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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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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자 전설-끝

마왕을 물리친 그 순간 주위의 모든 것들이 흐릿해졌다. 어떠한 힘에 잡혀 밖으로 던져진 듯한 기분이었다.

지휘관님!

정신을 차려보니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그리고 곧 멀리 보이는 광점이 아까 싸웠던 곳임을 발견했다.

그저 마지막 엔딩을 준비하고 있을 뿐이야.

네. 다들 다 괜찮아요.

용사들이여, 축하해. 이 게임을 전부 클리어했어.

당신은 여신이야 아니면 마왕이야?

당연히 여신이지. 그리고 말해주는데 국왕과 마왕 모두 잘 살고 있어.

뭐... 아직도 살아있다고?! 설마 또 같은 일을 해야 하는 건 아니지!

너희들은 모든 임무를 클리어했다고 말했잖아. 이 게임은 엔딩에 도착한 거야. 그러니 국왕도 마왕도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럼 세계는 다시 평화로워진 건가?

그래. 세계는 평화로워졌어. 게임이 다시 부팅되기까지 말이야.

우리는 비록 게임 외의 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게임의 일부일 뿐이야.

또 다른 용사가 접속해 게임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이 버튼을 누른다면 세계는 또 다시 변할 거고 마왕 또는 또 다른 존재들이 사악한 짓을 저지르겠지.

그럼 우리가 한 모든 게 다 헛수고라는 거잖아.

하지만 이런 순환이 바로 우리의 "규칙"이야. 비록 같은 시간을 반복하고 있지만 우린 여전히 이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

또는 세계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스토리에 직접 참여하고 있어. 그리고 용사들을 도와 다음 순환이 일어나도록 하지.

이건 굉장히 보람찬 일이라고.

여신은 게임의 모든 것들을 규칙이라고 칭했다. 그녀를 비롯한 모른 사람들은 이 규칙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영광으로 생각했다. 정말 싫었다면... 아무리 여신이라고 해도 그런 찬란한 미소를 지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아? 버튼 하나 때문에 세계가 또 혼란에 빠진다니. 정말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 거야?

비록 여신이라는 외부인 캐릭터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어울리지 않지만

역시 이렇게 대답해야겠어.

그게 무슨 상관인데?

뭐?

여신의 대답에 카레니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고 그 모습에 여신은 또 웃었다.

다음에도 당신들이 이 세계를 구하러 와줄 거라고 믿으니까.

그럼 약속한 거다?

그럼 다른 용사들한테 부탁하면 되지. 분명 너희들 같은 용사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시간이 다 됐네.

그래. 이 게임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장시간 접속하거나 엔딩에 도착한 뒤에 유저를 강제로 로그아웃 시키는 설정을 가지고 있어.

여신의 말이 끝나자 알 수 없는 힘이 지휘관의 몸을 감싸고 밖으로 당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둠 속에서 여신은 또 다시 우리에게 말했다.

난 밖에서 온 용사들을 수없이 만났지. 그 중 한 용사가 말했어. 게임에서 세상을 구해도 그 어떤 보상도 얻을 수 없다고.

그리고 그 누구의 칭찬을 받을 수도 없고 게임 속에서 얻은 물건은 게임 밖의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 수도 없다고.

그래서 물었어. 그런데도 왜 그렇게 열심히 이 게임을 클리어 하냐고.

"이 세계에는 용사가 필요하니까, 아니야?"

멋지다...

멋지긴. 그냥 게임 폐인이잖아?

난 여기야말로 가장 감동적인 씬인 것 같은데... 베라 꼭 분위기를 망쳐야 해?

제작자 명단 같은 것들이 눈앞에서 지나갔다. 그 중 많은 이름은 세리카의 이름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모두들 그 이름을 보며 자신의 생각을 발표했다. 그리고...

"비록 많은 것들이 엉망진창이지만... 모두들 이 게임을 놀아줘서 고마워."

그건 정신을 잃기 전 내가 들은 마지막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