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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CER-01 황무지 삼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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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티스

21호. 너도 힘 좀 써줄 수 없냐?

네 그 두 발톱은 장식이냐?

21호

21호도 밀고 있어. 힘을 더 주게 되면 차에 스크래치가 날 거야.

하지만 녹티스 혼자 밀어도 문제없을 것 같은데.

방금 전부터 녹티스 혼자 힘주고 있었잖아.

녹티스

야! 이 녀석아...

베라

21호. 좀 더 힘내서 밀어 봐.

십 분만 더 한 뒤에 네가 운전대 잡아.

녹티스

그럼, 난? 이거 완전 불공평한데!

베라

너 방금 차에서 내렸잖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네 운전대 잡는 실력이라면 목제 기둥을 운전석에 세워놓는 게 더 나을 거야.

날씨는 매우 맑았다. 너무나도 맑아서 태양이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인적 없는 모래, 들판과 아스팔트 길 위를 거침없이 내리쬐고 있었다.

인간의 생리 조건상 이런 환경이 그들의 생존에 적합하지는 않지만, 특정 생명체에겐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다.

예를 들면, 도마뱀, 산양, 산토끼, 늑대 무리 그리고 하늘을 나는 대머리독수리가 있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고속도로 위에서 차를 밀고 가는 케르베로스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은 어떤 임무야?

뭔가 수상쩍은 냄새가 나는데, 이런 썰렁한 곳에 무슨 임무가 있다고 우릴 여기에 보낸 거야?

나도 모르겠어. 그 병약해 보이는 지휘관이 우리에게 그 좌표로 가라고 한 것밖에 없어.

넌 지난번에 그 난리를 치고도, 감금 처벌당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알아야 해.

흥...

대장. 통신이 왔어.

신호가 잡혔어?

밀고 있던 차에서 손을 놓은 베라는 단번에 차 덮개 위로 뛰어오른 뒤, 21호 옆에 앉아 21호가 들고 있던 통신 장비를 받아서 들었다.

그러자, 갑자기 균형을 잃게 된 녹티스는 차 밑으로 떨어질 뻔했다.

[삐삐]--

조용히 해!

베라는 발을 동동 구르며 바닥에 앉아 있는 녹티스에게 손짓으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 뒤 차량의 천막 위에 올라서서, 손에 든 통신기를 하늘 높이 쳐들어 통신 신호를 좀 더 명확하게 잡으려고 애썼다.

이 넓고 황량하며 척박한 무인 구역은 무선 통신의 사각지대였다. 그래서 매일 몇 차례만 겨우 공중 정원과 연결될 수 있었고, 연결된 뒤에도 몇 분만 통신을 유지할 수 있었다.

통신 장치

지지직... 지지직...

신호가 왜 이렇게 안 좋지.

통신 장치

지지직... 지... 베...

베라...

여긴 케르베로스의 베라다.

통신 장치

북서쪽... 차량...

우리 지금... 어느 방향에 있어?

출발지에서 북서쪽으로 24도, 77호 도로 위야.

통신 장치

반드시... 약... 혈청... 여러분...

우리가 이런 게 왜 필요 해? 여시 오면서 사람의 그림자조차 못 봤는데.

통신 장치

비... 구성품... 불법... 여러분... 지지직... 문제...

여러분... 스스로 해결하세요.

통신 장치에서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무슨 뜻이야? 우리가... 불법이라고?

혹시 네가 숨긴 물건들이 발각됐나?

그 부품들과 혈청...

큰일났네!

위에서 준 보급품만으로는 네 손실을 메울 수 없었어. 군사 법정에서 널 고생시킬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는 소문을 들었거든.

다음엔 이런 짓 안 하는 게 어때? 상황이 이런데 아직도 웃어?

21호는... 그게 아닌 거 같아.

방금 통신받을 때, 보고서 유형이 "임무 지시 설명"이라고 적혀 있었어.

이번 임무와 관련된 일이겠지.

방향은? 우리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거지?

말했잖아. 북서쪽이라고. 우리 지금 출발지에서 북서쪽으로 가고 있어.

그럼, 얼마나 더 가야 돼?

지도상으로 전방 5킬로미터 지점에 휴식 구역이 있어.

5! 킬로미터!

어서 밀어.

베라가 통신기를 21호에게 던져준 뒤,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녹티스 옆에 서서 그를 걷어차며, 자리에서 일어나 차를 밀도록 신호했다.

21호는 예전처럼 알 수 없는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차량 천막 위에 앉아 있었다.

야. 21호. 너 차 안에서 핸들 잡고 있지 않지?

왜냐하면 핸들을 끈으로 묶어놨거든.

이렇게 하면 녹티스가 운전하는 것보다 차가 직선으로 더 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