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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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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스 인연의 악보

어머? 이렇게 빨리 다시 뵐 줄은 몰랐네요, 지휘관님?

예기치 못한 방문객이 우아한 발걸음으로 서서히 접근했다. 양손을 앞으로 내밀어 보이며 무해함을 표현했다.

걱정 마세요. 컨스텔레이션 밸런타인데이 이벤트 소식을 듣고 잠시 들르게 되었어요.

그녀는 초대권을 꺼내 단호하면서도 우아한 태도로 지휘관의 손에 건넸다.

인연 초대권

도전: 주어진 재료로 사탕을 만들어서 서로 맛보기

상대는 여전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제가 평소에 어떤 모습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엘리너는 무언가 떠올랐는지 배를 움켜쥐며 웃음을 터뜨렸다. 한참을 웃고 난 뒤 휴지로 눈가의 물기를 닦아내며 서서히 침착함을 되찾았다.

죄송해요, 갑자기 웃음이 나와서요.

제게도 평범한 일상을 즐기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큰 도전을 함께 겪었죠. 이번만큼은 순수하게 즐기는 시간을 가져요.

엘리너의 가냘픈 검지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내려와 지휘관의 사탕 재료를 가리켰다.

이렇게 달콤한 시간에 제게만 아쉬움을 남기진 않으시겠죠?

이번에는 제가 지휘관님을 위한 사탕을 만들어 드릴게요.

30분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떠나는 발걸음을 배웅하고 난 뒤, 사탕 재료로 시선을 옮겼다.

유리 돔마다 서로 다른 색채로 빛나고 있어, 안의 재료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원하는 유리 돔을 선택하면 기계가 정교하게 재료를 배합하여 사탕으로 완성시키는 시스템인 듯했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엘리너가 모습을 드러냈다.

완성하신 건가요? 이제 시식을 시작할까요?

혹시 지휘관님께서는 시작 전에 안전 보장이 더 필요하신가요?

제가 이 달콤한 사탕에 별도의 "양념"을 넣지 않았다는걸, 어떤 방식으로 증명해 드릴까요?

하지만 지휘관님께도 똑같은 기회가 있지 않나요? 차라리 서로 믿고 진행하는 건 어떨까요?

긴장하지 마세요.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더 흥미진진하지 않나요?

그럼 제가 맛보도록 하겠습니다.

엘리너가 사탕을 조심스레 집어 올렸다. 크리스탈처럼 투명한 사탕 표면에 신비로운 빛이 일렁였다.

마치 보석을 감상하듯, 엘리너의 표정은 완전히 매혹되어 있었다.

정말 예쁘네요.

엘리너는 고개를 슬며시 틀어 신비로운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사탕을 입술 사이로 밀어 넣었다.

……

하하하하하하하하!

이건 튀김 케이크 맛이네요! 지휘관님 대단하시네요!

엘리너의 뺨이 선홍빛으로 물들었고, 입가의 미소가 한순간 공포스러운 형태로 일그러졌다.

이상하다니요? 너무나 환상적인 맛인걸요!

원래 이렇게 독특한 맛이 제 취향이랍니다.

이제 지휘관님 차례예요.

엘리너는 접시를 든 채 나비처럼 사뿐히 발걸음을 옮겼다.

접시 위의 사탕은 마음을 매혹시키는 화려한 장식이 감싸고 있었고, 무지개빛 크리스탈처럼 영롱하게 빛났다.

화려한 외면 속에 또다시 기이한 맛이 숨어있으리란 예감에 주저하고 말았다.

망설이시면 우리의 도전이 무산되고 말 텐데요.

연중 단 한 번뿐인 이벤트에서 이토록 진심을 담은 마음을 외면하시다니... 지휘관님의 결정이 너무 아쉽게 느껴지네요.

매운맛이 코끝을 찌르더니 온몸으로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온몸이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다.

체내의 수분이 끓어오르는 듯했고, 얼굴의 모든 구멍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엘리너가 부드럽게 손수건으로 지휘관의 얼굴을 닦아내었다.

흐흐흐...

온화한 손길과는 달리, 엘리너의 입가에는 서늘한 미소가 맺혀있었다.

정말 재밌는 표정이었네요.

낯익은 풍경이었다. 지휘관의 난처한 표정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저 미소는... 방금 튀김 케이크 맛 사탕을 맛보던 순간과 꼭 닮아있었다.

다음 맛을 경험해 보시겠어요?

손수건으로 지휘관의 얼굴을 닦아내던 엘리너의 손길이 멈췄다. 그리고 그 손이 지휘관의 목을 움켜쥐었다.

자, 입을 벌려요.

엘리너는 힘을 주어 지휘관의 입술을 벌리고는 재빠르게 달콤한 분홍빛 사탕을 밀어 넣었다.

예상과 달리 입안을 가득 채운 황홀한 달콤함에 이전의 매운맛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휘관님께서는 이토록 다채로운 표정을 끝없이 보여주시는군요.

기쁨에 들뜬 듯 입술을 핥는 엘리너의 뺨에 은은한 홍조가 피어올랐다.

"평범하다"니요. 그런 무심한 말씀은 삼가주시겠어요?

사탕 하나하나가 다 매력적이지 않나요?

그녀는 말하면서 지휘관이 만든 사탕을 하나 더 입에 넣고 천천히 맛을 음미했다.

모든 사탕이 순진한 달콤함만 품고 있다면, 얼마나 무의미할까요?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예측 불가능한 순간이 가장 매혹적이죠. 이 사탕처럼... 우리의 관계도 말이에요.

비단 장갑 속 움켜쥔 손아귀의 힘이 풀어지며, 섬세한 손길이 지휘관의 목을 쓰다듬었다. 이어 장갑 끝이 지휘관의 턱을 들어 올렸다.

남은 사탕이 이렇게 많은데... 서로의 맛을 조금씩, 아주 느긋하게 음미하면서 즐겨볼까요?

어떠신가요, 지휘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