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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챕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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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삼황오제는 도덕으로 세상을 다스렸고, 하(夏), 상(商), 주(周) 세 왕조는 눈부신 공적을 이룩했습니다. 전국시대 칠국이 패권을 쟁탈하고, 춘추시대의 오패가 영웅을 겨루는 싸움은 오랜 시간 지속되었지만,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러한 흥망성쇠는 짧은 순간에 불과했습니다.

역사책엔 몇 줄의 이름만 기록되어 있지만, 그 뒤엔 수많은 무덤이 있습니다. 대대로 선조들이 힘들게 남긴 터전을 후손들이 이어받게 되지만, 당시 권위자들은 자신들이 치열한 경쟁과 싸움을 했다고 여겼습니다.

이야기꾼

지난 회에 이어, 지휘관 나리께서 비밀 임무를 명받고 강주로 가게 되었습니다.

강주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자연적으로 관문이 형성되는 곳이었다. 그래서 이곳에 들어오려면 반드시 이 산맥을 통과해야만 했다.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지역 출신이거나, 생계를 찾기 위해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자연조건과 지리적 위치 때문에 가치 있는 땅이라 할 수 있었지만, 불안한 시대에 산악과 숲속은 일반 여행자들에게 안전하지 않았다.

이때는 여름의 더위가 아직 남아 있었고, 가을이 깊어지려면 아직 시간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강주에 도착하려면 3일 정도 더 걸릴 것 같았다.

이야기꾼

[player name] 나리께서는 이번 여정에 혼자가 아닌, 근동에 소문이 자자한 호위 셋과 함께 떠나게 됐습니다.

너 제대로 힘쓰고 있는 거 맞아?

게으름 피우는 게 틀림없어.

???

이렇게 무거운 걸 나 혼자 들라고?

멀지 않은 언덕 아래에서 녹티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약 1시간 전, 지휘관 일행이 막사를 짓고 있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흙을 촉촉하게 적신 가랑비 때문에, 녹티스가 마차에 올라서자마자 마차는 그대로 경사면을 따라 굴러 내려가고 말았다. 그러자 말도 놀라서 고삐를 풀어버리고 숲속 어디론가 달아나 버렸다.

오? 21호. 녹티스의 팔 부러뜨려버려.

알겠어.

내려간 21호가 녹티스의 옆에 섰다. 그걸 본 녹티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짐 상자를 잡고 위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야!

21호가 잘 보고 있을게.

지휘관이 지도를 품에 넣은 뒤 베라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하늘에 걸린 태양은 머리를 넘어 조금씩 서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 출발해도 늦지 않아. 21호. 녹티스한테 빨리 움직이라고 해. 그렇지 않으면 그냥 두고 간다고 해.

너!

이야기꾼

녹티스가 끙끙거리며, 무거운 짐을 언덕 위로 끌어올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자 녹티스의 왼팔에 달린 의수도 빛을 내며 방금 전보다 더 큰 힘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방금 전에 녹티스가 게으름 피운 게 틀림없어.

녹티스!

또 왜!

왜 이렇게 꾸물거려! 오늘 밤도 개랑 같이 밥 먹고 싶어?

이 건조식품들이 개 사료랑 다를 게 또 뭐야!

말대꾸하지 말고, 일해!

저런 다혈질은 더 혼내야 해.

이런 대화는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관계에서 나올 법한 내용이 아니었다.

누가 좀 도와줘!

21호, 가봐.

21호는 대답하는 대신 짐 상자에서 뛰어내렸다.

이게 도와주는 거냐?

출발 전에 말이 없어지거나, 강을 건널 때 배가 가라앉는 등, 이런 상황은 여행 중에 수없이 일어나는 일이었다. 그래서 마차가 뒤집히는 정도는 큰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지휘관 일행은 마을 근처에 도착했다. 그러자 성문 위에 "담성"이라는 두 글자가 보였다.

다른 현(縣)에 비하면 담성은 크지 않았지만, 필요한 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큰 도시인 강주보다는 덜 북적거렸지만 나름 소박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성안으로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녹티스가 "쾅!" 소리와 함께 등에 메고 있던 짐 상자를 내려놓았다.

노새도 먹이를 주면서 일을 시킨다고!

녹티스는 말은 그렇게 해도 베라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녀가 별다른 말이 없자, 녹티스는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마을은 작지만 있어야 할 것은 다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거리를 거닐다 보니 듣던 것과 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가게는 많았지만, 오가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리고 강주의 근 몇 년 수확 상황으로 볼 때, 남녀노소 모두가 이렇게 기운 없어 보일 리가 없었다.

그 외에 거리에는 "해(解)"라는 글자가 적힌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지휘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상황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잠시 뒤, 녹티스가 만두 몇 개를 들고 돌아왔다.

먹을 사람?

나.

21호가 손을 뻗어 만두를 잡으려 하자, 녹티스가 피했다. 그리고 베라가 헛기침을 하자, 녹티스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만두를 넣어두려고 했다. 하지만 21호는 그 틈을 타 만두를 포장째로 채갔다.

야!

시끄러워! 조용히 좀 해.

해가 저물기 시작했어. 우리 셋이었다면, 아무 여관에서나 묵었을 텐데, 우리 지휘관 "나리"께서...

이야기꾼

결정을 내린 지휘관 나리가 한 발짝을 떼기도 전에 멀리서 어떤 목소리가 지휘관 나리를 불러 세웠습니다.

???

지휘관 나리! 미리... 마중 나가지 못해 죄송합니다!

베라는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지휘관 앞을 막아선 뒤, 손을 짐 상자에 걸려 있던 "장영총수창"에 올렸다.

워낙 얇은 목소리가 긴장한 나머지 더듬거리기까지 하니, 듣는 이의 신경을 곤두서게 했다.

그가 헐떡이며 달려오는 모습은 제법 꼴사나워 보였다. 지휘관 일행이 뒤돌아보자, 그는 바로 무릎을 꿇었다.

누구냐?

소, 소인은 이 현의 현령 보청련입니다. 지휘관 나리께서 오실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사... 사전에 귀띔이라도 해주셨으면 좋았을 거 같습니다만...

눈앞에 현령이라고 자칭한 이는 오등신에 등이 굽어져 있었고, 가는 눈을 하고 있었다. 바닥에 질질 끌리는 그의 관복이 간신히 그의 몸을 가리고 있었다.

너 방금 꽤 소란스럽던데?

베라가 창끝으로 보청련의 얼굴을 들어 올리자, 보청련은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그러면서 먼저 베라를 바라봤다가, 곁눈질로 지휘관을 한 번 쳐다보고 난 뒤에야 상황을 이해하게 됐다.

소인이 죽을죄를 졌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지휘관이 베라에게 눈짓을 보냈다. 거리의 백성들은 우스꽝스러운 현령의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했고, 이층집이나 음식점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머리를 내밀고 그 모습을 구경했다.

이 상황을 본 베라가 창으로 찌르는 척하자, 백성 몇 명은 놀라 소리를 질렀고, 보청련은 깜짝 놀라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이 상황에서 즐거움을 느낀 사람은 베라, 21호, 녹티스 세 명뿐이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보청련처럼 겁에 질렸는지, 아니면 차마 소리를 내지 못한 것인지, 베라의 행동에 오히려 소리를 죽였다.

어쨌든, 거리에서의 상황은 이 현령에 대해 의심을 품게 했다. 물론, 이 의심은 직감에 의존한 것이었다.

이렇게 길을 돌아서 와야만 도착할 수 있는 작은 마을은 결코 평범한 곳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눈앞의 보청련이라는 인물 역시 꽤나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베라도 이를 눈치챈 것 같지만, 표정을 보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보청련은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다시 예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지휘관 나리. 나리께서 오신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하인을 시켜 작은 정원을 정리해 공관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다만, 지휘관 나리께서 왜 짐을 사람에게 지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비록 담성에 좋은 말은 없지만, 짐을 지게 하신다면 당나귀나 노새를 구할 수 있습니다.

지휘관은 이 말을 더 이상 이어가고 싶지 않아, 대충 넘겨버렸다.

그 후, 일행은 남쪽 성문에서 서쪽으로 걸어갔다. 큰길을 지난 뒤, 관아에서 멈출 줄 알았던 보청련은 계속 앞으로 걸으며,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야. 보 현령.

예. 예.

여길 내어주는 게 어때?

베라의 말에 깜짝 놀란 보청련은 몸을 떨며 뒤돌았다.

관아 내부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고, 정리하기 쉽지 않아서 나리께서 머무시기에 불편하실 겁니다.

아니, 왜 아무도 내가 이 짐을 얼마나 들고 있어야 하는지 물어보지 않는 거야? 우리 언제쯤 쉴 수 있어?

녹티스가 짐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극도로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배고파.

21호가 보청련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들은 항상 서로 협력하며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것을 즐겼다.

공관에 요리사를 불러뒀습니다. 여기서는 저도 가… 가끔 직접 요리해서 먹습니다.

지휘관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소매 끝에서 명령을 받을 때 함께 받은 비밀문서를 드러냈다. 이 비밀문서의 겉모습은 여느 통행증이나 사절의 증표보다 더 권위가 있었다. 따라서 보청련이 감히 다른 핑계를 찾지 못하게 만들었다.

보청련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베라가 관아의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

경비병이 막으려 했지만, 보청련이 손짓을 하자 그대로 물러났다.

베라의 뒤를 따라 녹티스와 21호도 관아 안으로 들어갔다. 셋은 주저 없이 안쪽으로 향했고, 어느 정원이 비어 있는지 묻지도 않았다.

동쪽, 동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나리.

보청련의 모습을 본 지휘관 또한 그를 내버려둔 채 안으로 걸어갔다.

새로 오신 관객 여러분께 이 셋의 이름과 과거에 어떤 업적이 있었는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명장 베라는 과거에 이름을 날린 여장군으로, 손에 쥔 "장영총수창"으로 수많은 적을 무찌르며 전장에 이름을 떨쳤습니다.

명의 21호는 뛰어난 의술로 사람들을 구하고, "집화참풍조"로 각종 난치병을 치료하여 명성을 널리 떨쳤습니다.

녹티스는 용맹과 의리를 겸비한 인물로, "별빛의 용권"을 사용해 정의를 수호했습니다. 그의 의로움은 하늘을 찌를 듯했으나, 암습을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소개로 셋 모두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는 것을 알게 되셨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지휘관 나리의 호위 임무를 받기 전부터 이미 "하늘에 울부짖는 케르베로스"라 불리며 무림에서 유명했다는 사실은 모르셨을 겁니다.

그리고 지휘관 나리와 이 셋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