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외전 스토리 / 가늠쇠의 방향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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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의 어느 날

자밀라의 편지

아마 황실에 반대하는 자들은 아딜레 황가의 위광에 먹칠을 하는 것으로 저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만 당할 정도로 나약한 존재도 아니고 그저 왕좌의 상징으로서 좋을 대로 조종당하는 속이 빈 꼭두각시도 아닙니다.

그날 밤, 소피아가 내 앞에 끌려왔을 때. 저는 그저 그녀를 똑바로 보며 진실을 전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그녀도 스스로 선택해주었습니다...솔직히 그녀가 거절할까봐 걱정하고 있었지만요.

소피아를 보살피는 것이 안드레의 생전의 뜻이었어요. 홀몸이던 그에게 소피아는 딸과 같았던 거겠죠.

정말이지...아직 결혼도 안 한 저에게 딸을 맡기다니. 내게 있는 건 신하를 키운 경험 정도...결국 장수로서 대하게 되더군요.

처음부터 소피아라면 제 장기말, 아니, 저의 검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했지만...그녀가 나날이 자라면서 새로운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저는 소피아를 ‘자립’시키고 싶었던 건지도 몰라요.

이 점에 대해서는 '오슬란' 일당의 덕을 본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들이 사람들을 선동하는 솜씨는 정말 뛰어났지만 그 수족이 전부 제 스파이였다면 제게 무엇을 숨길 수 있었겠어요?

이게 있었던 일 전부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소피아는 그 후 제 호위 부대에 들어왔습니다.

소피아를 공중 정원으로 보내는 것은 ‘거래’도, ‘인질’로 이용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열차를 떠나본 적 없는 이 어린 소녀에게 바깥 세상을 볼 기회를 주고 싶은 거예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직접 사죄할 수는 없지만, 그 사랑스러운 손에 피를 묻힌 것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필요한 희생’이 있었기에 아딜레가 비교적 평화로울 수 있었어요.

그녀의 장래가 늘 걱정이었습니다. 더 강한 검과 방패가 되길 바라는 동시에, 소녀로서 누려야 할 삶도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지금의 제가 그 두가지를 모두 이뤄줄 방도는 없습니다.

제 작은 욕심을 이해해주세요. 소피아를 관대하게 그러면서도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딸’을 잘 부탁드립니다.

아딜레·자밀라·아미르

……

아딜레의 아미르가 직접 이리 부탁해오니 어쩔 수 없군.

마침 적임자도 있으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