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아에게 8bit 파일을 전송하며)"루시아, 문지기들의 진형을 봐.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어."
침식 밖의 여러 기습 지점에서 경보가 울리자 여왕의 명령을 수행하던 문지기들이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8bit 파일을 전송하며)"알겠어."
(지휘관 시스템에 연결한다)...
(지휘관 시스템의 일지 log를 사용하며)"제 쪽으로 모이세요. 지휘관님, 기회가 있어요. 언제든지 반격이 가능합니다."
오전, 그레이 레이븐과 함께 침실로 돌아온 뒤 니트는 의식의 바다를 추출한 뒤 빈 기체를 사용해 그레이 레이븐을 감시했다...
(의식이 기체로 돌아오며)생각이 바뀌었어. 지휘관은 금빛 소용돌이에 남아야 해. 공중 정원과 내가 금빛 소용돌이를 전 세계에 배치하는 방안을 만들기 전까지 말이야.
다른 사람들은 알아서 떠나도록 해!
문지기들이여... 손님을 배웅해라...
지휘관님과 공중 정원은 너와 그 어떤 협의도 진행하지 않을 거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난 처리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아...
너희들 같은 구조체와 입씨름을 벌일 시간이 없어...
!!!!
침입자 경보...!
비앙카?!
(음성으로 임무 일지를 작성하며)정화 부대 비앙카, 지휘관님의 위치 확인했습니다.
미안, 오는 길에 시간을 많이 지체했어요.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예요.
비앙카의 출현에 문지기들은 혼란에 빠졌고 방어 진형에 싱크홀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 바로 지휘관님을 엄호해 이곳에서 철수한다!!
비앙카는 화살 5개를 발사하여 침실에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
여왕으로서 난 너희들에게 최대한 자유를 보장해 주려고 했다.
사람들은 항상 자유를 갈망하니까...
나도 지상의 만물들은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어왔지.
하지만 지금의 세계는 아무런 대가 없이 자유롭고 평등한 미래를 확보할 수 없어.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아.
너희들의 행동이 바로 그 점을 증명해 줬지!
————
——!! ——!!
(지면이 안쪽에서부터 바깥쪽으로 큰 균열이 생기며)내가 말했잖아. 이건 바람, 바람이라고.
황금 가루가 균열된 틈새를 따라 분출되었다...
지휘관...(거추장스러운 금속판을 치우며)다들 괜찮아?
너희들이... 감히...?!
여왕의 침실을 파괴하는 행위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어!!
왕? 왕이면 인간들을 상대로 그딴 실험을 해도 되는 거야? 누가 너한테 그런 권리를 준 거지?
세상 만물은 모두 여왕의 노예다. 여왕에게 충성을 맹세해야만 이 세상은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어.
인간들은 여왕의 실험품이 될 수 있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 거야.
몇몇 사람들의 목숨과 이 세상의 재생, 몇 번을 선택한다 해도 난 후자를 선택할 거다.
네가 말한 "재생"이 설마 금빛 항체인가?
(고개를 살짝 오른쪽으로 돌린다)...
네가 제작한 금빛 항체에 대해 자세한 분석을 진행했지.
네 항체는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없어.
그래. 처음엔 항체의 작용으로 인해 바이러스 활성이 감소하긴 해.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이러스가 다시 활력을 얻지. 이때 반드시 새로운 항체를 주입해야 억제시간을 늘일 수 있어.
이제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겠어.
그래서 여왕이 심혈을 기울여 복잡한 통풍 통로를 만들었던 거야. 황금 가루로 침식 구역을 최대한 커버하기 위해서였어.
날씨 엔진이 바로 항체를 운송하는 동력원이었어. 여과탑의 설비와 부품들을 사용했지...
비록 오래된 설비들이지만 동력을 계속 제공할 수 있어.
(관통 총알로 바꾸며)니트...
넌 항체의 디자인 결함을 메우기 위해 낡고 효율이 없는 동력 시스템을 억지로 만들어냈지...
리스크를 생각해 본 적은 있어?
여과탑의 하드웨어는 퍼니싱의 침식을 막을 수 없어. 그것들이 침식된 뒤에는 어떻게 할지 긴급 방안은 생각해 뒀어?
(바로 문지기의 내부 네트워크에 로그인하며)"여왕의 명령이다. 지금 바로 승격자 롤랑의 위치를 보고하라."
그냥 솔직하게 말할게. 네가 만든 항체 계획은 성공할 수가 없어.
그래. 날씨 엔진의 적정 출력을 유지하는데만 수많은 자원을 소모해야 하지.
니트, 알겠어? 공중 정원은 너희들과 협력하지 않을 거야!!
이건 사형이야...!
넌 스스로를 여왕이라고 칭하지만 네 주위에는 너의 의견에 반대할 수 없는 로봇 꼭두각시들 뿐이지.
넌 스스로를 구세주라고 부르지만 약한 생명들에게는 관심 조차 없어.
그 정도 각오로는 부족해
공중 정원은 온갖 고상한 척은 다 하지.
하지만 실질적으로 탈영병이나 배신자와 다를 게 없어.
내가 생명에 관심이 없다고?
우주로 도망쳐 바이러스에 잠식 당하는 지구를 버린 게 누구더라?
바이러스가 폭발하고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공중 정원은 너희들 같은 개들을 파견해 소꿉놀이 같은 임무만 수행하게 했지. 유치하긴.
그들은 자신들만 안전하다면 다른 건 어떻게 되든 상관 없었던 거야.
사냥개들이 여왕의 침실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감시 화면에서 적군 경비 신호가 계속 반짝인다)다들 내쪽으로 모여. 문지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아무리 소리쳐도 망상을 현실로 바꿀 순 없어.
여왕의 문지기들이여...
이 사냥개들을 없애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