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에이미, 난 나나미야!
…………
응...? 왜 에이미는 나나미와 말하지 않으려는 거야?
... 나한테 말걸지 마.
음... 그런데 β 램프는 그렇게 설치하는 게 아닌데. 나나미가 도와줄게!
…………
... 고마워.
다 됐다! 또 뭐 할 거 없어? 나나미가 도와줄게!
잠깐, 뭐든 다 너한테 시킬 순 없어. 너... 왜 날 돕는 거야?
우린 친구잖아!
착각하지 마. 우리가 무슨 친구야!
음... 그 아저씨가 나나미는 친구라고 했는데. 다들 아무 말도 안 하니까 찬성인 줄 알았어.
그리고 지휘관이 말했거든. 친구끼리는 서로 도와야 한다고!
…………
난 친구 필요 없어. 구조체 친구는 더더욱.
난 이제 더 이상 억지로 누군가를 잊고 싶지 않아.
대단하다! 에이미는 시스템 초기화를 거치지 않고 기억 데이터를 지울 수 있는 거야?
그런 말이 아니라...
초기화를 하지 않는 이상 잊는 건 불가능하지 않아?
…………
아니. 난 그렇게 못해...
저리 가. 내일 쓸 장비를 정리할 거야.
음... 이게 뭐지?
!
돌려줘!
나나미의 스캔 시스템이 자동으로 개방된 거야. 오르골은 나나미가 망가트린 게 아니야.
오르골 발성 장치가 망가져서 소리를 못 내는 거야.
네가...
네가 고쳐줄 수 있어?
당연하지! 이 나나미의 실력을 보여줄 때가 됐군!
그런데 로버트는 누구야?
이 이름을 어떻게 알아?
음... 이 오르골의 볼록한 위치 배열을 기계 언어로 읽어보면...
"에이미와 로버트는 영원한 친구."라는 뜻이네.
그러니까 이 오르골은 "에이미와 로버트는 영원한 친구."라고 계속 말하고 있는 거야.
그러다가 멈춘 거지!
이렇게 정교한 로봇 언어를 사용한다는 건 로버트도 구조체란 뜻인가?
…………
음... 이것까지 추가하면... 다 고쳤다!
(쨍그랑)
…………
이건...
으흠... 로버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으니 나나미가 잠시 동안 로버트 흉내를 낼 수밖에. 우린 영원히 친구야.
나나미도 마찬가지야! 에이미와 영원히 친구로 지낼 거야!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