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푸른빛이 전자 스크린에서 흘러나왔다. 고개를 들자 둥근 천장의 창 너머에 있는 우주의 빛나는 별이 보였다.
이곳은 공중 정원에서 고개만 들면 우주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하지만 이곳에서 보이는 건 지구가 아닌 더 먼 곳이다.
다른 사람을 여기까지 데려올 생각은 버리세요. 허가 없이 이 구역에 들어오다간 양측 모두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정화 부대는 여기서 허가를 받지 않고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전 단지 선의로 알려드린 것뿐입니다.
아무리 당신이 수석이라고 해도 허가가 없으면 시스템에 사살당할 수도 있습니다.이건 사전에 정해진 규정일 텐데요.
네.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검은 장발의 여성 구조체가 전자 스크린을 빠르게 두드리자, 정화 부대의 마크가 공중에 떠오르면서 두 사람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뒤덮을 정도의 빛을 뿜어냈다.
권한 확인 중...
정화 부대 3급 방문 허가를 감지하였습니다. 정화 부대 소속 센, 집행 부대 소속 [player name], 환영합니다.
전자 스크린의 빛이 흩어지면서 기계가 작동하는 음성만 앞에서 전해졌다. 그리고 "쾅"하는 소리와 함께 전자 스크린이 연결된 벽이 갈라지면서 차가운 기운이 갈라진 곳에서 흘러나왔다.
들어오세요.
앞에 서 있던 센이 옆으로 비켰다. 한 손은 슈트케이스를 뒤쪽으로 들고, 다른 한 손은 앞을 향해 뻗어 문이 열린 방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을 취했다.
숨을 깊게 내쉰 지휘관은 자신이 집행 부대에 배정된 후로 처음 오는 이 방에 들어섰다.
방에 들어서자 기계 베어링이 회전하면서 방문을 닫았다.
밝은 방 바깥과 달리 방 내부는 거의 어둠에 뒤덮여 있어 순간 공간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다.
차가운 바람이 중앙 파이프 사이를 흐르면서 목을 스쳐 지나가자 자기도 모르게 몸이 떨렸다.
자신의 앞에는 한 늘씬한 금발 여성이 켜져 있는 수많은 스크린 중앙에 있었는데, 오래 기다린 것 같았다.
[player name], "키갈 아카이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뵌 지 좀 됐지만, 지금은 그런 잡담할 시간은 없어요.
대다수 사람은 평생 이곳에 올 일이 없어요. 오고 싶어 하는 사람도 없고, 이곳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알 권리도 없죠.
대장, 자, "허상의 지평선" 연구 결과야.
이곳까지 안내해줬던 센이 앞으로 나아가 슈트케이스의 잠금을 하나씩 풀어낸 후 비앙카에게 건넸다.
한 반석 무늬가 새겨진 기계 팔이 어둠에서 뻗어 나와 슈트케이스 속의 물건을 잡았다. 그리고 곧 대량의 데이터 팝업창이 기계 팔 주변에 나타났다.
팝업창의 모든 정보를 빠르게 훑어본 비앙카는 손가락으로 옆에 있는 스크린을 가볍게 긋자 기계 팔은 또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네. "키갈 아카이브"에 입력했으니 이제 다음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세요.
비앙카가 말을 이으면서 옆의 스크린을 끌어 가볍게 화면을 누른 후 데이터를 센의 데이터 단말기로 전송했다.
알겠습니다.
슈트케이스를 챙긴 센은 뒤돌아 지휘관 뒤에 있는 방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도중에 지휘관을 지나치면서 살짝 고개를 끄덕여 인사했다.
뒤에서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센이 떠나면서 보인 그 눈빛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하기도 전에 근처에 있는 비앙카가 입을 열어 침묵을 깨뜨렸다.
센은 언제나 저러니 너무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상상이 갑니다.
과거에 겪은 일 때문에 다른 사람과 정상적으로 교류하기 힘든 거예요. 그러니 잘못한 게 있으면 제가 대신 사죄드릴게요.
여기는 단순한 자료실이 아닙니다. 정화 부대의 모든 임무 목표가 기록되어 있죠.
표정은 다른 말을 하고 있는데요.
지휘관님은 목표가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하, 농담도 잘하시네요.
제가 보장할 수 있는 건 지금뿐입니다.
"허상의 지평선"의 테스트 기록과 이상한 잡음이 포함된 녹음입니다.
그것이 무엇이 됐든 지금은 처리된 상태입니다. 그것은 정화 부대의 코어에 영원히 보관될 겁니다. 하지만...
네.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의문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니콜라 장관님께서는...
……
눈살을 찌푸리며 잠시 생각했지만 아무 결론도 나지 않은 비앙카는 마치 잡다한 생각을 의식의 바다에서 없애려는 것처럼 고개를 저었다.
군인에게 필요한 건 복종이죠. 상부에서 정확한 지시를 내릴 테니까요.
하지만 걱정하고 고민함으로써 우리는 사고하는 능력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본분만 지키는 도구가 아니라는 거죠.
네. [player name]. 군대라 해도 이성적으로 의문을 가져야 할 사항도 있는 법이죠.
떠나신 후에 시간을 잡아 니콜라 장관님과 대화를 나눠 봐야겠습니다.
지휘관의 말을 들은 비앙카는 표정이 살짝 풀렸다. 그리고 지휘관에게 자신의 옆으로 오라고 하는 것처럼 몸을 옆으로 비켰다.
후후, 궁금한 점이 상당히 많았지만, 그래도 다행히 "허상의 지평선"의 관련 인원은 무사합니다.
네. 그럼 지금 바로 오늘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신가요?
하산 의장님은 지휘관님의 프로필 열람 시간을 제한하지 않았으니 잠시 쉬어도 상관없을 거예요.
확실히 그레이 레이븐 대원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 건 좋지 않죠.
그럼 시작하도록 해요. 다음은 "키갈 아카이브-허망한 부탁"을 보시게 될 겁니다.
비앙카의 말과 함께 지휘관 옆에 반투명의 스크린이 여러 개 나타났다. 스크린에는 수많은 데이터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그 모든 데이터의 중심은 하나의 공통의 목표인 승격자 롤랑을 둘러싸고 있었다.
정화 부대가 수집한 롤랑과 관련된 모든 자료에요. 2급 열람 권한을 허가하겠습니다.
이 중에는 공중 정원의 각 부대, 각 지상 세력, 무인 데이터 감시 기기에서 얻은 음성, 영상, 심지어 전해지는 관련 기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움이 됐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로딩: 심층 시스템[>>>>>>>>>>]100%
로딩: 지형 정보[>>>>>>>>>>]100%
로딩: 기록 파일 <허망한 부탁 10743-α>[>>>>>>>>>>]100%
...재생을 시작합니다...
여기는 우로보로스 소대 팔렉스다.
카퍼필드 장원에 들어섰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가 이곳을 떠난 지 11시간이 지났고, 회수 임무를 수행하겠다.
처음 시야에 들어온 것은 익숙한 그 장원이었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그곳에서 롤랑과 정면으로 부딪혔다.
그 사건의 뒤처리를 맡은 게 바로 이 팔렉스라는 병사인 것 같았다.
특수 처리를 거친 총에서는 눈부신 불꽃이 터지지 않았고, 짧고 희미한 총소리가 병사의 무기에서 끊임없이 전해져 나왔다.
팔렉스는 정원을 떠도는 침식체를 소탕하면서 장원의 폐허를 넘어 코어 구역으로 향했다.
――!
구역의 마지막 침식체가 쓰러지자, 팔렉스는 소총을 어깨에 짊어진 후 제자리에 서서 사방을 훑어보면서 구역의 풍경을 카메라에 녹화했다.
정화 완료. 회수물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이걸 찾고 있는 거지?
누구세요?!
카메라가 소리가 난 곳을 향해 돌려졌다. 그 소리를 낸 자는 폐허의 어두운 곳에서 여유롭게 걸어 나와 손에 든 물건을 계속해서 공중에 던졌다가 다시 받아냈다.
네 카메라 뒤에 있는 녀석들에게 물어보는 게 어때.
그럴 필요는 없어.
팔렉스가 빠르게 총을 꺼내 발사하자, 총알은 목표 구역에 퍼진 먼지에 불을 붙어 폭발을 일으켰다. 폭발로 인한 연기가 사라지자 전에 대화를 나누던 사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팔렉스가 가까이 다가가 상황을 파악 하려는데 격한 충돌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카메라에는 장원의 너덜너덜한 바닥만 찍혔다.
착한 아이는 말을 끝까지 들어야지.
……
카메라가 몇 번 격하게 흔들린 후 다시 서서히 잠잠해졌다.
하하하, 지금의 상황을 단번에 파악하다니, 꽤 똑똑한걸?
이건 네게 줄게.
원하는 게 뭐지.
카메라가 살짝 흔들리면서 바닥과 폐허를 스쳐 지나가 마지막에는 롤랑이 있는 곳에 멈췄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이미 알고 있잖아?
난 아주 탐욕스럽거든.
그 실험의 기록, 그 전투의 진실, 그리고 그 거래자의 목숨 등등...
실험? 전투? 거래자?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것들은 내게 필요하지만 필요하지 않기도 해.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 지금의 너희들이 내게 무엇을 줄 수 있느냐지.
지옥행 티켓이라면 얼마든지 주지!
咦?!
카메라가 또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싸우는 소리와 급하게 발사된 총소리가 한차례 들려왔는데, 모든 움직임은 마지막으로 터진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아무래도 지옥은 날 환영하지 않나 봐.
내 임무는 이미 완료했으니 상관없어.
그런 것 같네.
빼앗지 않는 건가? 그러면 거래할 협상 카드가 없을 텐데?
같은 말을 반복하는 무의미한 행위는 하고 싶지 않은데 말이지. 필요 없는 거니 네가 가져가도 상관없어.
그럼 난 이만. 난 아주 바쁜 사람이라고. 게다가 좀 있다가 엄청난 사람을 만나러 가야 해.
...처음부터 이걸 내게 건넬 생각이었군.
글쎄.
왜 날 죽이지 않는 거지?
왜라고 생각해?
[삐——].
총알 좀 아끼지 그래?
정말 짜증 나는 녀석이군.
하하. 재미있는 녀석이네. 우리가 다음 만날 때까지 살아있기를 바랄게.
잔해 하나가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 잠시 후 팔렉스의 모습이 다시 카메라에 찍혔다.
아직도 작동하는 것 같네.
회수 임무 완료. 우로보로스 소대, 수송기를 요청한다.
――!
쳇, 떠나려고 하는데 또 귀찮게 하네. 참으로 짜증 나는 녀석이네, 망할 승격자놈.
로딩: 심층 시스템[>>>>>>>>>>]100%
로딩: 지형 정보[>>>>>>>>>>]100%
로딩: 기록 파일 <허망한 부탁 11930-γ>[>>>>>>>>>>]100%
...재생을 시작합니다...
30분 전, 이곳은 오셀럼 열차의 경유지인 한 사막의 역이었지만, 지금은 칠흑의 침식체에 점령된 상태였다.
두 개의 은색 공중 투하선은 붉은 불꽃을 꼬리처럼 달고 역의 지붕에 부딪혀 역의 플랫폼을 부쉈는데, 주변의 침식체들도 그 충격파에 고철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대량의 침식체가 이 소동으로 공중 투하선이 떨어져서 생긴 구덩이 옆에 모였다.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된 전자뇌가 공중 투하선 전체를 스캔하기도 전에 구덩이에서 쏟아져 나오는 총알에 벌집이 되어버렸다.
하, 이렇게 많은 침식체라니, 장관인걸?
익숙해질 거야. 포위당하는 건 일상이고, 포위를 돌파하는 건 우리의 일이니까.
알고 있어. 전장에 가장 먼저 투입되는 게 우리니까.
그래도 정말 심각한 걸? 영구 열차가 떠난 지 30분밖에 안 됐는데 이곳에 이런 꼴이 되어버리다니.
저 차량에 지금 뭐가 실어져 있는지 생각해봐. 우리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건 그래도 적은 편이라고. 여기보다는 열차 본체 쪽이 엄청난 공격을 받고 있을걸?
그러네. 열차에 직접 간 건 그레이 레이븐이었지?
맞아. 가장 성가신 코어를 해결할 수 있는 건 그들뿐이니까.
두 구조체가 공중 투하선의 문을 발로 차 연 후, 통신 채널을 통해 빠르게 소통하는 동시에 서로 엄호하면서 밖으로 향했다.
계속해서 몰려오는 침식체는 그들이 쏟아붓는 화력에 무너졌지만, 적의 수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았다.
이중합 코어 조각 제거율이 10%에 도달했어. 이 역을 정리하면 12%까지 올릴 수 있을 거야.
그럼 우리도 힘내야겠네. 다른 소대에 너무 뒤처지면 안 되지.
무슨...!
구조체의 말은 멀리서 갑작스럽게 터진 총소리에 끊겼다. 눈앞에 있던 동료의 복부가 순식간에 파괴되면서 그 충격으로 인해 후방의 침식체 무리 속으로 날아가 버렸다.
누구야!
그 구조체의 질문에 답한 것은 두 번째 총소리였다. 총소리가 끊기자 세상이 잠시 정적에 휩싸였는데, 이상하게도 주변의 침식체는 공격해오지 않고 모두 역 바깥으로 움직였다.
빙고~ 이 역은 너희들이 침범해도 되는 곳이 아니야.
롤...랑...
날 알아? 그럼 자기소개는 생략해도 되겠네.
대체...
쉿! 시체는 말하지 않는다고.
롤랑은 말하면서 바닥에 쓰러진 구조체를 발로 차 뒤집어 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롤랑의 무기에서 총소리가 연달아 쏟아져 나오면서 거대한 탄피가 탄창에서 튕겨 나왔다. 탄피의 뜨거운 온도에 구조체의 약한 인조 피부가 타면서 피부 밑의 새하얀 기계 부품이 드러났다.
왜 그쪽이 여기 있는 겁니까?
열차의 장사 쪽은 내가 담당하는 게 아니니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있지.
그건 이상하군요.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그러고 보니 루나 아가씨의 호위 역할을 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 왜 이런 외진 역에 있는 거야, 가브리엘.
이중합 코어의 상태를 확인하러 온 것뿐입니다.
단지 그뿐이야?
단지 그뿐입니다.
오히려 아무에게도 보고하지 않고 홀로 여기까지 온 그쪽이야말로 의심스러운 것 같습니다.
대체 무엇을 노리고 있는 겁니까?
사람에게 질문할 때는 먼저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어?
이건 질문이 아니라 심판입니다.
언제부터 네가 남을 심판하게 된 건지 모르겠네.
승격 네트워크의 힘이 해충에 의해 손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일 뿐입니다.
루나 아가씨의 힘이 아니라 승격 네트워크의 힘이라...오히려 네가 그 벌레가 아닌가 의심되는데?
그 의문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루나 아가씨가 곧 승격 네트워크의 힘을 구현해 내는 존재니까요.
그럼 루나 아가씨가 힘을 잃게 된 후에도 충성할 거야?
긴 침묵에 휩싸였다. 마치 세상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거의 질식할 것 같은 기나긴 침묵이 역 전체를 둘러쌌다.
그리고 롤랑이 먼저 입을 열어 침묵을 깨뜨렸다.
농담한 것뿐이니 그렇게 흥분하지 마.
하, 제 행동이 모든 것을 증명할 것입니다. 그보다 현황을 설명해야 할 사람은 그쪽이 아닙니까?
공중 정원의 구조체를 쓰러뜨리고도 완전히 죽이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 발 밑의 그 녀석은 아직 미약한 생명 신호가 남아있는 것 같군요.
흐음, 들켰네.
롤랑이 여유롭게 손을 흔들고 있는데 가브리엘은 마치 화살처럼 롤랑을 향해 돌격했다.
가브리엘이 몸을 반쯤 웅크리며 날렵한 주먹을 쥐어 롤랑을 향해 위로 올려 쳤다. 그러자 발 밑의 바닥에는 그 반동에 의해 큰 균열이 생겨났다.
가브리엘은 이같이 짧은 거리에서 강력한 주먹을 내찔러 수많은 존재를 무찔러왔지만, 이번 전투에서는 주먹에서 예상한 타격감이 하나도 전해지지 않았다.
이, 이럴 리가...
충격으로 일어난 먼지가 흩어지자 롤랑은 변함없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가브리엘의 어깨 위에 한 발로 서 있었다.
위험해라.
지금까지 실력을 감춰 오셨군요.
그런가?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말한 롤랑은 가브리엘의 어깨에서 뛰어내려 역 밖으로 향했다.
자, "산책"은 이미 끝났으니 기지에서 다시 보도록 하지.
제자리에 머물고 있던 가브리엘은 자신의 외투를 정리한 후 바닥에 쓰러진 구조체를 한 발로 짓밟아 망가뜨려버렸다.
롤랑...
음산한 말이 텅 빈 역에서 울려 퍼지고, 검은 외투를 걸친 승격자는 뒤돌아 역의 깊은 곳으로 나아갔다.
대량의 데이터가 지휘관의 뇌로 쏟아져 들어왔다. 이곳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을까... 이곳에서 본 적이 없는 프로필을 계속해서 열람했다는 것만 기억났다.
이미 꽤 오래 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도 같은 의문을 품었습니다.
문서를 열람할수록 그를 이해할 수 없더라고요.
네. 그의 코어는 마치 혼돈 자체인 것 같아요.
게다가 이 전투 기록을 보세요.
그는 홀로 싸우거나, 침식체를 제어해 습격하거나, 암살하거나 등의 수단을 썼지만, 전투를 치를 때마다 마지막에 승리하는 건 항상 우리 쪽이더라고요.
마치 처음부터 계획된 것처럼요.
음...하지만 진실이 뭐가 됐든 우리가 처리할 목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럼 다음은 롤랑과 접촉하게 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전투 상황을 보게 되실 겁니다. 준비되셨나요?
다양한 방면을 분석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능한 한 많이 보여드릴 겁니다.
"키갈 아카이브"의 전투 연산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허상의 지평선"의 작전 AI를 시스템에 투입했습니다. 지난 테스트와 거의 비슷한 느낌일 거예요.
네. "허망한 부탁"을 전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