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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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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와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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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정원

정비 부대 작업장

오일과 금속 냄새로 가득한 이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이가 정비 부대 대장의 걸상에 앉아 있었다.

바네사 지휘관님. 여기, 물 드세요.

정비 부대 대원이 정중하게 얼음물을 건넸지만, 바네사는 그걸 받지 않았다. 그녀는 이곳의 자극적인 냄새가 견디기 어려운 듯 손수건으로 자신의 코를 연신 가리고 있었다.

바네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존재만으로도 대원들은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불편했다. 카레니나와 테디베어가 싸우는 걸 볼 때보다 열 배는 더한 불편함이었다.

음... 바네사 지휘관님. 이곳에서 계속 기다리실 필요 없으세요. 게다가 지휘관님께서 앉으신 자리는 대장님의...

어? 정비 부대 대원들이 언제부터 손님 하나 제대로 대접할 수 없을 만큼 낯을 가렸지?

아니면 내가 여기에 있으면 불편해서 작업 효율이 떨어지는 건가?

그, 그럴 리가요. 하지만 의뢰인이 작업장을 직접 감독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요.

하지만 난 지금 한가해.

게다가, 이건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장난감을 위한 거니까, 좀 더 신경 쓰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어?

예전에 사용했던 단거리 비행체는 비행 거리나 무게 균형 모두 내 기준에 못 미쳤어. 하지만 이번에는 너희 대장이 두 주 만에 내가 원하는 대로 개선해 줄 거라고 장담했단 말이야.

저희도 알고 있죠. 그래서 지금 저희 디자이너가 열심히 제작 중이에요.

그 후 15분 동안, 분위기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부대장님.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구조체 대원 하나가 단말기 앞에서 조용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테디베어에게 속삭였다.

그냥 가만히 있어.

하지만... 대장님께서 돌아오셨을 때, 바네사 지휘관님이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는 걸 보기라도 한다면...

잘 된 거 아닌가? 어차피 너희도 우리 둘이 싸우는 건 지겹게 봤잖아. 새로운 구경거리가 생기면 좋은 거 아냐?

그냥 내버려둬. 그리고 중요한 일이 아니면 방해하지 마. 나 바빠.

네가 정비 부대의 부대장이야? 노르만 그룹의 아가씨?

타닥!

테디베어가 힘껏 단말기의 엔터 키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집행 부대의 지휘관이면 얌전히 소대에서 구조체나 보고 있을 것이지, 왜 정비 부대에 와서 난리지?

이전에 무심한 태도와는 달리, 바네사가 자신 쪽으로 다가오는 걸 인지한 테디베어의 목소리에는 불쾌함이 담겨 있었다.

여기 외부인 출입 금지라는 규정은 없잖아?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지금의 나는 "외부인"이 아니야.

집행 부대가 너희에게 의뢰한 건 지상 전투용 장비야. 그러니 너희 작업을 감독하는 건 "갑"으로서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야.

그래? 용접할 때 튀는 불꽃이 네 얼굴을 망가뜨릴까 봐 걱정했던 것뿐이야. 정비 부대가 엘리트 소대 지휘관의 얼굴에 흠집을 내면 좀 곤란하잖아?

아니면 오랫동안 대원 셋을 모으지 못한 백로 소대가 엘리트 소대의 편성에서 탈락했나? 그래서 그런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

하하. 이름이 테디베어라고 했지? 백로 소대의 현재 상황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널 예비 대원으로 받아줄 수도 있어.

정비 부대에 있는 것보다는 내 소대에 있는 게 훨씬 편할 거야.

사양할게.

그리고 제발 얌전히 있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우리 대장 대신 널 쫓아낼 테니까.

뭘 하는 거지?

뭐? 프로그래밍에 관심이라도 있어? 이진법 가르쳐 줄까?

네가 정비 부대의 본업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쯤은 알 것 같아.

네 의뢰는 정비 부대 인턴의 시험 과제 정도밖에 안 돼. 내가 신경 쓸 정도는 아니야.

내가 하는 일도 너와는...

갑자기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멈춘 테디베어가 하지 못 한 말을 삼켜버렸다.

예술 협회의 햄릿 2세대 기기 소프트웨어 패치를 도와주고 있어. 그쪽 기술자들이 너무 바쁘다며 울며불며 애원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도와주기로 했지.

그 덕분에 예산을 좀 챙길 수 있었지. 네가 그토록 원하던 비행체에 쓰일 경량 탄소강도 그 돈으로 산 거야.

햄릿... 들어본 적 있어. 한동안 [player name](이)가 예술 협회 사람들과 잘 어울렸지.

그 사람도 그때 "햄릿"을 언급했었어.

"햄릿"은 홀로그램 연극 시뮬레이션 장치야. 예술 협회가 [player name]에게 후속 기기 개발을 도와달라고 했던 걸로 기억해.

오? 왜지?

누가 알겠어. 그분은 "수석님"이잖아? 분명 일반 지휘관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니까 그랬겠지?

하. 너무 노골적으로 비꼬는 건 오히려 실패라는 생각 안 들어?

내가 실패했어?

내 안목은 틀리지 않았어. 역시 널 백로 소대에 합류시키고 싶은데.

난 상관없지만, 누군가의 헤비 해머가 네 요구를 들어줄지는 모르겠어.

예술 협회 사람들이 [player name]에게 부탁한 걸 보면 안목이 거기서 거긴 것 같군.

혹시 "내가 가서 그들의 안목을 바로 잡아야겠어."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지?

왜? 안 돼?

어차피 난 지금 한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