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열차 ‘오셀럼’, 평민 차량의 한 구석...
거기 서!
도망칠 수 있을 거 같냐! 너 잡으면 [삐——]!
그건 귀족에게 바칠 물건이야! 괘씸한 '하이에나'! 돌려줘!
……
'하이에나'라고 불린 소녀는 뒤에서 들려오는 남녀의 고함과 욕설을 무시하고 차량 천장의 기둥 위로 뛰어올랐다.
317……317……
찾았다! 317! 그 다음은...B환풍구!
'하이에나'는 능숙하게 환풍구의 너트를 풀고 작은 환풍구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기척은 순식간에 파이프 깊숙한 곳으로 사라졌다. 그걸 본 사람들은 하이에나를 쫓는 것을 포기하고 흩어질 수 밖에 없었다.
317-B를 돌아서 2219로...2219에서 아래로 내려가서 송전실 통과...
송전실 우측 상단의 냉각수 배관...B구역 에어컨 시스템은 수리중이니 내부에는 물이 없는 상태일 거야...
배관을 따라 45미터 걸어가면...여기다! 여기가 그 정비실 창문이야.
'하이에나'는 정비실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이곳은 오래 전에 버려진 정비실인 것 같다.
후...
……!
뭐야 이거 왜 안 열려?! 누가 좀 도와줘!
헙! 칼리아! 오늘은 그만하자. 지금 그렇게 애쓸 필요 없이 내일 도면을 가져와서 방법을 찾는 게 나아.
이 구역은 오늘 중으로 전부 정리하라고 반장이 말하지 않았어?
그런 말 안 했어. 게다가 만에 하나라도 이전 점검반이 연료전지를 버리고 갔다거나 했다면 그 전동 가위 쓰는 순간 우린 전부 죽는거야!
...알았어. 일단 송전실에 있는 쓰레기나 정리하지. 가자!
문 밖에서 나는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 '하이에나'는 입과 코를 막고 있던 손을 내렸다.
여기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것 같네...
내일 아침 일찍 다른 장소로 이동하자.
……
'하이에나'는 거칠게 식품 패키지의 포장을 뜯으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이런 과대 포장은 익숙하지 않다.
할 수만 있다면 이 세련된 포장을 음식과 교환하고 싶다...그런 불만을 가진 적도 있지만 먹을 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상황이다.
'하이에나'의 손과 이빨로 포장을 뜯어냈고 그 안에 들어있던 작은 빵이 모습을 드러났다.
...낭비.
'하이에나'는 빵 한 조각을 뜯어 입 속에 집어넣었다.
무언가를 먹고 있는 이 시간만이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하루의 가장 힘든 시간이 끝난 것을 실감할 수 있고, 내일 사용할 에너지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 불러.
이동해야겠다.
'하이에나'는 주변을 빠르게 정리하고, 침낭을 허리에 싸맸다. 그리고 소리도 내지 않고 정비실을 떠났다.
평민 칸의 밤은 빛이 드물다. 그 덕에 ‘하이에나’는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비밀리에 가고 싶은 구획을 돌아다닐 수 있었다.
'하이에나'는 지저분한 생활 블럭을 지나가려다 비닐 시트를 깐 작은 텐트를 발견했다.
(본 적 없는 텐트인데...어느 칸에서 온 거지?)
그 때 텐트에서 맑고 뚜렷한 ‘꼬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하이에나'는 깜짝 놀랐다.
(조용히 해!)
(오빠, 나 배고파...못 참겠어...흑)
(조용히 해. 날이 밝으면 오빠가 배급 받아올 테니까!)
텐트가 다시 조용해졌다. 아마 다른 칸에서 넘어온 사람들에게는 식량 배급을 받을 권리가 없다는 사실을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것 같다.
……
'하이에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작은 텐트 앞에는 식량이 몇 팩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