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왔어?!
루나... 그... 오늘 내가 밖에서... 인형 하나를 주웠는데...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가지고 왔어...
풉... 정말 못생겼네!
못... 못생겼어?
그래...
하지만 난 마음에 든단 말이야!
그래?
이건 언니가 처음으로 선물한 인형이잖아. 난 너무 좋아!
루나는 인형을 받아 자세히 살펴보았다.
앞으로 언니가 늦으면 이 인형 안고 자야지!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야.
물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언니야! 헤헤!
……
………………
루나는 침대에 앉아 인형을 가지고 놀았고, 루시아는 식량 박스 앞으로 다가가 조용히 오늘의 음식을 넣었다.
왜 음식이 이것밖에 안 남은 거야?
루나, 혹시 몰래 먹었어?
내가 몰래 먹은 게 아니라... 다른 애들한테... 빌려줬어...
그렇게 많은 식량을... 다른 애들한테 빌려줬다고?
응... 언니, 왜 그래?
……
루시아는 멍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서더니 중얼거렸다.
내 잘못이야. 요즘 내가 상자를 점검하지 않아서...
며칠 뒤, 눈보라가 닥칠 거야...
모든 공급이 정지될 거고...
그래서 내가 요즘 그렇게...
루나... 이 정도 식량으로... 겨울을 버틸 수가 없어...
하지만 분명 우리에게 돌려준다고 약속했어.
루나!
왜 그래? 언니?
너...
……
언니...
루시아는 루나의 손을 잡고 밖으로 달려나갔다.
언니... 너무 아파...
루시아는 루나를 데리고 로비로 찾아갔다.
최근 루나한테서 우리 식량 빌려 간 사람이 누구야? 나와!
모두 루나와 루시아를 바라보고 있을 뿐, 그의 말에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네가 그랬지!
내... 내가...
다 먹었어... 지금... 내가 먹을 것밖에 남지 않았고...
날 어떻게 해도 좋아, 하지만 너희들한테 돌려줄 순 없어!
너...
나도 살려고 그런 거야! 그게 잘못은 아니잖아!
제발...
뭐?
부... 부탁할게...
언니...
남자아이는 더 이상 루시아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는 그저 머리를 감싸 쥔 채 몸을 웅크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제발 부탁이야...
루시아는 고개를 돌려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제발... 좀 도와줘...
그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만해.
탓하려거든 순진한 자기 자신을 탓해.
설마 이런 곳에서 정의를 주도하는 판사나 경찰이 있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
루시아는 매서운 눈길로 자신을 피하려는 남자아이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무의식적으로 몸에 지닌 칼을 만지작거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