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루시아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앞의 침식체를 향해 태도를 휘둘렀다.
삐——!!!!
니콜라는 루시아의 곁에 서 있었고, 자신의 위험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침식체들은 모두 일정한 자기 복구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작은 상처로는 치명상을 입힐 수 없으니 확실하게 노려서 쓰러뜨려라.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침식체들은 루시아에게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며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윽!!!
루시아는 검을 들어 공격을 막았지만 침식체의 놀라운 힘에 그녀는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나고 말았다.
침식체를 두려워하지 마...지금의 넌 침식체와 싸울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니까.
만약 내가 여기서 쓰러진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루나처럼 희생될 거야.
루시아는 침착하게 그녀의 몸을 관통하려는 침식체의 발톱을 잡은 뒤 옆으로 끌어당겼다.
!!??
침식체가 몸을 돌려 구조체의 머리를 깨부수려던 순간, 그의 상반신과 하반신이 이미 분리되었다. 루시아의 날카로운 칼날이 순간 침식체의 가장 약한 허리를 잘라버린 것이다.
침식체를 제거한 루시아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금방 개조를 마친 루시아를 실전에 투입하는 건 아직 이른 건가...)
사실 이렇게 엄격한 훈련 방식은 그린스의 아이디어였다. 사실 의문스러웠지만 인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니콜라도 알고 있었기에 그는 딱히 반대하지 않았다. 루시아를 비롯한 구조체들은 적어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야 했다.
장관님... 제가 도움이 될까요?
루시아는 고개를 들어 차가운 얼굴로 니콜라를 바라보았다. 비록 앳된 얼굴이지만 그 눈빛만은 진정한 전사의 것이었다.
...지금의 넌 아직 더 성장해야 된다. 하지만 적어도 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은 보장할 수 있지.
네...그렇다면...그렇다면 저도...루나도...
구조체가 되고 나서 꾹꾹 참아오던 눈물이 결국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녀는 루나가 멀지 않은 곳에서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언니가...구조체가 됐다고?
인간은 항상 누군갈 속이려 들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모든 걸 짓밟고 희생을 강요하지. 루나도, 루나가 가장 아끼는 언니도 말이야.
언니도 속은 거야..
그래. 루시아는 자기 동생 루나가 저 가증스러운 인간들 때문에 이렇게 된 걸 모를 거야. 저들은 입에 발린 거짓말로 자신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하지. 저들의 수단을 너도 잘 알고 있을 텐데...
누가 괴물이라는 거야...? 인간이야말로 진정한 괴물이면서...
그래...인간이야말로 진정한 괴물이야...
루나는 니콜라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그녀는 니콜라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언니를, 모든 사람을 속인 장본인이었으니까.
저 사람이 죽으면...언니도 이걸 깨닫게 될까?
적색 빛이 루나의 손에 모였지만 곧 다시 사라졌다.
지금 내가 저 사람을 죽인다면...언니는 인간들이 한 말을 더 믿게 되겠지. 그 수녀도 언니도 결국 인간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거짓말에 속고 있는 거야.
언니는 언젠가 우리의 적이 될 거야. 그때 승격 네트워크의 사명을 짊어진 나와 인간들에게 속은 언니는...
루나는 쓰레기 처리장에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언니"를 죽였던 일이 떠올랐다.
아니...난 절대...포기하지 않을 거야! 언니...
루나는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떠났다...그녀는 이것이 결코 영원한 이별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언젠가 언니도 인간의 비열함과 파멸의 필연성을 알게 될 거야...
루나는 그 날이 곧 다가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언니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게...약속했던 것처럼.
언니를 위해 난 이 거짓투성이 세상을 무너뜨려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낙원을 만들 거야.
나와...언니만의 영원한...낙원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