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타격을 입은 서비스 로봇은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떨면서 품속의 새로운 음료를 지키고자 했다.
새로운 메뉴.... 맛봐 주... 세...
포기하지 않았지만 손상된 관절 때문에 다시 일어날 수 없었다.
[삐——]! 지긋지긋해!
카레니나가 눈썹을 찌푸리며 그녀의 재료 더미로 다시 돌아가 앉았다.
왜... 설문조사... 부탁... 개선해... 겠습...
로봇은 전력을 다해 품속의 음료를 건네왔다.
새로운 메뉴.... 맛봐 주... 세...
야! 미쳤어?
마음대로 해!!
카레니나는 뒤돌아 해변에 앉은 채 불꽃을 만들며 입을 다물었다.
제조법은 개량을 거쳤지만, 과거의 제조법의 영향으로 혀끝이 액체에 닿는 순간 시고 쓴 맛이 입안에 가득 찼다.
...평가를... 부탁...
...감사... 감사합니다...
새로운 제조법... 드디어... 인정을 받아... 다시... 개업을...
잡음투성인 로봇의 소리가 해변에서 반복적으로 울렸지만, 그에 답할 수 있는 동료들은 이미 작동을 멈춘 상태였다.
그리고...
눈 부신 빛이 하늘을 물들이면서 칠흑의 하늘에 찬란한 꽃이 피어났다.
뭐해? 이 고철 덩어리들이 개업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
어차피 불꽃 자료에 용도도 쓰여 있어서 훑어본 거뿐이야.
개업... 손님...
해변에 쓰러진 서비스 로봇이 열심히 팔을 들어 환영한다는 자세를 취했다.
같은 자세를 유지한 채 빛나는 불꽃 밑에서 영원히 작동을 멈췄다.
어느샌가 카레니나도 다가왔다. 두 사람은 해변에 나란히 선 채 밤하늘에 아름답게 피어오른 빛을 바라봤다.
그들이 말한 그 개업 말이야.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바닷바람이 해변을 스치면서 휘말린 모래가 그들을 뒤덮었다. 그건 마치... 한때 최선을 다해준 서비스를 배웅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