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해변, 뜨거운 햇빛, 그리고 해변의 수영복을 입은 소년 소녀...
하앗!!!
발리볼이 공중에 아름다운 곡선을 그려냈다.
아무래도 이쪽을 향해 날아오는 것 같으니 뒤로 조금 물러서 각도에 맞춰 볼을 치면...
갑자기 눈앞에 거대한 몸체가 가로막으면서 볼을 막아냈다. 그건 카무이었다...
으아악!! 지휘관!! 빨리 비켜!!
볼을 노려보면서 달려오는 카무이는 볼을 상대 쪽으로 보내려고 했지만 갑자기 멈추면서 균형을 잃었다.
——!!
그리고 두 캐릭터가 모두 제어를 잃고 해변에 쓰러졌다.
——탕! 발리볼이 카무이의 머리로 정확히 떨어지면서 튕겨 나가 라인 밖으로 굴러나갔다.
——삐!! 승패를 판정하는 시스템 음성이 울렸다.
2:1. 나와 리브의 승리군.
이럴 수가!!
카무이가 바닥에서 곧바로 일어섰다.
난 게임에서 져본 적이 없다고!!
미안!! 지휘관!! 손이 나도 모르게 움직여서!!
이게 게임이 아니라면 방금의 그걸로 지휘관님이 다쳤을 수도 있어요.
네... 카무이가 종종 홀로 임무를 행한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여러 명이서 작전할 때는 대원과의 협력에도 주의해주세요.
리브의 말투는 조금 엄격하게 들렸다.
알았어.
역시 승패는 누가 함께하느냐에 따르군.
너무해!
어찌 되었든 좀 가벼운 항목으로 바꾸는 게 좋겠어.
온도가 조금 올라간 것 같았는데, 눈앞의 풍경이 햇빛 아래에서 순간 비틀렸다.
몽환적인 소녀가 해변에 서 있었다. 바다의 바람이 소녀가 입은 옷을 흔들자, 손으로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잡은 소녀가 미소를 지으며 이쪽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지휘관님, 제가 선크림 발라 드릴까요?
잠깐.
잠수복을 입은 소년이 해변에서 몸을 일으켜 다가왔다. 아직 마르지 않은 물방울이 뺨에서 흘러내리자 수건으로 얼굴을 닦은 후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 일은 역시 제게 맡기는 게 낫겠습니다.
지휘관님을 곤란하게 하지 마. 제가 지휘관님 곁에 가장 오래 머물렀으니... 역시 제가 할게요.
뭐지?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 같아.
여름이기 때문일 거다. 여름의 햇빛은 강렬하고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지휘관님?
지휘관님!
……
갑자기 그레이 레이븐과 해변이 모두 사라지면서... 주변에서 새빨간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사고가 갑자기 흐릿해지면서 혼돈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친구...
...지휘관님!
그 짧은 시간에도 잠에 들다니, 역시 바로 방으로 돌아가 휴식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다행이지만.
잠이 덜 깬 겁니까...
카무이 씨가 가져온 VR 기기에 오류가 일어나서 리 씨가 수리했어요. 그리고 지휘관님은 기다리다가 잠들어서...
그런데... 지휘관님, 방금 직접 한다고 하셨는데... 뭘요?
세 사람이 자신을 둘러싸고 의심스러운 듯 이쪽을 쳐다봤다.
됐습니다... 여기요. 기기는 제가 수리했습니다.
네. 수리가 끝났습니다.
역시 카무이가 가져온 것은 믿으면 안 되네요.
칭찬해도 아무것도 안 나옵니다.
지휘관, 정말 괜찮은 거 맞지? 무리하면 안 돼!
그럼 됐어! 이제 계속하자!
그럼 이다음은 "진실게임"!
진실게임...?
응. 규칙은... "지정 시간 내에 대원의 질문에 답하세요."
"답하지 않거나 답하기를 거절하면 진실게임의 벌칙을 받아야 합니다."
"질문은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답안 목록 중에서 선택하거나 직접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음... 이건 여러 명이서 노는 거라 나도 처음이야.
전술 사고 훈련과 비슷한 것 같네요. 지휘관님과 비슷한 훈련 계획을 한 적이 있는데 보통은 지휘관님이 질문하고 제가 답했었어요...
오! 리브는 해본 적 있어? 그럼 리브와 지휘관님이 먼저 해봐!
진지하게 고민하고 올바른 답을 내볼게요!
네. 함께 힘내봐요! 지휘관님!
아... 그러네요... 그래도 힘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