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다차원 연출 / 재앙의 파도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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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

왜죠?

소녀의 눈동자는 의혹을 감추지 못한 채, 황야를 거닐고 있었다. 모래와 먼지로 덮인 땅에는 썩어가는 무덤들로 가득했다.

"도액자"라고 불리던 인간이 마지막 선택을 했다.

인간의 숨결은 이미 사라졌고, 그들이 만든 세계도 더 이상 존재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모든 것을 얻을 뻔했는데, 왜 마지막 순간에 포기한 거죠?

아무도 이런 "결말"을 바라지 않았을 거예요.

콜레도르는 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을 중얼거렸다.

결국, "저"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어요.

역시 "인간"은 연구할수록, 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인 거 같아요.

콜레도르는 이제 곧 멸망할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의 종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잠시 후, 콜레도르의 입가에 갑자기 미소가 번졌다.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이 여정에 의미가 없었다는 건 아니에요.

콜레도르는 치마를 살짝 들어 올리고, 눈을 감은 뒤 무릎을 꿇었다.

콜레도르는 수많은 무덤 앞에서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콜레도르

이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해 줘서 고마워요.

끝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움을 저에게 선사해 줘서 감사해요.

당신이 내린 모든 결정을 제 마음속에 깊이 새겨둘게요.

당신으로부터 얻은 모든 것을 잘 보관할게요. 아니, 잘 활용할게요.

행성의 거대한 파도 소리를 멈추기 위해, 생명이 더욱 찬란한 결정체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우리"와 "여러분"이 더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에요.

콜레도르는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공간을 넘어 그 인간에게 경의를 표했다.

콜레도르

아...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저"를 대신해, 당신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게 해주세요.

당신... 그리고 "여러분"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정말...

정말 멋졌습니다.

그 후...

바람이 불어와 소녀의 머리카락을 흩날리게 했고

소소한 찰나의 환상을 흩뜨리고 말았다.

……

…………

………………

이 구역 점검은 이제 끝났어요. 지휘관님.

남아 있는 퍼니싱 농도가 안전 임계치 아래로 떨어졌어요. 적조가 여기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맞아요. 하지만 침식체나 이합 생물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어요. 수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일단은 "안전"으로 표시해 두시죠.

나중에 다른 부대가 더 자세히 조사를 할 겁니다. 우린 선제적으로 살펴본 것뿐이니까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요... 리브가 버려진 건물에서 이것을 발견했어요. 어떤 스캐빈저의 물건인 거 같더군요.

지휘관은 리에게서 심하게 닳은 산악 가방을 건네받았다. 가방 안에는 빛바랜 표지의 노트 한 권, 잉크가 다 떨어진 만년필 그리고 곰팡이가 핀 붕대 몇 개만 남아 있었다.

근처의 생명 신호를 탐색해 봤지만, 안타깝게도... 이 가방의 주인은 오래전에 이미...

이름 모를 스캐빈저가 남긴 노트를 뒤적인 리는 리브가 말을 끝내지 않아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농도 적조 지역이었어요. 보통 인간의 생존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죠.

노트에 무슨 내용이 적혀 있었나요?

마지막 문장을 읽은 지휘관은 조용히 노트를 덮었다.

이야기요? 어떤 이야기인데요?

지휘관은 조심스럽게 노트를 제자리에 넣은 뒤, 누군가의 것이었던 가방을 메고, 소대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건 이 황량한 세계를 걸었던 평범한 사람이 마음대로 쓴 터무니 없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가 재미있지 않을 수 있어서, 사람들이 감상하거나 분석하거나 찬양할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을 다해 쓴 모든 이야기는 언젠가 자신만의 "독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

……

이렇게 되□, □□□의 소원이... 이□□질 수 있을□?

멀리서 아무도 듣지 못하는 희미한 잔향이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