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흘러, 시장의 가판대 주인들이 하나둘씩 마감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장의 인파는 하나도 줄어들지 않았고, 사람들은 미리 준비한 선물을 주고 싶은 이에게 건네줬다.
이 선물은 오랫동안 흠모했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함께했던 우정을 영원히 표현하기 위한 것을 수도 있고...
아니면 단순히 평소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기 위한 것을 수도 있었다.
지휘관님, "밸런타인데이"에 커플 말고도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나요?
루시아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자신이 들었던 기념일 모습과 다르게 펼쳐진 눈앞의 광경 때문에 지휘관에게 되물었다.
이런 일은 평상시에도 할 수 있긴 하지만, 그냥 기념일을 핑계로 자신의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려는 거야.
루시아는 그 말을 듣고 다시 행복한 사람의 얼굴로 눈길을 돌렸다.
지휘관님과 모두에게 줄 선물을 아쉽게도 준비하지 못했어요.
그녀는 아쉬운 듯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선물은 직접...
……
알겠어요. 지휘관님, 시간이 얼마 없으니 서둘러야겠어요.
"펑!"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천둥 같은 소리가 뒤에서 울려 퍼졌다. 지휘관은 반사적으로 루시아를 끌고 엎드렸고, 루시아도 칼자루에 손을 올렸다.
달콤하고 고소한 향기가 등 뒤에서 전해졌다. 주변 사람들도 악의 없는 웃음을 터뜨렸다.
주위의 반응으로 볼 때, 그 폭발음의 원인은 폭동도 아니었고, 일반적인 불꽃놀이도 아닌...
일어나서 고개를 돌려보니 검은 원통이 보였다. 그 주위에는 기압계, 밸브 등의 장치가 있었고, 원통 안에는 황금빛의 부풀어 오른 옥수수 알갱이가 가득 차 있었다. 옥수수의 달콤한 냄새가 산들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지휘관은 전에도 이 장치를 눈여겨봤었지만, 팝콘을 만드는 도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팝콘 기계를 작동시키던 남자는 옆에 있던 가판대 주인에게 과자 몇 개를 주고 작은 팝콘 한 통을 가져갔다.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바로 저거예요.
팝콘 만드는 기계를 바라보는 루시아의 얼굴에는 해보고 싶다는 표정이 역력하였다.
지휘관님과 모두에게 줄 선물은 이걸로 정했어요.
구조체는 먹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음식과 물을 휴대하는 경우가 적었고, 다행히 지휘관이 출발하기 전에 비상식량을 조금 챙겨놨었다.
이번에는 지휘관님을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