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우와!!! 엄청 큰 배다!
소리를 낮춰, 카무이. 숨어 있는 경비병에게 발각되기라도 한다면...
조용히 할 필요가 전혀 없어 보이는데~
이곳은 이미 충분히 시끄럽잖아?
카무이가 살며시 손을 들어 눈앞의 시끄러운 곳을 가리켰다.
호화선 갑판 위는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붐볐고, 길이 서로 엇갈리면서 고함 소리와 욕설이 섞였다.
배 곳곳에서 시끄러운 호객 소리가 들려오며, 괴상한 모습의 상인들이 개미처럼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간지룡! 간지룡입니다! 밸러스트에서 파낸 간지룡입니다! 하나에 곤충 코인 3개! 현장에서 바로 마일리지를 지불할 수 있다면 1마일리지에 한 마리입니다!
거기! 뭐 하는 거야! 손대지 마! 조금이라도 손상되면 200마일리지를 배상해야 해!
상품... 상품...
기계 팔로 바꾼 분 있습니까? 이 모두 황금시대의 의료 용품으로 품질이 확실합니다!
……
됐어... 네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군.
굳이 어떻게 배에 잡입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었네! 지금 상황을 봐선 대놓고 지나가도 문제가 없을 걸!
카무이... 거기 서!
카무이가 뛰쳐나가려는 순간, 크롬이 그를 붙잡았다. 그 동시에 그는 다른 손으로 역원 장치의 주파수를 바꿔, 수신된 통신에 연결했다.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드디어 연결됐네요.
조금 덜렁대는 목소리와 함께 한 금발 청년의 모습이 차징 팔콘 소대의 시야로 들어왔다. 그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있었고, 반듯하고 착해보였다.
이건 니콜라 장관님의 전용 채널일 텐데... 당신은 누구죠?
긴장할 필요 없습니다. 전 니콜라 장관님의 대리인입니다. 장관님께서 지금 다른 임무를 처리하고 계셔서 제가 대신 연락을 드리게 됐습니다.
여기 보세요, 제 직원증입니다.
전자 ID를 크롬에게 보내면 바로 식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발 청년은 양복에서 자신의 목에 걸려있던 직원증을 꺼냈고, 일부러 화면을 가까이하며 차징 팔콘의 두 사람에게 보여줬다.
흐음, 작전 부서의 새로운 전술 대원의 이름이 머레이구나...
잠깐만요, 머레이라는 이름은... 갑작스럽고 실례라는 건 알지만, 혹시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리와는 어떤 사이죠?
네, 맞습니다. 우리 형의 동생이에요. 앗, 이렇게 소개하면 괜히 이상하죠? 어쨌든 전 그레이 레이븐 소대 리의 동생이 맞습니다.
청년 머레이는 웃으면서 두 사람에게 잘 부탁한다고 인사했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갑시다. 니콜라 장관님께서 전에도 임무 내용을 전달하셨겠지만, 절차에 따라 한 번 더 확인하고자 합니다.
차징 팔콘 소대의 이번 임무는 갑자기 나타난 "구룡 상선"에 잠입해 상회가 진짜 존재하는지 조사하고, 게슈탈트의 위치를 조사하는 거죠?
그렇지만 첫 번째 임무는 부차적인 임무가 아닌가?
네. 그래도 니콜라 장관님께서 직접 내린 임무니까요. 구룡 상회의 배가 왜 갑자기 관찰 범위 내에 나타난 건지 모르겠지만, 다른 세력이 어떻든 우리와는 관계없는 일이잖아요.
다음은 니콜라 장관님께서 하셨던 말씀인데, 제가 대신 전달할게요. "우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이 배에 게슈탈트와 근원이 동일한 AI가 있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없으면 바로 철수하고, 만약 있다면...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빼앗아야겠죠.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그래도 확인한 후에 바로 철수하는 게 좋을 겁니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두 사람밖에 없어서 성공률이 낮으니까요.
저기! 한 가지 질문해도 돼?
답할 수 있는 거라면, 얼마든지요.
전에도 여러 번 들었는데, 그 게슈탈트라는 건 도대체 뭐야?
……
죄송합니다... 카무이 이 녀석이...
카무이의 질문에 분위기가 갑자기 잠잠해졌다. 머레이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잠시 넋이 나갔다.
괘, 괜찮아요. 질문했으니 제가 간단하게 설명할게요. 게슈탈트란 초대형 계산이 가능한 AI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이 AI는 스스로 끊임없이 발전하면서 우리의 요구에 따라 각종 연산 임무 또는 연구를 진행하죠.
대단한걸? 모든 일을 게슈탈트에게 맡겨도 된다는 건가?
그래요. 당시 게슈탈트를 꿈을 실현하는 기계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어요. 결국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중의 한 가지 임무는 완수했죠...
그건 바로 인간을 보호하는 임무입니다. 공중 정원의 안전 또한 게슈탈트가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역원 장치가 우리를 보호하는 것처럼 공중 정원을 보호한다는 거지?
조금 다르긴 한데 그렇게 이해하는 게 가장 쉬울 것 같네요.
게슈탈트는 공중 정원의 정상적인 작동을 보장하는 시스템 체계이자 공중 정원의 방화벽이랍니다.
그리고 게슈탈트 기술과 근원이 같은 AI는 한 개가 아닙니다. 다시 말하자면 공중 정원의 보호 수단은...
뚫릴 위험이 있다는 거죠? 하지만 그 전에 같은 소스 코드의 AI를 찾아야 한다는 거고...
그렇습니다.
거기까지 말한 머레이는 한숨을 내뱉었고, 카무이도 잇달아 한숨을 내뱉었다.
어찌 됐든 게슈탈트의 소스 코드는 타인의 손에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가 작전을 지원할 테니, 작전을 개시하도록 하세요. 차징 팔콘 소대.
알았어! 출발하자!
그러고 보니, 대장, 다음은 어떻게 움직여야 해?
출발한다고 소리쳐놓고 바로 돌아서서 질문하지 말아줄래? 그건 그렇다 치고, 방금 시장에서 상당히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었어.
카무이, 날 따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