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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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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맛

성공했어요. 지휘관님도 한번 해보실래요?

루시아는 갓 나온 팝콘을 한 움큼 쥐어 지휘관 앞으로 가져왔다.

입안에서 후추의 맛이 퍼지면서 옥수수 향과 어우러졌다. 전통적인 단맛과는 달랐지만, 맛은 좋은 편이었다.

지휘관의 인정을 받은 루시아는 다른 조합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많은 양의 조미료를 섞은 후, 바로 기계에 넣지 않고 맛을 본 뒤에 재량껏 투입했다.

그래도 불안한 조합이 있긴 하지만...

펑!!!

이번 통은 자연 말린 토마토 맛이 나게 만든 것으로, 새콤달콤한 맛을 적당히 느낄 수 있었다.

펑!!!

이번 통은 초콜릿 맛이었다. 설탕만 넣은 것보다는 단맛이 덜했고, 코코나 버터 향이 진하게 났다.

펑!!!

이번 통은 농축된 캡사이신 맛이...

펑!!!

……

이거면 될 것 같아요.

팝콘의 양을 확인한 루시아는 아직 시도하지 않은 조미료가 많이 남아있음에도 제작을 멈췄다.

돌아가는 길에 루시아가 유일하게 맛없는 캡사이신 팝콘을 씹는 모습을 보며, 지휘관은 마음속으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요리는 제 약점이기 때문이에요.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극복할 수 없는 결함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특히 남들 보기에 아주 흔한 것일지라도 말이다.

루시아가 손수 만든 팝콘을 감사 선물로 선택한 것도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힘든 일을 해내는 것이 그녀의 마음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일 것이었다.

그래도 지휘관님께서 제가 만든 팝콘을 좋아해 주셔서 기뻐요.

네, 임무가 없을 때, 많은 사람에게 물어봤어요.

리브, 크롬, 비앙카, 카레니나...

카레니나는 항상 루시아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루시아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떠들썩한 분위기가 가라앉자, 마음속에서 잔치가 끝났을 때와 비슷한 허전함이 느껴졌다.

다시 팝콘 한 조각을 집어서 입 안에 넣자, 초콜릿의 쓴맛과 부드러운 향이 입안에 퍼졌다.

계속해서 매콤한 팝콘을 하나씩 집어 먹는 루시아를 바라보면서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지휘관님?

……

네.

좋아요.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미래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