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 너의 약해 빠진 모습은 정말 안쓰러워.
이봐. 전장에서 적을 때려잡으려면 강한 체력은 필수야!
체력 때문에 내 발목을 잡는 건 용납할 수 없어.
내가 지휘관을 업고 전장에서 철수하길 기대하지 마. 신호탄을 남겨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배려니까.
나쁘지 않아. 하지만 부족해!
녹티스는 큰소리로 웃으며 운동용품 가게로 걸어갔다.
뭘 멍하니 있어? 운동용품 가게에 가서 기구 좀 사자.
이 가게는 처음 와보네. 이런 구석진 곳에 가게를 열다니, 이 가게 사장도 참으로 순진한 놈인 것 같아.
사장. 분리할 수 있는 아령 세트 좀 보여줘!
어서 오세요.
느릿느릿 움직이는 육중한 로봇이 상점 뒷문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
이 가게 사장이 사람이 아니었구나.
무슨 소리죠? 이건 제가 원거리로 조종하는 로봇일 뿐이에요.
아령 세트는 앞쪽 선반에 있어요. 덩치도 크시니, 직접 가져가세요.
시험 삼아 아령을 들어본 녹티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상하네. 너무 가벼운데? 이 아령 세트 진짜 맞아?
제가 가품을 판다는 말씀이세요? 이런 것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면, 운동을 너무 해서 멍청해진 거 아니에요?
녹티스가 아령의 양 끝에 있는 원형 철을 잡고 강철 커버를 찢어 버렸다.
그러자, 강철 커버 안에 숨겨진 나무 소재가 드러났다.
강철 커버만 씌운 거잖아. 이게 가짜가 아니라고? 이 망할 로봇아!
이런 무시무시한 망나니 같은 행동을 하시면 되나요? 다른 건 모르겠고, 가게 물건을 부쉈으니 배상하세요!
두 개의 팔을 뻗은 로봇이 전속력으로 녹티스를 향해 돌진했다.
하? 이렇게 나오시겠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녹티스의 깔끔한 펀치에 로봇의 머리가 180도 돌아갔다.
갑자기 다가오지 마, 이 망할 로봇아! 깜짝 놀랐잖아. 진짜로 맞고 싶어서 그래?
어디 한번 덤벼봐. 워밍업은 끝났어.
아... 이미 쓰러졌잖아? 너무 약한데.
낮부터 불법 상점에 가게 되다니, 정말 어이가 없네. 이런 건 어디 가서 따져야 하지?
가자. 가자.
쓰러진 채 움직이지 못하는 로봇이 희미한 신음을 냈다.
봤지. 지휘관. 제대로 단련하지 않으면, 이런 놈들을 만났을 때 당할 수밖에 없다고.
그냥 지금 바로 체육관으로 가는 게 좋겠어. 내 회원 카드도 몇 달째 사용하지 않고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