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번외 기록 / ER00 유운경몽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R00-1 "막말"의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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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실을 바르게 하고, 올바른 길만 걷거라."

"삶에 인과응보가 동반할 것이고, 올바른 길에는 고난의 파도가 따르기 마련이다."

햇빛이 화창한 날, 평온하고 고요한 거리 골목에서 가끔씩 불협화음이 들려왔다.

???

퉤!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우라고! 오늘 누가 와도 소용없어.

말을 내뱉던 자는 가면을 씀에도 불구하고 "퉤"하는 소리와 함께 침을 내뱉어 얼룩덜룩한 기둥에 더러움을 더했다.

우리한테 돈만 조금 지급하면 식구가 둘밖에 없는 이 후진 도장을 지켜준다잖아! 이런 기회가 흔한 줄 알아? 야! 등불 들고도 찾기 어려워!

음... 등불 들고 찾을 생각 없는데요. 안 사요.

이 [삐——]야! 그냥 내가 뭐라고 하면 그게 맞는 거야.

당연하죠! 물론이죠! 그럼요! 우리 주마 형님의 말씀이 맞죠! 그러니깐 너... 너...

사리분별 똑바로 해!

여기는 저랑 선생님만으로 충분하니 돌아가세요. 마음만 받을게요.

쯧, 래복, 왕재야. 내 설명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나?

주마 형님, 그럴 리가요! 다른 가게에서는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순순히 돈을 냈습니다.

근데 이 계집애는 초면인 것 같네요. 아잉, 무서워라……

뭘 또 무섭기까지... 네가 그렇게 말하면 우리 힙합파 체면이 안 서잖아!!!

무... 무섭긴! 내가 설마 이 바닥 신입을 무서워할까?!

우와, 예리하신걸요. 자기소개하기도 전에 알아차렸네요~

이곳에 머문지 얼마 안 됐거든요, 아마도...

어라? 언제쯤이었지?

소녀는 대답을 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적막한 도장, 고풍스러운 거리, 저 멀리 옅은 안갯속에 둘러싸인 성벽... 그리고 저쪽 하늘에서 가끔씩 로봇이 윙윙거리는 소리가 전해왔다.

이 익숙한 풍경들은 오히려 일말의 위화감을 주었다.

하지만 보라색 모히칸 헤어스타일을 한 "주마 형님"은 소녀의 의혹을 눈치채지 못한 채 돌아서서 네모난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쳇, 어쩐지 이 바닥 룰을 전혀 모르는 눈치네.

이 동네에 살고 싶으면 먼저 우리 힙합파의 허락을 받아야 하거든.

마침 오늘 오빠들 기분이 나쁘지 않아서 말이지, 공식적으로 소개 한번 해주마~

말이 끝나기 바쁘게 래복과 왕재는 무릎을 살짝 굽히고 양손을 높이 들었다. 주마는 의자를 걷어차고 신속히 두 사람의 등을 먼저 밟고 또 손을 발판 삼아 힘껏 뛰어올랐다. 그리고 감이 잡히는 대로 대들보를 잡더니 공중에서 720도 회전을 4바퀴 보여주고 안전 착지했다.

주마는 포뢰를 등지고 양손을 모아 손가락을 교차시켜 자기의 머리를 뒤로 쓸어내린 다음에야 돌아서 포뢰를 가리켰다.

우리가 바로 힙합파다.

... ?

포뢰는 이해불가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러자 주마는 다시 한번 손으로 머리를 쓸어내리며 포뢰를 가리켰다.

우리가! 바로! 힙합파다!

……

……

그러니까 그게 도대체 무슨 파라는 거죠?

"힙합"파라니깐!

남산 요양원을 주먹으로 제압하고! 북쪽 유치원도 짓밟으며! 칠흑 같은 의지를 퍼뜨리고 불굴의 극한을 관철시킨다.

우리가 바로 이 거리의 최강이자! 가장 위대한 어둠의 제왕 "힙합"파다!

멋지십니다. 주마 형님!

바, 바로 그거예요!

머리 쓰기 귀찮아서 대충 지은 이름 같은데요?

바, 바로 그거예요!

응?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다들 무슨 얘기를 하고 있길래 이렇게 시끌벅적한 거죠?

선생님, 오셨어요!

선생님? 그럼 당신이 이 후진 도장의 사장이겠군.

다른 사람들처럼 떠나지 않고 이곳에 남아 소박하게 도장 관리를 맡았을 뿐입니다.

됐어. 당신이 누구가 됐든 간에 중요하지 않아.

오늘 돈 안 내놓으면 다들 무사하지 못할 거야!

저희는 항상 [인간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제1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선 화 푸시고 앉아서 천천히 이야기 나누시죠?

선생님은 네모난 의자 몇 개를 가져왔지만, 래복과 왕재가 또 의자를 걷어차버렸다.

의... 의자... 의자 따위는 필요 없어.

돈을 내놓으면 해결될 일이었는데, 그쪽 집안 계집애가 우리 주마 형님을 불쾌하게 만들었어. 정신적 피해 보상을 주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테다.

하지만...

이런 [삐——], 어떻게 하나같이 쓸데없는 소리만 하는 거야. 꼭 피를 봐야 사태 파악이 되나?

주마는 더 이상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선생님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려 했다.

하지만 그는 겉보기에는 평범한 선생님이 자신과의 부딪힘을 겪고도 제자리에서 꿈쩍 안 할 줄은 몰랐다.

흥.

그런 쪽으로 "베테랑"이라 그런지, 주마는 갑자기 앓은 소리를 내며 쇼 하듯이 팔을 휘젓더니 뒤로 넘어졌고, 도장의 마룻바닥에 누워 미꾸라지처럼 퍼득이며 미끄러져 나갔다.

주마 형님!!

이런! "잡수시오 할 때는 안 먹다가 처먹어라 할 때 먹는다"라는 말이 틀림없군! 감히 우리 힙합파를 건드려?

네? 제가요?

분명 혼자 넘어졌잖아요. 선생님은 움직이지도 않으셨어요!!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군.

오늘 이 후진 도장에서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우리 힙합파의 체면이 서겠어?!

이런 경우가 어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