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지터 713642> 이 파일에 기록된 임무에 참여한 적 있나요?
네, 오래전 일입니다.
좀 이상한게 있어요, 여기요.
그 지터라는 구조체는 특화형 구조체만 잡을 수 있는 음역으로 이런 대화를 나눈 것 같아요.
안 들리네요.
제가 번역해 드릴게요.
비앙카가 키갈 아카이브의 데이터 화면을 두드리자 공중 정원의 공중 투하대가 어두운 공간에 나타났다.
비앙카는 빠르게 영상을 드래그하여 기록 끝에 가까운 위치에서 화면에 정지했다.
화면 속 지터는 주위의 전력망 빛이 약해지고 있었고, 무기를 이용해 몸을 겨우 지탱하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 일은 저희가 살아 있음을 실감 나게 했어요.
저희는 선택한 것은 결국 다른 형태의 죽음이지만, 최소한 살아 있는 자유를 느낄 수 있었죠.
물론 자유에는 대가가 따르지만요.
저희가 구조체로 바뀐 뒤부터 자유는 이미 하나의 의사 명제가 되어버렸죠.
우리는 현실을 알면서도 도망치자는 결정을 내렸어요.
아마도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당신의 용기가 오랫동안 잠잠했던 저희의 모험심을 불태운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전력망 빛이 사라지고 정화 부대 한 명이 그 순간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에서 날아간 폭탄이 지터의 얼굴을 반쯤 날려버렸다.
왜 이렇게 이상한 방식으로 이런 메시지를 전달한 걸까요?
그 반즈라는 의사를 제거 명단에 넣어야 할까요?
……
비앙카는 잠시 침묵한 뒤 지터의 대화를 파일에서 삭제했다.
괜찮아요. 이 일은 그 의사와 관계없는 일입니다.
지터는 마지막까지 특별한 대화를 단 한 번도 남기지 않았어요.
알겠습니다.
(반즈라... 니콜라 장관님한테서 그 이름을 들었던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