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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구원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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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아침의 일이었다.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이 "4월 1일 실종 사건"과 그 여파에서 벗어난 지 꽤 시간이 지난 무렵,

블랙 램 소대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시몬이 납치됐다는 걸 알아챘을 때, 노안은 휴게실에 앉아 있었다.

노안은 생활 물자와 함께 방금 배달된 수상한 패키지를 꽉 움켜쥐었다. 그 안에는 시몬의 머리카락 한 가닥과 핏자국이 묻은 손톱 외에...

"옛 친구"한테서 온 사진이 들어 있었다.

베테.

그 이름은 황금시대 지하 무기 상인의 수하 중 작은 간부의 것이었다. 보스가 대철수에서 죽자, 베테가 보스 사업의 일부를 이어받았다.

베테는 아딜레 상업 연맹, 쿠로노, 공중 정원 등과 거래해서 그들의 도태된 낡은 무기를 회수한 뒤, 종말에 저항하는 인간들에게 팔았다.

처음엔 그게 다였다.

구조 행동 중 베테의 아지트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노안은 그의 또 다른 정체인 보육원의 "후원자" 신분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승격자 혹사에게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 중 하나였다.

역시 아직도 "협력"하고 있었어.

"4월 1일 실종사건"이 발생한 뒤, 정화 부대는 강가에서 혹사와 베테가 지휘관을 끌고 가는 모습을 포착했다.

하지만 끝내 미꾸라지 같은 그놈을 잡지 못했다.

베테가 사진과 시몬의 머리카락, 손톱을 보낸 목적은 불 보듯 뻔했다.

하나는 노안에게 "오랜만이야."라고 하며 자신의 신분을 밝혀 노안을 유인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몬의 상태를 보여주어 노안이 단독 행동을 하게끔 강요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한 목적도 뻔했다.

혹사.

그 승격자에게 노안은 다음 계획에 사용할 수 있는 적합한 "실험 재료"였다.

"고도로 안정된 의식의 바다", "특화 기체 적응성 보유"라고 쓰인 검사 보고서는 악의적인 장난처럼 그의 목숨을 노리는 도둑들을 불러왔다.

과거 인신매매를 했던 범죄자들처럼, 그들은 이 기체의 가치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 기체의 주인이 노안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처음은 아니었다.

심지어 그들에게는 이 생명 하나만으로는 "재료"로 사용하기에 부족했는지, 원본의 "복제품"이 필요했다.

뭐? 지휘관이 실종된 강가에서... 날 봤다고?

네.

난 그날 정화 구역을 떠나지 않았어. 그런데 어떻게 그 강가에서 날 봤다는 거지?

분신술 썼어?

내 진로 계획엔 닌자 항목이 없거든.

저기...

"의식의 바다 복제 기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

블랙 램 소대가 추측한 대로 "복제품"이 "의식의 바다 복제 기술"을 통해 탄생한 건 사실이었다.

목숨을 노린 도둑은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뒤, 검사를 핑계로 그를 실험실로 데려갔다. 그리고 그의 의식의 바다를 8개 복제했다.

그렇게 이 8개는 승격자에게 상품으로 팔렸다.

상품을 받은 승격자는 "노안"에게 1개를 남겼고, 나머지 7개는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심해로 옮겼다.

그는 남아있는 복제품이 유용한 도구가 되길 바라며 그 복제품을 위해 기체를 만들었다. 그리고 정상적인 구조체처럼 행동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그의 모든 긍정적인 기억을 지웠다.

"이 노안"에게 그는 늘 이렇게 말했다.

공중 정원 사람들이 널 데려가서 반복적으로 인체 실험했어.

네 기억이 모호한 것도 실험 때문에 그런 것 같아.

미안하지만, 네 복제체는 구하지 못했어.

공중 정원이 길들인 네 복제체는 모든 기억을 잃었어. 가둬놓고 기르는 개처럼 말이야.

"사기꾼"이라 불리는 승격자가 공중 정원에서 보낸 영상을 청년에게 보여줬다.

청년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노안이 지속적으로 감시와 통제를 받으며 사는 걸 봤다.

그들은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너의 기체가 특화 기체 적응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무도 그 귀중한 자원을 네게 주고 싶지 않아 해.

그들에게 있어 넌 유용한 충전물이고 편한 도구일 뿐이야.

정말?

어떤 "감각"이 큰소리로 이 말을 부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반박할 수 없는 증거와 희미한 기억 앞에서 청년은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당연히 진짜지. 널 구해준 내가 왜 너한테 거짓말하겠어?

네 의식의 바다에 있는 "모호한 기억"들이 바로 그들이 남긴 죄의 증거야.

…………

하지만 반박할 수 없는 증거와 희미한 기억 앞에서 청년은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세상은 항상 일반사람보다 한발 빨랐다.

혼란을 일으키는 탑?

응. 곧...

이 탑은 선생님의 모든 예언을 증명하게 될 거야.

이런 대재앙 앞에서 인간이나 구조체가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네가 기억하는 것처럼... 결정할 수 있는 건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뿐이야.

네가 열차에서 쫓겨난 뒤, 널 돌봐준 건 나야.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왔어. 괴물 씨.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붉은빛과 광란에 휩싸인 군중을 바라보며...

남은 가능성을 잡기 위해 "복제품"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노안과 정반대되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수격자가 되어, 혹사를 도와 첫 거점을 공략한 그날 밤.

붉은색으로 물든 청년이 눈보라 속에서 궤도를 따라 오랫동안 걸었다.

혹사는 이번 공격이 실험체로 끌려간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함이라고 말했지만, 그는 진실의 일부를 눈치챘다.

하지만 낌새를 느꼈을 땐 이미 너무 늦은 후였다. 땅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들이 그의 행동을 소리 없이 꾸짖고 있었다.

내가 잘못한 건가...

아니. 잘못 없어.

과거를 돌아보면, 그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 모두 반항의 힘을 원할 때 권력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이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것이 정확한 대답이라면, 영혼을 갈기갈기 찢는 듯한 이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아무리 내면에 물어봐도 그는 잊어버린 답을 찾지 못했다.

여기서 모든 걸 내려놓고 죽음으로 무고하게 목숨 잃은 이들에게 사죄하자.

이름을 잃은 괴물이 발걸음을 멈췄다. 이 순간 그는 질주하는 열차가 망가진 자기 몸에 정면으로 부딪쳐 쌓인 후회를 모조리 가져가길 바랐다.

그냥 도망가자.

영혼이 산산조각 나면서, 청년은 눈 덮인 벌판에서 자신이 놓아버린 손을 따라 멀어져 가는 익숙한 이들을 봤다.

아. 안 돼.

아직 그들이 남겨준 추억이 남아 있어.

그들이 남겨준 추억만 있을 뿐이야.

여기서 생을 포기하면, 선구자의 신념도 함께 사라져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도 같은 길을 걸어왔어. 그리고 최후의 승리를 위해 무고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어.

노안?

그때 하지 못했던 일들을 끝내자.

촛불을 켠 청년이 사그라지지 않는 증오와 의심을 품고 끝없이 내리는 눈 속으로 걸어갔다.

9살 때, 어머니도 이런 촛불을 잡동사니 박스에서 꺼냈었다.

그날 밤, 차내 조명 시스템과 온도 조절 시스템이 한 차례의 싸움으로 파괴되면서 주변은 어둡고 추웠다.

어린 노안에게 이불 속으로 들어가라고 재촉한 어머니는 레이첼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촛불을 켠 뒤 이야기를 나눴다.

네가 초 같은 골동품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네.

그이가 남긴 거야.

어머니가 아버지 얘기를 꺼내자, 레이첼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 볼 때마다 차에 올라오지 못한 이들이 생각나.

봐. 초심은 맨 위에서 시체를 태우는 불이고, 녹아내린 촛농이 시체 더미와 같지 않아?

그 말을 들은 줄리가 한참을 침묵하다가 가면 뒤에서 지친 웃음을 짜냈다.

예전에 그이도 이런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었어.

……

구룡의 민간 설화와 창업 시절 이야기, 그리고 어떻게 열차에 타게 됐는지... 꽤 재밌는 이야기들이었지.

네가 그 말을 하니까, 그이가 초를 들고 구룡에 기록된 고문 중 점천등에 대해 얘기해 준 것이 기억나.

이불로 감싼 사람을 기름에 적신 뒤, 나무 막대에 거꾸로 매달아 위에서 불을 붙이는... 촛불처럼 오랜 시간 동안 타죽는 벌이라고 했었어.

종일 이런 얘기만 해줬어?

너도 나한테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잖아?

줄리는 촛불이 더 밝도록 손에 들고 있던 포크 손잡이로 심지를 들어 올렸다.

이제 그는 여기에 없잖아. 너도 이것들을 잊고서 앞으로 나아가야지.

……

이런 말 들어본 적 있어?

어떤 거?

죽은 자는 밀랍이고, 살아남은 자는 심지다.

어느 날 수송 부대가 실패했어, 나도 죽었어. 그리고 너 혼자 여기 남겨졌어.

그때도 넌 "잊고 앞으로 나아가야지."라고 하면서 훌훌 털어버리고서 떠날 수 있어?

……

그래서 죽은 자는 밀랍이고, 살아남은 자는 심지라는 말은, 남겨진 생존자가 심지처럼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야.

죽은 이의 추억과 밀랍이 타오르는 불빛에 의지하여 긴 밤을 견디며 새벽녘을 기다리는 거야.

추억을 증오하지 마. 레이첼.

생존자인 우리는 항상 죽은 자의 추억에 의해 인도되고, 보호받고 있어.

죽은 자들의 추억에 타오르는 고통도 동시에 견뎌야 했다.

가져갈 무기와 도구를 확인한 뒤, "위험한" 물건은 몸에 숨겼다. 그리고 평범한 물건은 가방에 넣었다.

노안은 자신이 혼자 싸울 준비가 됐는지 확인했다.

노안이 아는 베테의 성격이라면, 1초도 지체할 수 없었다.

지금 출발해야 해.

하지만 단독 행동하려는 계획과는 달리, 휴게실을 떠나 블록 하나를 지나자, 노안은 예상치 못한 사람을 만나게 됐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이 겨울 햇살 아래 서서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노안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좋은 아침. 여기서 뭐 해?

아직 블랙 램에 순찰 임무가 있어서... 그럼, 나 먼저 갈게.

노안의 말투는 자연스러웠지만, 지휘관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노안이 평소 임무를 우선시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이 감정을 알아차린 듯 노안이 평소처럼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빨리 갔다올게.

노안은 손을 흔든 뒤, 골목길 끝으로 사라졌다.

청년이 떠나고 10분 뒤, 단말기에서 알림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어디야?

블랙 램 소대 휴게실 근처네?

나 대신 샘플을 가져다 달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너무 먼 것 같군.

혹시 지금 시간이 되면 노안이 의식의 바다 관측기를 맘대로 건드렸는지 한번 확인해 줄래? 대조 설계도를 보내줄게.

최근 며칠 동안 데이터가 이상해. 노안에게 물어봤는데도 별다른 결과가 없어서 말이야.

바로 가봐. 노안의 팔찌 위치가 그의 휴게실에 있다고 뜨고 있어.

아시모프가 황급히 통신을 끊었다.

청년이 사라진 방향과 이곳에서 한 블록 이상 떨어져 있는 블랙 램 휴게실을 바라본 지휘관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지붕으로 올라간 노안은 구조체와 로봇의 순찰 경로, 감시 카메라 구역을 피해서 이동했다.

그냥 이동했을 때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을 소요한 노안은 무사히 출구 근처에 도달할 수 있었다.

출구까지 몇 걸음 남지 않았을 때, 그늘진 곳에서 은은한 시선이 느껴졌다.

지휘관.

지휘관이 어떻게 여기에 있어?

지휘관이 단말기를 들고 말했다. 단말기 스크린에는 아시모프가 보낸 의식의 바다 감시기 설계도가 띄워져 있었다.

…………

사실대로 말한다면, 내가 나쁜 짓 하러 가는 게 아니라는 걸 믿어 줄 거야?

청년이 미소 지으며 걸어왔다. 현재 상황만 아니었어도 그저 평범한 수다처럼 보였을 것이다.

시몬 지휘관이 일이 있어서 불렀어.

노안이 말하며 손을 들었다.

재건이 완료되지 않은 잔해의 단벽에서 차가운 빛이 반사됐다.

뭔가를 눈치챈 듯 노안은 지휘관의 팔을 잡아당기며 옆으로 피했다.

조심해!

총알이 노안의 팔 옆을 스친 뒤 땅에 박혔다. 동시에 노안은 손에 쥐고 있던 무언가를 다시 집어넣었다.

움직이지 마!

무기를 든 6명의 구조체가 포위망을 구성한 뒤 조금씩 가까이 다가왔다.

BPZ-01, 블랙 램 소대, 노안. 정화 구역의 출구 근처는 접근이 금지돼 있다.

무기를 내려놓고,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에게서 떨어져! 지시에 따른다면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우리 신원과 행동 방식이 의심된다면, 위에 신고해도 좋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널 체포해야 한다.

체포? 하지만 난 급한 일이 있어.

작은 소리로 혼잣말을 한 노안은 주위 포위망을 관찰했다.

BPZ-01. 위치 추적기를 무단으로 제거하고, 정화 구역 출구에 접근한 것만으로도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서 널 사살할 이유가 충분하다.

지휘관.

인간의 팔을 잡고 있던 손을 풀어 언제든 무기를 잡을 수 있는 곳에 놓았다. 그런 뒤, 슬며시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BPZ-01. 다시 한번 말한다. 손 들어라.

그들은 노안의 움직임을 경계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정화 구역을 나가야 해. 여기서 싸우면 반드시 부상자가 나올 테고, 그러면 사태가 심각해질 거야.

노안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노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몬 지휘관이 실종됐어. 베테가 납치한 것 같아. 그러나 함부로 인원을 늘렸다간, 베테가 도망갈지도 몰라.

그럼, 무리한 부탁 하나만 할게.

부탁이라고 말했지만, 노안의 말투는 오히려 강요에 가까웠다.

포위망이 좁혀지는 순간, 노안은 갑자기 오른손을 지휘관의 어깨에 올린 뒤, 확 잡아당겼다.

그리고 모두가 예상치 못한 칼날이 한겨울의 차가움과 함께 지휘관의 목을 찔렀다.

오래된 보조 단검이 목 가까이에서 멈췄다. 간단한 움직임만으로도 동맥을 찢어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미안해.

노안은 고개를 숙인 뒤, 매우 작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아무 일 없을 거야.

목에 있는 칼날을 힐끗 봤다. 단검이 목에 놓여 있었지만, 노안이 슬쩍 손가락으로 칼날을 받쳐 목과 안전한 거리를 유지했다.

뭐 하는 거야?!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을 놔줘!

정말 배신자가 되고 싶은 거냐? 무기를 내려놓고 상황을 잘 설명해 준다면 정상 참작할 수 있어.

지휘관을 놔줄게. 대신 나에게 1시간의 시간을 줘.

그건 규칙 위반이야!

그럼, 나도 이렇게 할 수밖에.

노안은 "인질"을 데리고, 주위 동작을 경계하며 출구 쪽으로 물러났다.

다시 한번 경고한다!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해!

나도 다시 말하지만, 정말 급한 일이 있거든.

노안이 곧 번잡한 거리로 도망치려는 걸 본 맨 뒤에 있던 구조체가 작은 손짓을 보냈다.

둘러싸인 노안과 지휘관이 구조체의 미세한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순간 치명적인 위험이 노안과 지휘관을 급습했다.

지휘관!

칼을 내려놓을 시간도 없이 노안은 앞에 있는 사람을 감싸안고 대신 총알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 동작마저도 반 박자 늦었다. 총알이 노안의 왼손을 관통했지만, 손에 쥐고 있던 칼자루에 막혀 겨우 목숨을 건지는 데 성공했다.

지휘관의 목 역시 노안의 떨리는 손으로 인해 따끔거리는 고통을 느꼈다. 지휘관이 흘리는 피가 노안의 손바닥에 있는 순환액과 섞여 옷깃에 붉은 자국을 남겼다.

이건 단순한 "배신자" 검거 행동이 아니었다. 노안이 마지막 순간 돌아서지 않았더라면, 그 총알은 지휘관의 가슴을 관통했을 것이다.

보아하니 이들은 진짜 정화 부대가 아닌 것 같아. 나에게 지휘관을 놓으라고 한 것도 그냥 형식상으로 그랬던 거 같아.

여기가 정화 구역임을 고려했을 때,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레이 레이븐 소대 지휘관과 충돌하지 않을 거야.

노안은 품에 안은 사람을 놓아준 뒤, 무기를 들고 지휘관 앞에 섰다.

노안의 예상대로 포위망을 이루고 있던 구조체들이 빠르게 달려들었다.

인질을 해쳤어! 어서 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