀고 자네를 풀어주겠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자네는 그레이 레이븐과 카무이의 행방에 대해서 일절 알 수 없게 되겠지.
앞으로의 너의 인생은 그들과 아무런 연관이 없을 거야. 너는 혼자라도 안정 의식을 찾고 살아 갈 방법이 있다는 걸 믿거든.
…………
...하나씩 똑바로 설명해.
내게 숨기는 것이 있다면 너의 머리를 비틀어 버릴 테니까.
그건 당연하지.
지——휘——관!!!
당연하지! 그게 내 장점인데!
카무?...응? 어디 있지?
카무가 사라졌어! 지휘관! 카무가 사라졌다고!
...이거 귀찮게 됐군.
그가 이런 분위기를 싫어한다면, 다른 곳을 찾아 숨은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겠지...
——굳이 물어 보는 거면...나도 잘 몰라.
하지만 그는, 아마...
멀지 않은 곳에 숨어서, 알지 못할 이유로 지금 침식체에게 분풀이를 하고 있겠지--
다시 한번 대검을 휘두르자 해변가에는 잔해와 고요함 만이 남았다.
...후우.
이제 좀 진정 되는군.
카무는 대검 대신으로 쓰던 침식체 잔해를 손이 가는대로 한 켠에 던지고 해변가에 털썩 앉는다.
이제 그만 나와, 널 봤어.
...공중 정원 사람들은 모두 머리가 이상한 거 아니야?
난 이제 이곳을 떠나 승격자에게 가겠어.
그 기술을 맡은 자가 그랬어, 난 지금 구조체보다 침식체나 승격자에 더 가깝다고.
……
방금 그 말은... 진심이야?
나중에 만나게 된다면 이런 대화는 없을 거야.
역시 카무이의 말대로네. 널 그렇게 쉽게 속일 수는 없네.
일단 카무이를 믿어 보는 것도...나쁘지 않을 것 같아.
뭐가 왜야? 난 원래부터 '그들' 중 하나잖아?
넌 질문하는 게 취미야?
역시 카무이의 말 그대로네, 이상하고 재미있는 녀석이야.
카무는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표정이였다.
그럼 내가 남는 것도 괜찮겠지.
비록 떠들썩한 분위기를 싫어하지만, 카무이가 얘기했던 '아이스크림'에는 흥미가 좀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