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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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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하신년

무중력은 처음처럼 오래가지 않았고, 시야도 곧 회복됐다.

지휘관님, 깨어나셨어요?

루시아와 다른 대원들은 더 일찍 깨어나서, 지금 호호 옆에 둘러서 있었다. 리는 손에 기기를 들고 무언가를 점검하고 있었다.

저희가 깨어난 뒤로 호호가 움직이질 않아요. 그래서 리가 지금 호호를 점검하고 있어요.

에너지가 소진됐을 뿐, 현재까진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상황은 좀 더 점검해야 알 수 있습니다.

카무이

지휘관, 지휘관!

카무이의 큰 목소리가 휴게실의 문이 있음에도, 뚜렷이 들려왔다.

지휘관, 어떻게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다들 기다리고 있어. 나 혼자 기다리기 지루해져서, 몰래 너희들을 찾으러 온 거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요?

곧 다가올 거야!

언뜻 보니, 새벽 되기 전에 15분만 남았다.

괜찮아.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

카무이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15분 정도는 조금 힘들겠지만,

다들 힘을 내고 최선을 다하면 분명 따라잡을 수 있을 거야!

대장은 내가 너희들 찾아가려고 하는 걸 발견했고, 반드시 너희들을 데려오라고 당부했어!

지금부터라도 뛰면 시간에 맞출 수 있어!

말을 마친 카무이는 뛰어갈 자세를 취했다.

지휘관님, 우리도 빨리 출발하시죠.

몸을 돌려 멈춘 호호를 품에 안고서, 다른 사람들의 뒤를 따라갔다.

카무이를 따라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니, 원래 쿨톤이었던 식당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오색 전구가 천장에 걸린 채, 복이 넘친다는 뜻의 특별한 등롱은 한쪽에 걸려 있었다. 이 특별한 밤에, 따뜻한 공기는 가족의 단결, 희망, 기쁨의 감정으로 가득 차 새해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찍부터 이곳에는 많은 익숙한 모습이 모여 있었다.

야, 21호, 그 등롱에 뭘 계속 부딪치는 거야?

21호는 방금 '나방이 불 속으로 뛰어든다'라는 말을 배웠어. 지금은 나방을 흉내 내고 있어.

근데 그건 전기가 통하는 거잖아!

그래? 너도 설원에 생활해 본 적이 있었어?

네, 극지보다는 못하지만, 그곳의 설경도 아름다워요.

그들은 왜 아직도 오지 않냐고! 조금만 더 기다리고 안 오면, 난 그냥 갈 거야!

분명히 제일 먼저 온 건 너였어... 아... 졸려...

무슨 일이 생겼겠죠. 하지만 꼭 올 거예요.

왜 나까지...

당연히 아시모프님이 실험실에서 과로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죠!

아니, 드디어 왔구나. 다들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다니, 참 대단해.

손에 그거 신형 보조기 아니야? 내가 한 번 볼게.

아시모프님, 스리슬쩍 일하려고 하지 마세요!

지휘관님,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편으로는, 지구.

나나미, 거기서, 뭐해?

눈앞에서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소녀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로쿠하치는 옆에 있던 거대한 생체공학 곰을 쿡쿡 찔렀다.

너한테, 맡길게.

알겠어.

후...

나! 나! 미! 크앙!

와!!!

뭐야. 마틴이었구나. 곰인 줄 알았네.

나 곰이잖아...

나나미, 멍하니 있던데, 무슨 일 있어?

아니, 나나미는 그냥 하늘에 있는 친구랑 인사하고 있었을 뿐이야.

하늘에 있는, 친구?

그레이 레이븐, 말하는 거야?

그들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많이 있어!

왜 안 올라가는 거야? 그들에게 직접 선물도 줄 수 있잖아.

왜냐하면 로쿠하치랑 마틴이 있으니까, 어느 쪽이든 나나미는 포기하지 않을 거야!

나나미는 전부 다 원해!

맞다. 나나미가 필요한 물건 찾았어?

찾았어. 이거 괜찮은지 봐봐.

당연히 괜찮지!

나나미가 받은 것은 사람만 한 높이의 판지였다. 그녀는 판지를 들고 재료 더미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바쁘게 움직였다.

여기는 이렇게, 다시 이렇게 하고, 그다음엔 쾅쾅...

로쿠하치와 마틴은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조용히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하면, 완성!

로쿠하치, 마틴, 빨리 와서 나나미의... 왜 그렇게 멀리 숨어 있는 거야?

위험하니까.

이번엔 또 뭘 만든 거야?

흥흥, 나나미가 만든 슈퍼! 폭죽... 야야, 왜 더 멀리 가는 건데!

왜 이 폭탄... 아니, 폭죽을 만든 거야?

오늘은 새해를 맞이하는 날이니, 폭죽이 빠질 수 없잖아.

재료가 부족해서 아쉽게도, 하나만 만들 수 있어.

그럼 그렇게 크게 안 만들면 되잖아!

마틴은 나나미 옆의 '폭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건 나나미 키의 1.5배에 달하는 기둥 형태로, 지름은 마틴 둘을 합친 것보다 넓었다. 나나미가 어떻게 이 거대한 물건을 푹신한 진흙 바닥 위에 아무렇지도 않게 세워놨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마틴, 아직 잘 모르는구나.

나나미는 어른스러운 티를 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렇게 크지 않으면, 예술적이지 못해.

걱정 마. 나나미의 정밀한 계산을 거쳤으니, 위험하지 않을 거야.

좋아. 마틴, 네가 불 좀 붙여줘. 도화선이 너무 높아서 나나미는 닿지가 않아.

진짜...

입으로는 투덜거렸지만, 마틴은 숨어있던 바위 뒤에서 나와 나나미한테서 점화기를 건네받았다.

그냥 이렇게 불붙이기만 하면 되는 거지?

응.

이제 지금이야! 빨리 뛰어!

마틴이 반응하기도 전에, 나나미는 그의 발톱을 잡아당겨 마틴이 피했던 곳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위험하지 않다고 했잖아!

하하하하하하.

바위 뒤에 도착하자, 나나미는 손가락을 귀에 대고 폭죽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빤히 쳐다봤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귀청이 터질 것 같은 굉음은 들리지 않았다.

고장, 난 거 아냐?

하긴, 찾은 화약들이 얼마나 보관된 건지 모르니깐.

음...

나나미는 고개를 숙였다. 어둠 속에서 로쿠하치와 마틴은 나나미의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매우 실망한 것처럼 보였다.

나나미...

'슝~~~'

마틴이 이어서 하려던 말은 멀리서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 때문에 끊어졌다.

그 소리에 이끌려 나나미도 고개를 들었다.

'쾅!'

부드러운 빛이 소녀의 얼굴에 비쳤다.

저기는 보육 구역?

로쿠하치의 말이 끝나자, 서로의 뜻이 통한다는 듯, 저 멀리 다른 쪽에서 또 다른 불꽃이 작은 꼬리를 흔들며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쾅!'

주황색 꽃이 한 송이 피었다.

'슝~~~' '슝~~~' '슝~~~' '슝~~~'

'쾅!' '쾅!' '쾅!' '쾅!'

불꽃이 다른 방향, 다른 거리, 다른 곳에서 점점 더 많이 피어올랐다.

어떤 것은 밝게, 어떤 것은 오래, 어떤 것은 크게, 어떤 것은 소리가 우렁찼다. 밤하늘의 장막에 그리움이 모여, 하나의 새로운 천체 지도를 완성했다.

오색찬란한 빛이 끊임없이 나나미의 눈에 비치며, 그녀의 두 눈을 밝혔다.

지금 밤의 장막은 우주보다 깊고, 성운보다 현란하며, 대낮보다 밝았다.

앞길을 밝히는 빛, 추운 겨울을 몰아내는 불, 탁탁거리는 소리는 생명과 희망에 대한 찬가였다.

고대의 성이 봉화로 연락을 하듯, 아직 이 땅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이 특별한 날에 이런 방식으로 내일에 자신의 평화를 기원했다.

지나간 밤과 작별하고, 새로운 아침 햇살을 맞는다. 그래도 하늘이 여전히 어둡다면 스스로 밝혀라.

이런 마음가짐이 있기에, 어떤 좌절이 직면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새해 복 많이 받아...

아, 나나미 방금 뭐라고 했어? 너무 시끄러워서 잘 못 들었어. 그나저나 뭔가 타는 냄새 나지 않아?

뒤쪽에서 나는데.

?!

셋이 일제히 고개를 돌리자, 나나미가 만든 폭죽 상단의 주황색 점들이 빠르게 지나갔다.

!!

'쾅!'

오늘 밤 가장 큰 굉음이 그렇게 폭발했고, 마틴과 로쿠하치는 땅의 진동까지 느꼈다.

발톱으로 간신히 주위의 연기를 걷어낸 마틴은 자기 몸이 온통 종잇조각으로 뒤덮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물론, 로쿠하치와 나나미도 마찬가지였다. 그중 나나미가 좀 더 심했는데, 종잇조각이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꽂혀 있었고, 볼은 검게 물들어 있었다.

두 눈만 반짝이며 끔벅거렸다.

콜록 콜록, 나나미, 괜찮아? 그리고 방금 뭐라고 했어?

괜찮아. 방금은 나나미가 새해 복...

아니. 나나미 생각이 바뀌었어. 마틴이랑 로쿠하치랑 같이 새해 카운트다운을 할 거야.

왜, 그러는, 거야?

이건 새해 카운트다운이잖아.

당연히 같이해야 의미가 있지!

응, 여기서 제일 잘 어울리는 사람이 지휘관 같은데?

[player name]님의 말에도 일리가 있으니 그렇게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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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