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황사가 폐허 저편을 뒤덮고 있었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빛 아래, 나나미는 폐기된 바사고 옆에 앉아 자신의 바퀴를 수리하였다.
바퀴에 자꾸 모래가 껴버리네. 아무리 좋은 오일을 써도 계속 이질감이 느껴져.
그건 나나미가 알아. 이 세계는 극단적인 기후에 집어삼켜진 거야.
나나미가 눈살을 찌푸리며 다리를 털었다.
우리는 같은 시공간 좌표에서 연산을 하고 있지만, 가끔은 방금처럼 시간을 뛰어넘을 때가 있어.
눈보라와 모래바람처럼 시간이 지휘관과 나나미의 주위에 휘몰아치더니, 혹한이 순식간에 혹서로 바뀌었다.
나나미는 이런 세계에서... 한 번도 인간의 존재를 보지 못했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는 나나미도 몰라. 문제의 원인도 찾을 수가 없어.
그래서 나나미는 이런 세계가 싫어.
바퀴에 다시 오일을 칠한 나나미가 사막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지휘관에게 달려와 꼭 껴안았다.
후우...
됐어! 나나미 충전 완료!
지휘관이랑 같이 있으면, 역시 아무것도 무섭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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