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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7 광휘 동행

와르르...

흙을 덮고 비석을 꽂은 뒤, 광휘의 추종자는 두 손을 합장했다.

위현은 광휘의 추종자에게 죽은 고인은 이렇게 추모하라고 알려줬다.

그곳에서 맘 편히 쉴 수 있길 바랍니다.

위현은 광휘의 추종자에게 죽은 고인은 이렇게 축복하라고 알려줬다.

묘비 아래엔 빅토르의 몸은 없었고, 그림 몇 장만 있었다.

여긴 성수라 대예배당. 광휘의 추종자는 익숙한 "임무 장소"인 이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광휘의 추종자는 빅토르의 녹음에서 말한 장소로 간 뒤, 어린 시절의 그림을 꺼내 빅토르에게 무덤을 만들어 줬다.

위현이 알려준 대로였다.

"빅토르 잭슨 여기 잠들다." 생 연도와 사망 연도는... 다 적었습니다.

다음은...

광휘의 추종자는 위현에게 무덤을 하나 더 만들어 주고 싶었다.

광휘의 추종자는 더 이상 위현을 되찾을 순 없었지만, 위현이 존재했었다는 기념을 남기고 싶었다.

막 묘비를 세우기 시작했을 때, 광휘의 추종자가 손을 멈췄다.

광휘의 추종자는 위현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위현이라는 이름 외에 그녀의 전체 이름, 가족, 그리고 출생까지...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마지막으로 광휘의 추종자가 무덤 앞에서 위현의 생김새를 흙 위에 그려내려고 했다.

위현이 어떻게 생겼지? 광휘의 추종자는 놀랍게도 어렴풋하게만 기억하고 있었다. 분명히 위현의 생김새와 특징을 기록했지만, 추출할 때엔 먼지를 덮어쓴 것 같았다.

돌이켜보면, 그 참호의 폐허 속에서 위현이 광휘의 추종자의 이름을 불러 도망가라고 했을 때에만, 광휘의 추종자가 위현의 얼굴을 봤다.

남자의 목소리

혹시, 밖에 누구 있어요?

광휘의 추종자가 손가락으로 최대한 위현에 가까운 인간 형태로 만들려고 집중하고 있을 때,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광휘의 추종자를 깨웠다.

아직 살아 있습니까?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고해실 하나가 이곳에 새로 지어져 있었다. 폐허 위에 임시로 지어진 고해실은 곳곳에 누추한 모습을 드러냈지만, 장식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남자의 목소리

아... 당신이군요. 다시 당신의 목소리를 들 수 있어서 기쁘네요. "전쟁 로봇".

지난번에 만난 뒤로 한참이 지났는데, 당신은 다시 여기에서 망설이고 있네요. 무슨 일을 고민하시는 건가요?

전...

순간, 광휘의 추종자는 말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다. 광휘의 추종자의 경험, 사고, 후회 그리고 성과를 본 적도 없는 이 남자에게 전부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광휘의 추종자는 갑자기 멈췄다.

상대방이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아닐까?

고해실에 있던 남자는 광휘의 추종자의 모습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 이 남자는 광휘의 추종자를 설득이 필요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당신이 뭔가 오해한 것 같습니다. 사실, 전 당신이 심리 상담을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전 그냥 로봇일 뿐입니다.

광휘의 추종자는 이 말을 한 뒤 멈췄다. 어떤 심판을 기다리는 것처럼, 고해실 맞은편 그 사람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맞은편 목소리는 그저 몇 번을 웃을 뿐이었다.

남자의 목소리

우선, 축하드리고 싶어요.

당신은 제가 어떤 일을 오해했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하나의 신호예요. 이건 당신이 제 생각과 관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본다는 건 매우 소중하고 대단한 일이며, 인간도 무조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혹시 누가 가르쳐 줬나요?

……

남자의 목소리

그리고 당신이 로봇이라는 것을...

네. 전 알아요. 처음 대화할 때 느꼈어요.

목소리든 말하는 방식이든 당신은 일부러 인간의 모습을 따라 하지 않았잖아요.

저도 당신과 같은 로봇이에요. 그리고 동료의 말투를 어떻게 알아채지 못하겠어요?

……!

잠시 멍해져 있던 광휘의 추종자는 갑자기 앞으로 몇 걸음 걸어간 뒤, 고해실 맞은편 문을 열었다.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작은 통신기 하나만 작동하고 있었다.

남자의 목소리

혹시 제가 누군지 궁금하신가요? 제가 전에 말했던 곳으로 오세요.

동쪽으로 3킬로미터 간 뒤, 북쪽으로...

……

광휘의 추종자는 빠르게 날아갔다.

여러 번의 전투와 긴 여정에서 광휘의 추종자는 대부분의 행동 장비를 잃었기 때문에, 비행 모드일 때 에너지 소모가 어쩔 수 없이 매우 컸다.

하지만 이때의 광휘의 추종자는 에너지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도망치는 것처럼, 남자가 말한 지점에 최대한 일찍 도착하려고만 했다.

광휘의 추종자가 멈췄을 때, 언덕이 보였고, 언덕 위에는 쌍문이 달린 오두막이 하나 있었다. 예배당에서 봤던 고해실과 같은 모습이었다.

광휘의 추종자가 앞으로 나아가자, 앞쪽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남자의 목소리

단지 화법이라고요? 당신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전 확실히 화법을 쓰고 있어요. 그럼, 당신은 이 일에 대해 어떤 느낌이 느껴지나요?

음, 당신이 매우 무고하다는 것처럼 말하고 있네요. 상대방과 같은 전선에 서 있지 않으면, 상대방이 어떻게 마음을 열 수 있을까요?

심리학에서는 모든 잘못이 당신의 양육자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사회학에서는 모든 것이 공동체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어요. 철학에서는... 당신의 말대로 자신의 모든 것에 죄가 없다고 말하고 있어요.

죄 없는 자기와 나쁜 세계는 모두 다 존재해요. 하지만 "어떡해"를 고민하는 것이 가장 힘들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음, 바로 대답해 줄 필요는 없어요. 전 여기서 계속 기다릴 수 있어요... 아이고!

광휘의 추종자는 소리가 나는 고해실에 손을 내민 뒤, 좌우로 더듬어 인간형의 몸을 잡아당겼다.

남자

어머머머, 왜 그러시죠?

끌려 나온 남자는 몇 번 허우적거리다가, 곧 광휘의 추종자에 의해 땅에 던져졌다.

남자

아, 당신이군요. "전쟁 로봇".

이런 짜증 나는 화법은 역시 당신이었습니까?

이제 당신이 누군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남자

시작하기 전에,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당신이 누군가를 방해했어요.

남자가 고해실로 머리를 내밀었다.

남자

죄송해요. 좀 더 기다려 주세요. 기다리면서 방금 문제를 조금 더 생각해 보세요.

고해실에선 아무런 대답이 없었지만, 남자는 돌아서서 동의 받았다는 듯 광휘의 추종자를 환하게 웃으며 바라봤다.

남자

우선, 전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싶어요. 광휘의 추종자. 당신은 "각성 로봇"이 됐어요.

당신도 각성한 로봇은 퍼니싱에 더 이상 침식되지 않다는 걸 눈치채셨을 거예요. 하지만 이것은 각성의 작은 선물에 불과할 뿐, 그 이상의 의미가 있어요.

로봇의 각성은 당신이 자신만의 의지를 갖게 됐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리고 우리 "기계 교회"는 지금 당신과 같은 각성 로봇을 찾고 있어요.

기계 교회라는 건, 각성 로봇이 서로를 도와주는 기관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우린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의 전 로봇 스스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데 힘쓰고 있어요.

이 세계에 당신과 저처럼 침식되지 않는 로봇이 많이 있습니까?

남자

네. 제가 말했잖아요. 여기에 오면 많은 동료를 만나게 될 거라고요.

남자는 광휘의 추종자가 팔짱을 끼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웃었다.

남자

당신은 아직도 이 교회를 경계하는 것 같군요. 이해해요. 기계 교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따가 다시 알려드릴 수 있어요. 지금은 일단...

???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었어요. 삼촌.

한 그림자가 고해실의 커튼을 열면서 밖으로 나왔다.

남자

아, 마침 잘 됐네요. 제가 소개해 드리려고 했는데.

……!

사고가 중단되면서 광휘의 추종자는 한동안 소리를 내지 못했다.

광휘의 추종자는 그 목소리에 더할 나위 없이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위현?

고철 덩어리? 절 찾으셨네요.

부활한 위현은 같이 여행했던 동료와 재회한 것에 놀라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광휘의 추종자가 위현이 나올 때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왜냐면 위현이 나올 때, 손에 자기 머리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위현의 목에는 그 작은 머리 대신에 커다란 절단면만 있었다.

절단면에선 불꽃이 튀고 있었고, 안에는 전기회로 부품이 반짝이고 있었다.

당신은 로봇이었습니까?

제가 괴물들 속에서 일어났을 땐, 당신을 찾을 수가 없어서 다시는 볼 수 없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절 보고 할 말이 그것밖에 없나요?

와... 당신의 인간 스캔 시스템이 고장 난 건 알고 있었지만, 저와 같이 다닌 지 얼마나 오래됐는데요. 전 음식도 먹지 않았고, 잠도 자지 않았어요. 이상한 게 하나도 없었나요? 어떤 인간이 그럴 수 있죠? 당신 머리는 정말 고철 덩어리로 만들어졌나요? 아, 물론 실제로 고철로 만들어진 건 맞지만요.

제가 만났던 대부분의 인간...

광휘의 추종자는 빅토르가 무기를 개발할 때, 그를 실험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 강제로 먹이고 잠에 들게 하는 가사 로봇이 종종 필요했다는 것이 기억났다.

어디서부터 불평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됐어요... 저도 당신을 찾으려고 했었거든요... 고마웠어요. 그 많은 괴물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었거든요. 제 머리를 날려버릴 정도로 화력이 셌지만, 당신은 확실히... 절 구해줬어요.

위현이 말하면서 손안의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자 머리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움직임에 따라서 들렸다.

머리가 맞아서 날아갔습니까?

광휘의 추종자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는 했지만, 잠시 받아들이지 못했다.

왜요? 고철 덩어리. 머리가 없는데도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을 처음 보나요?

아, 제가 왜 당신을 고철 덩어리라고 부르는지 궁금하죠? 이건 인간이 로봇을 부를 때 사용하는 이름인데, 제가 이걸 쓰면 더 인간처럼 보이더라고요.

헤헤, 잘 흉내 냈죠? IDO-1형 로봇 아이돌 중에서 제가 제일 잘나가거든요! 당신이 우리처럼 인조 피부를 입을 수 있으면, 그 이름으로 부르지 않을게요.

음... 이 고철 덩어리가 인조 피부를 입은 그 모습을... 푸하하하하하...

위현은 아직 의아해하고 있는 광휘의 추종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허리가 굽힐 정도로 웃었다.

남자

크흠. 끼어들어서 죄송합니다만, 위현. 잠깐 안에서 들어가 있을래요? 새 동료와 이야기할 게 있어요.

알겠어요. 심리 상담에 제삼자는 두지 않는다는 관례를 또 말하는 거죠.

남자

이번엔 심리상담이 아니라... 소소한 초대와 궁금증에 대해 답할 거예요.

네. 네. 네. 방금 문제는 제가 아직 다 말하지 못했으니, 너무 오래 걸리면 안 돼요.

그리고 저도 고철 덩어리랑 잘 얘기해 볼래요.

이후에도 교회에 계속 남게 된다면, 동료에 대해 좀 더 알아야 하잖아요... 맞죠?

위현은 말하면서, 고해실 작은 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남자는 고개를 돌려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남자

당신에게 말하지 못한 것이 너무 많네요. 죄송해요. 보시다시피, 위현은 당신과 같은 "각성 로봇"이에요.

처음 위현과 어렵게 연락이 됐을 때, 마침 제가 중요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예배당 동료들에게 위현을 데려다 달라고 부탁한 뒤, 교회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었죠.

그런데 여러 오해로 당신이 위현을 데려갔죠. 이것은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에요.

하지만 마지막에 당신도 각성했다는 건 정말 좋은 소식이에요. 당신이 말하고 싶다면, 저도 나중에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군요.

그럼, 음... 크흠. 크흠.

남자는 기계로 만들어진 목에 먼지가 낀 것처럼 목청을 가다듬었다.

남자

"광휘의 추종자" 저는 기계 교회의 일원으로, 당신을 초대하고 싶어요. 우리의 동료가 되어 주시겠어요?

……

생각은 복잡했지만, 남자의 부드러운 말에 광휘의 추종자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광휘의 추종자는 자신과 같은 로봇에게 초대되고 있었다. 전투 명령이나 적의 애원도 아닌 그냥 평등한 초대였다.

동료로 초대하고 있었다.

동료였다. 광휘의 추종자의 제작자가 주지 못한 것이자, 빅토르도 갖지 못한 것이었다.

빅토르는 위선적인 깃발을 들고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 혼자 걸어갔다. 마침내 그가 지쳐서 땅에 쓰러졌을 때, 뒤엔 아무도 없었다.

눈앞에 펼쳐진 별하늘과 손에 든 공허한 깃발만이 빅토르에게 안타까운 한숨을 남길 뿐이었다

그러면 광휘의 추종자는 어떠한가? 그의 눈앞엔 별하늘이 없었고, 뒤도 텅 비어 있었다.

광휘의 추종자는 동료가 필요했으며, 이렇게 동료를 갈구했다.

위현과의 여정에서 광휘의 추종자는 인간의 투철한 투쟁심을 목격했고, 동료가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를 이해했다.

그리고 앞에 있는 이 남자와 방금 고해실로 들어가면서 짜증스럽게 다리를 걷어찬 위현이 바로 광휘의 추종자가 갈망하던 동료였다.

그런 말투로 저에게 말하지 마십시오.

남자

네?

그래도 역시 조건이 좀 필요했다.

처음에 당신의 말투만 들었는데 왠지 짜증이 났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야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 알 거 같습니다. 자꾸 그런 말투로 저한테 말하지 마십시오. 듣기만 해도 화가 납니다. 당신...

광휘의 추종자는 한 손을 허공에 들고는 남자를 가리키며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다. 광휘의 추종자는 아직 그 남자의 이름을 모르는 것 같았다.

어린아이를 유괴한 가짜 신부님이 당신입니까?

남자

하하, 하하하하하하하.

남자는 정말 있는 힘을 다해 웃는 것처럼 허리를 펴지 못했다.

남자

전 이미 별명이 많으니,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그냥 제가 가장 좋아하는 별명 중 하나를 불러 주세요.

"태풍의 주사위 교수"로 불러 주세요.

위현

풉.

고해실 안에서 희미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네. "태풍의 주사위 교수님", 저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십시오.

"태풍의 주사위 교수"

네. 약속할게요.

남자는 말투와 표정을 거뒀지만, 마음속으론 계속 웃고 있었다. 동료는 서로를 이해해야 하며, 자신의 필요를 말하는 것이 이해의 첫걸음이었다.

남자의 예상대로, 광휘의 추종자는 잠시 멈춰 선 뒤, 그를 향해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당신이 말한 "기계 교회"로 데려가 주십시오.

전 아직 "동료"가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위현이 저에게 동료는 공동의 추억과 도움 그리고 교류로 창조할 수 있음을 알려 줬습니다.

전 동료가 필요합니다. 전 당신들이 제 동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태풍의 주사위 교수"

그러시죠.

남자는 손을 들고, 발끝을 높이 세운 뒤, 광휘의 추종자가 들고 있는 손을 잡았다.

"태풍의 주사위 교수"

광휘의 추종자, 당신을 환영해요.

>>>추종자 일지 10000호.

광휘의 추종자는 동료 찾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