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이벤트 스토리 / 이구전선·궁지 선봉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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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의 종막 Ⅱ

특별한 표식을 따라 전속력으로 출구를 향해 달리며, 이 길고 기묘했던 여정은 마침내 종착점을 향해 나아갔다.

막판 장애물을 돌파하자, 모든 것을 뒤덮은 눈부신 백색의 빛이 서서히 사라지고, 현실의 풍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둡고 긴 통로 끝. 기울어진 가로등과 함께 열린 금속 갑문이 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운이 좋았네요. 만약 출구가 기지 내부와 연결됐다면, 나오는 데 훨씬 더 복잡했을 거예요.

루시아는 등 뒤의 갑문을 돌아보며, 감회 어린 눈빛으로 그 너머를 잠시 바라보았다.

정말 긴 여정을 걸어온 것 같아요.

...

리는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방금 전의 기억을 되새기는 듯했다. 동시에 자신의 기체 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쩌면 이번 일은... 아주 특별한 "꿈" 같았어요.

함영은 허공에 손가락을 살짝 튕기며, 자신이 느낀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려는 것 같았다.

지휘관님! 여러분!

지휘관이 고개를 돌리자, 분홍 머리의 구조체가 그들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리브는 두 손을 가슴 앞에서 꼭 모은 채, 모두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는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우웅...

그 순간, 말을 나눌 틈도 없이 등 뒤의 갑문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리자 강철 문이 천천히 닫히며, 마지막으로 내부 세계의 흔적을 삼켰다. 쿵— 무거운 울림과 함께, 그 기묘했던 환상의 세계는 완전히 봉쇄되었다.

잠시 긴장을 늦추지 못하던 일행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을 확인하고서야 서서히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지휘관 일행은 기지 근처에서 짧은 휴식을 취하며 다음 지시를 기다리기로했다.

폐기 공장을 떠난 후, 지하 유적으로 들어갔어요. 그때...

그런 일이 있었군요…

리브는 루시아와 리에게 기지 내부의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았다. 그 당시엔 신호 교란 때문에 단말기로 영상을 공유할 수 없었기에, 리브는 다른 이들이 겪은 "환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매우 궁금했다.

지휘관은 그들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다시 눈앞의 단말기에 반쯤 작성된 임무 보고서를 보았다.

지휘관님, 이번 임무 결과는 어떻게 보고하실 생각이세요?

조용히 다가온 함영이 말을 꺼내더니, 곧바로 덧붙였다.

말하기 불편하시면 안 하셔도 괜찮아요.

저는 관련된 상황을 모두 네빌에게 보고할 예정이거든요. 다만, 이후 이 기지에 관해서 네빌이 공중 정원과 같은 의견을 가질지는 모르겠어요.

그게 제일 좋겠네요.

지휘관과 함영이 각자의 보고를 마칠 때쯤, 리브도 궁금했던 내용을 모두 전해 들었다.

꽤 흥미롭네요. 가상 세계에서 현실에선 접할 수 없는 모험과 풍경을 경험하신 거잖아요?

물론, 위험만 없다면 말이죠.

그리고 이상한 버그만 없다면요.

정말 관심 있으시다면, 선현님이 개발하신 "감응 시뮬레이션 장치"를 한 번 체험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다만, 동시에 몇 명까지 접속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띠링.

그때, 단말기에서 알림음이 울리며 임무 보고서에 대한 답신이 도착했다. 기지의 후속 처리는 다른 집행 부대가 맡기로 결정되었고,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새로운 임무를 받았다.

단말기 위로 입체 지도가 투영되며, 다음 임무 지점이 선명하게 표시되었다.

마침 저도 같은 방향이에요. 괜찮으시다면, 이번에도 동행해도 될까요?

곧이어...

각자 장비를 점검하고, 놓고 가는 건 없는지 마지막 확인을 마친 모두가 자연스럽게 지휘관 쪽으로 시선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