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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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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이 뛰는 한, 영원히 너에게 '기억해 줘'라고 속삭일 거야."

의식이 아직 혼돈 상태에 빠져있었다. 모든 것은 꿈속에서 온 연결 요청으로 시작됐다.

루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충 설명하자면 그래. 이번 퍼니싱 폭주 사건으로 루나가 깊은 수면에 빠져버렸어.

이상하게도 루나가 우리와의 연결을 거부하고 있어.

지금 루나가 유일하게 받아들이는 건 너와의 연결뿐이야. 이 혼란을 잠재워줘.

루나를 위해서라도, 부탁할게.

[player name]...

난 계속 네가 오기만을 기다렸어.

그 순간 끝없는 심연으로 추락하는 것 같은 감각이 밀려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추락하는 느낌이 사라지고 멈췄던 감각들이 조금씩 돌아왔다.

혼돈이 걷히자, 주변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주위에는 건물 하나 없이 자연 그대로의 식물들만 가득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날카로운 가시로 뒤덮인 굵고 검은 넝쿨이 사방을 뒤덮고 있었고, 식물들은 무성했지만, 모든 것이 검고 어두워 보기만 해도 숨이 막혔다.

생명력 넘치는 풍경과 불길한 죽음의 기운이 이 땅에 공존하고 있었다.

습관적으로 장비를 점검하던 중, 갑자기 근처 수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오른손이 반사적으로 허리의 총집을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순간 급작스러운 변화가 일어났다. 검은 그림자가 수풀 사이에서 튀어나와 곧장 달려들었다.

숙련된 동작으로 총알을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검은 그림자의 울음소리와 총성이 거의 동시에 울렸다.

"휙! 펑!"

검은 그림자와 총알이 교차했지만, 아무런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다. 허공을 지나가듯 계속 앞으로 나아가다가 몸과 닿는 순간, 눈 부신 빛이 터져 나왔다.

방금 공격받은 부위를 더듬어보며 몸의 이상을 확인하는 동시에, 재빨리 총구를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온 방향으로 돌렸다.

질문이 끝나자, 숨어있던 그림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몸짓 하나하나에서 은근한 피로감이 묻어났다.

이렇게 무례한 방식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신중을 기했던 점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의 뜻을 인간 세계에 전하시는 사자님이시여. 무례를 범할 의도는 없었습니다만, 악마들이 워낙 교활하다 보니, 더 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제 나름의 방식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루시퍼가 손을 가볍게 흔들자, 조금 전 가슴팍에서 터져 나왔던 빛나는 입자들이 모여들더니, 그의 손으로 돌아갔다.

몸 상태를 확인해 보니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총은 여전히 들고 있었지만, 조금은 긴장을 풀었다.

저는 신의 대변자이자 교황의 존엄을 지닌 자입니다. 그저 루시퍼라 불러 주셔도 좋습니다.

많은 의문이 있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천천히 설명해 드리도록 하죠. 우린 동맹이잖아요.

당신께서는 신의 기운을 지니고 계십니다. 틀림없이 신께서 선택하신 구세주이시겠지요. 신의 뜻을 받들어 세상을 구원하실 분이니,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동맹이 아니겠습니까?

"루나", 방금 그 이름을 언급하셨죠. 바로 우리가 함께 찾아야 할 대상입니다.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루나에 대해 언급했던 걸 보면 적어도 그에게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루시퍼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제 능력 밖의 일입니다. 악마의 존재를 감지하려면 계시록과 "신의 마음"의 인도가 필요하지만, 전 그 힘을 사용할 권한이 없습니다.

오직 구세주만이 그 힘을 사용하실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신의 계시를 따라 이곳에서 당신을 찾아뵈었던 것입니다.

루시퍼가 말하는 "악마"는 분명 루나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자세한 정보는 나중에 더 캐내면 되겠지만, 지금은 그가 말한 두 물건이 신경 쓰였다.

루시퍼는 방금 말했던 두 물건을 꺼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책 한 권과 사과 하나였다.

구세주라 하시더라도 아직은 인간의 몸이시니, 험난한 구원의 길에 도움이 되도록 자비로우신 신께서 성물을 하사하신 것입니다.

계시록은 신탁을 나타내어 당신께 길을 보여줄 것이며, "신의 마음"은 당신과 악마를 연결해 그녀를 제어하고 개조하여, 최종적으로 구원에 이르게 할 것입니다.

사악한 영혼이 완전히 정화되는 그날... 세상의 모든 위험이 사라지고, 성결한 빛이 다시 세상에 돌아올 것입니다.

왜 이 의식 세계가 이런 설정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으로선 다른 선택지가 없어 보였다.

성숙을 상징하는 황금빛이 신의 마음을 완전히 덮을 때, 그때가 바로 당신과 그녀가 완전히 하나가 되어 떨어질 수 없는 순간이 되겠지요.

당신들의 영혼이 함께 만들어낸 이 사과가 바로 당신들의 공생하는 "심장"이 되는 것이죠.

그때가 되면 제가 신께서 내리신 성스러운 힘을 가져올 것입니다. 당신께선 신의 마음이 악마에게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이용해, 그녀의 영혼 본질을 바꾸어 악을 선으로 바꾸셔야 합니다.

지금으로선 신의 마음이 루나와 연결될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일단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루시퍼는 지금 루나와 대립하는 입장인 듯했다. 앞으로의 행동에 그가 개입한다면, 루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휘관은 먼저 의도를 떠보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아닙니다. 당신 혼자서 다녀와야 합니다.

아직 정화되지 않은 악마는 신을 극도로 경계합니다. 제가 같이 있으면 오히려 그녀의 신뢰를 얻기 힘들어질 겁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림자 속에서 지켜보면서, 필요할 때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어서 출발하시지요. 때가 되면 찾아가겠습니다.

이제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 "성물"을 이용해 루나를 찾는 것이었다.

루시퍼가 말한 대로 신의 마음을 통해 루나와의 연결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 뚜렷하진 않지만, 적어도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는 알 수 있었다.

그 희미한 감각을 따라 숲속 깊숙이 발걸음을 옮겼다. 처음과는 달리 나무들이 훨씬 더 우거져 있었고, 굵은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그늘이 짙게 드리워졌다. 원래도 부족했던 햇빛은 이제 거의 스며들지 못하고 있었다.

나무에 새겨진 익숙한 표식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신의 마음"은 조금 전에 받은 물건이라 전적으로 신뢰하기에는 리스크가 있었다. 그래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가는 길마다 표시를 해두었다.

하지만 이미 같은 표식을 세 번째 마주하고 있었다. 같은 장소를 최소 세 바퀴는 돈 셈이었다.

오랫동안 걸어온 탓에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였다. 이런 난처한 상황에서는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잠시 멈춰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더 현명해 보였다.

저 앞에 보이는 사과나무 아래가 휴식 장소로 제격이었다.

나무 그늘에 앉아 숨을 돌리고 나니 긴장도 조금 풀렸다. 하지만 머리 위 나뭇가지에 숨어 있는 그림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

후, 드디어 왔네.

누군가가 지휘관이 들을 수 없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곧이어 나무 위로 보랏빛 안개가 피어올랐다.

갑자기 머리 위로 뭔가가 떨어졌다. 지휘관은 욱신거리는 이마를 문지르며 통증을 달래보았다.

새빨간 사과 하나가 손 옆으로 데굴데굴 굴러왔다.

손을 뻗어 집으려는 순간, 장난기 많은 아이처럼 사과가 이리저리 도망 다니며 손을 절묘하게 피해 갔다.

한참을 지켜보다가 마침내 기회를 포착했다.

드디어 그 말썽쟁이 사과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사과 하나 잡았다고 그렇게 우쭐댈 일이야?

보랏빛 안갯속에서 한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사과를 다시 빼앗아 갔다. 그녀는 지휘관의 손 온기가 남아있는 사과를 손가락으로 굴리며 나무에 기대어 섰다.

이제서야 알아보다니, 서운하네.

왜 그래? 날 보고 놀란 거야? 아니면... 날 만나기 싫은 거야?

"루나"의 눈동자가 아래로 향했고, 그 속에서 불길한 붉은빛이 어렴풋이 비치고 있었다.

음... 제법 괜찮은 대답인데?

얼마나 날 그리워했던 건데?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잘 만큼? 아니면... 매일 밤 꿈에서라도 보고 싶었어?

"루나"의 표정이 순식간에 이상한 미소로 바뀌었다.

알았어, 인제 그만 놀릴게. 자, 본론으로 들어가자. 네 손에 있는 그 사과, 나한테 줘봐.

누가 그런 이상한 이름을 지은 거야... 뭐라 부르든 상관없어. 어쨌든 이리 줘.

다 거짓말이야. 넌 속은 거라고.

네 손에 든 사과에는 겨우 절반의 힘만 담겨 있어. 나머지 절반은 내가 가지고 있지.

"루나"는 말을 하며, 자기 손에 든 사과를 살짝 흔들었다.

황금색으로 변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어. 지금 이 둘을 합치기만 하면 엄청난 힘을 얻을 수 있다니까.

왜? 내 말을 못 믿겠어?

"루나"는 손에 든 사과를 들어 찬찬히 살펴보다가, 반질반질한 사과 표면을 따라 시선을 내렸다. 곧이어 지휘관과 눈을 마주쳤고, 그 순간 그녀의 눈동자에서 다시 한번 붉은빛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가진 이 사과를 네 거랑 바꾸고, 그다음에 둘을 합치면 되잖아. 이러면 의심도 풀리겠지?

소녀의 목소리는 마법이라도 깃든 듯, 파도처럼 의식 속으로 밀려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강렬한 시선에 사로잡혀 판단력이 점점 흐려져 갔다.

둘이 하나로 합쳐져야 온전한 심장이 되는 거야.

너와 나만의 "심장"이 되는 거지.

네가 바라는 건 뭐든 이뤄줄 수 있어... 이래도 망설일 거야?

눈앞의 "루나"가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지만, 정체 모를 힘에 사로잡힌 듯 머리도, 몸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표정 보니 이제야 뭔가 이상하단 걸 눈치챈 모양이네?

뭘 그렇게 긴장해? 널 해치진 않아.

왜냐하면... 넌 그녀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니까, 나도 "특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지・휘・관.

근데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그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네. 내가 끝까지 밀어붙이진 않을 거라 생각하나 보지?

소녀는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생각에 잠겼다.

이러면 "게임"이 재미 없어지는데 말이야.

그럼... 그녀 대신 네가 "벌"을 받아볼래?

소녀의 거만한 웃음소리와 함께 "신의 마음"이 그녀의 손에 넘어갔다.

진짜로 신경도 안 쓰네. 너희 둘을 이어주는 마지막 끈도 끊어버릴까 봐.

소녀가 말을 마치자, 기이한 보랏빛 안개가 신의 마음을 감싸며 압박하기 시작했다.

건방지군.

갑자기 나타난 또 다른 그림자가 "루나"의 행동을 제지했다. 새로 나타난 존재의 힘은 압도적이었고, "루나"는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순순히 물러났다. 그와 동시에 지휘관도 얽매여 있던 구속에서 풀려나 다시 자유를 되찾았다.

그 존재와 지휘관의 시선이 마주쳤다.

눈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행동과 말투로 보아 나중에 나타난 쪽이 진짜 루나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루나는 지휘관을 거의 쳐다보지도 않고 무시한 채, 다른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고 경고했을 텐데, 첼시아.

루나의 목소리에서 분노가 느껴졌지만, 첼시아라 불린 소녀는 전혀 겁먹지 않고 오히려 더 크게 웃었다.

뭘 그렇게 화내? 내가 이렇게 안 했으면, 네가 지금 여기 나타났겠어?

왜? 마음에 걸렸나 보네? 결국 못 참고...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첼시아는 루나의 두 번째 공격을 받았다.

흥, 성질하고는... 이게 다 널 위해서 그런 거잖아.

기억을 잃은 악마를 누가 곁에 두고 싶겠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루나는 화가 난 듯했지만, 첼시아의 말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지휘관은 재빨리 그들의 대화에서 핵심을 포착했다. 첼시아는 마치 계획대로 됐다는 듯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루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내 기억이 없어진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이 말을 듣자, 루나는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빛에는 의심이 가득했고, 무언가를 깊이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왠지 네가 낯설지 않더라고...

하지만 순식간에 루나의 표정은 다시 차갑게 변했다.

그렇다고 그게 무슨 근거가 되는 건 아니잖아. 익숙하다고 다 친구란 법은 없지. 적일 수도 있는 거고.

말해봐. 넌 나랑 무슨 사이야?

대답도 못 하는 거네?

아무런 근거도 없는데 어떻게 믿어? 첼시아랑 한통속일지도 모르잖아.

흐음, 그럴 리가. 이 사람은 네가 그토록 찾던 사과를 가지고 있잖아?

이건 네가 간절히 원하던 보물이야. 혼돈에서 벗어나게 해줄...

첼시아가 지휘관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둘 다 네가 원하는 거잖아? 그냥 빼앗아서 차지하면 되지, 뭐가 문제야?

날 너랑 동급으로 취급하지 마.

그렇게 고상한 척하다가는 영원히 이 곤경을 벗어날 수 없을 텐데?

첼시아

그 사과만 잘 익혀서 황금빛으로 만들면 잃어버린 기억이랑 힘을 되찾을 수 있어.

아니면, 그냥 썩어 들어가서 네 영혼이 완전히 무너져버리는 걸 보고만 있을 거야?

그래, 너도 마찬가지야. 이 사과는 네 소원도 이뤄줄 수 있어.

넌 그녀를 데려가고 싶은 거잖아?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첼시아.

말이 많으면 어때서? 너 혼자 힘으로는 절대 익은 사과를 얻을 수 없는데. 결국엔 이 사람이랑 손잡을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

너.

내 믿음을 사고 싶다면, 네 진심을 보여줘.

네가 어떤 목적으로 여기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황금 사과를 가지고 있는 걸 보니, 적어도 사과를 익히는 데 있어선 우리 목적이 같아 보이네.

그러니까... 일단 협력해 보는 건 어때?

지금의 루나는 이곳을 떠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과가 익고 나서, 그녀가 기억을 되찾게 되면 모든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응.

그 사과 잘 지키고 있어. 누가 훔쳐 갈지도 모르니까.

뭐야, 난 그런 거에 관심 없어.

적어도... 지금은.

내가 제일 신경 쓰이는 건 오직 너뿐이라고, 루나.

소녀는 날렵하게 조금 전 숨어있던 나무 위로 뛰어 올라가, 나뭇가지에 기대어 편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 가지 충고하자면 말이야. 그 사과가 익으려면 최소한 세 번째 연세는 지나야 해. 지금 조바심 내봤자 소용없어.

그러니까 이참에 서로 친해지는 게 어때? 그러다 보면 사과가 더 빨리 익을지도 모르잖아.

사과를 익히기 위해 너희가 꼭 해야 할 임무지.

네가 "신의 마음"이라고 부르는 이 사과, 이게 바로 너희 둘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거든.

네가 전에 말했던 "공생하는 심장"이 바로 이거야.

하루에도 아침, 낮, 저녁이 있고, 사람의 일생에도 청소년, 중년, 노년이 있잖아. "3"이라는 숫자는 언제나 특별하지.

3연세란 세 개의 세계를 말하는 거야. 사과는 성장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너희가 그 세계들에서 만들어내는 감정이나 영향력이 전부 이 사과를 익게 만드는 자양분이 되는 거라고.

하나의 세계를 지날 때마다 루나의 정신도 점점 맑아질 거야. 마지막에 사과가 완전히 익으면, 잃어버린 기억도 전부 돌아오게 되는 거고.

자, 설명은 이 정도로 하고. 이제 너희도 만났으니까... 슬슬 게임을 시작해 볼까?

첼시아가 한쪽에 놓여있던 책을 바라보자, 책이 저절로 펼쳐지면서 첫 페이지에 없던 글자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해줄게. 이건 너희의 "심장"이니까, 무엇으로 채울지, 어떤 모습이 될지는 전부 너희가 결정하는 거야.

욕망의 사과가 결국 익을지, 아니면 썩어버릴지...

우리... 함께 지켜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