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노안·역려·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노안·역려·그중 하나

>

2:30 p.m.

노안은 평소처럼, 블랙 램 소대의 대기실에 30분 일찍 도착해서, 시몬 및 다른 두 명의 동료와 하는 정례 회의를 기다렸다.

공중 정원에 온 지 한 달이 다 돼 가면서, 이곳의 생활에 점점 익숙해졌다.

구조체가 되면서, 더 이상 날마다 잠잘 필요가 없어져서, 하루라는 시간이 조금은 길게 느껴졌다.

매일 고정된 훈련과 비정기적으로 하는 기체 검사 외에, 다른 일정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훈련실에 좀 더 있고 싶어서 있었을 뿐인데, 그걸 본 다른 사람들은 다가오지 않았다.

결국, 노안이 방을 독차지했고, 다른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몰려가게 됐다.

시몬 지휘관과 파르마 리더에게 이 문제에 관해 물어본 그 후...

당신 기체와 승격자에 관한 일은 누군가에게 누설되지 않는 한, 비밀로 유지해야 해요.

아무도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넌 "정상적인" 놈들과 어울리진 못할 거야.

왜죠?

다른 사람이 재편성한 블랙 램 소대를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

"검은 양 소대" 아니면 "해충"이라고 불러. 우리 셋은 각자만의 문제가 있어. 릴리안은 저렇게는 보여도....

파르마 리더!

흥, 다른 사람들의 친구가 되는 환상은 빨리 버리도록 해.

자신을 타이르는 것처럼 말한 그녀에게는 알아차리기 힘든 슬픔이 숨겨져 있었다.

그동안,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서둘러 수송기에 올라 지상으로 이동하는 모두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방금 돌아온 그레이 레이븐 소대도 쉴 새 없이, 다음 임무에 바로 투입됐다.

블랙 램 소대를 제외한 모두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시몬 지휘관에게 언제 임무에 투입되는지 물어볼 때마다, 지휘관은 항상 "아직 정비 기간이에요."라고 답했다.

도대체 언제쯤 최전선에 서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걸까?

아니면 지금, 이 상태에서 폐 끼치지 않는 게 도와주는 걸까?

…………

훈련실뿐만 아니라, 길을 걷을 때에도, 등 뒤의 시선 또는 수군거리는 게 느껴졌다.

노안은 그들이 악의를 가지지 않았고, 배척하는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런 지나친 예의는 막연한 소외감을 줬다.

노안은 이방인이자, 승격자와 지나치게 얽혀 있어서, 시도 때도 없이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줬다.

…………

이건 내 선택이 불러온 대가 중 하나야.

노안은 결코 이것 때문에, 어떠한 불평도 해서는 안 된다고, 조용히 자신을 타일렀다.

노안? 오늘도 당신이 제일 먼저 도착했네요.

네, 할 일이 없어서요.

훈련실 쪽은 여전히 그런가요?

네, 사람이 적을 때,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시몬은 고개를 숙이고는, 한참 동안 침묵했다.

방금 오는 길에 수석님을 만났어요.

이제 막 임무에서 돌아온 것 같은데, 바로 새로운 임무에 참여하게 될 것 같대요. 말하기론, 두어 달 후에, 더 위험한 대규모 임무가 한 번 더 있을 거라고 했어요.

노안은 말을 잇지 않고, 조용히 시몬의 말을 들었다.

시몬은 항상 그랬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를 때면,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블랙 램 소대의 과거 경험, 시몬의 태도, 노안의 최근 상황보다 안전한 공통 화제였기 때문이다.

이것으로 해서는 안 될 말을 누설하지도, 블랙 램 소대의 과거를 꺼내, 괴로운 추억에 빠지지도 않았다.

…………

하지만 오늘 시몬은 이 화제로 대화를 이어 나가지 않았다.

맞다. 바쁘지 않다면, 근처 광장에 가서 산책이나 하지 않을래요?

반년 전부터, 파오스 학원 외곽 온실을 대외 개방을 했어요. 그 안에는 귀중한 식물이 많이 재배되고 있고, 일부는 지상에서도 보기 어렵다고 해요.

그리고 K구역 쪽 도서관은...

지금은 사람들이 자료를 열람할 때, 도서관에 가지 않고, 다 단말기를 사용하니까요. 3년 전에 도서관을 커피숍과 하나로 개조했음에도, 가는 사람이 별로 없죠.

네, 한번 가볼게요.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음, 어떤 일 말이죠?

지휘관님과 그 수석님이요.

아무 일 없어요.

오늘은 왜 지휘관님 이야기를 이어서 하지 않으세요?

정말 예리하시군요.

제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기 때문에, 말을 꺼내지 않았어요.

시몬은 자신의 손가락을 매만지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오늘 수석님을 만났을 때, 왠지 수석님의 한계가 극에 다다랐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극에 다다랐나요?

제가 괜한 생각을 한 걸 거예요.

시몬은 다시 한번 그 말을 강조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제대로 휴식하지 못한 것 같았어요.

그 지휘관님은 방금 임무에서 돌아온 거 아닌가요?

맞아요. 분배된 임무를 확인해 봤는데, 그레이 레이븐 소대에 그렇게 많이 분배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공중 정원에 남아 있을 때도, 쉴 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어요.

혹시 수석님이 일부러 자신을 바쁘게 몰아세우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제가 괜한 생각을 했네요.

하지만 지휘관님이 이렇게 생각하는 덴, 분명 그런 이유가 있겠죠?

맞아요.

수석님은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졌었죠. 풀리아 삼림 공원 유적의 행동에서, 두개골 손상으로 거의 3개월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었어요.

네, 저도 그 일은 알고 있어요.

깨어났을 땐, 엉망이 된 사람들로 덮인 땅, 수많은 사망자 그리고 가장 든든한 동료들마저, 거의 빈사 상태가 됐었죠.

만약 저라면, 자신이 왜 그렇게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는지, 정말 원망스러웠을 거예요.

…………

최선을 다해 리브를 구한 뒤, 다시 혼수상태에 빠졌죠.

다시 깨어났을 땐, 많은 상황이 더 나빠졌어요. 배신자가 속출해서, 리브의 치료가 지연됐고, 리까지도...

소대를 재정비해서, 배신자를 추적하는 임무를 맡았었죠. 비앙카도 그레이 레이븐과 떨어져 있는 동안 중상을 입게 됐죠.

시몬은 고개를 떨구고는, 한숨을 쉬었다.

당신을 데려온 건, 최근 소식 중에서 몇 안 되는 좋은 소식 중 하나예요.

그 후부터, 수석님은 계속 필사적으로 바쁘게 움직였어요.

걱정되신다면, 직접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아니에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지휘관님은 모두의 모범이자, 영웅이고, 지나친 걱정은 불신과 같이 부담만 더 키울 뿐이에요.

…………

"하지만 영웅도 인간이기에, 상처를 입어도 울고 싶을 때가 있을 거예요."라고 노안은 생각했지만, 이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는 시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에 대해서는 더욱이 알지 못했다. 그 "수석님"은 자신에게 있어 단지 우연히 알게 된 나그네에 지나지 않았고, 전자의 신뢰에 의문을 제기할 자격도, 후자의 강인함을 걱정할 자격도 없었다.

방금 말한 일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래요?

제가 임시 직원으로 그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신청을 도와줄 수 있어요. 이렇게 하면 조금의 보수도 받을 수 있어서, 당신이 좋아하는 물건을 살 수도 있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것보다는 좋을 거예요.

온실과 도서관에 가는 거요? 좋아요. 감사해요.

별말씀을요. 제가 도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 중의 하나예요. 그래도 당신 같은 성격의 사람은 사람들 속에 남아 있는 게 더 즐거울 거예요.

지휘관님은 이미 제게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아니에요. 당신이 차징 팔콘 소대 혹은 한산하지 않은 곳에 배치됐다면, 지금 같이...

전 이곳에 있는 게 좋아요.

제가 어떤 신분이든, 어딜 간다고 하더라도,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요.

어디를 가도, 지휘관님처럼 저와 대화하길 원하는 사람과 파르마 리더처럼 계속 경계하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노안은 시몬도 자신을 감시하는 임무를 받았다는 걸 어느 정도 눈치챘다. 하지만 노안은 모른척했다.

제가 지휘관님이 말한 그 소대에 갔다고 해도, 이런 상황이 올 수 있겠죠.

여러분은 저에 대해서 알아가고, 믿음을 쌓을 시간이 필요해요. 그리고 저도 이곳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죠. 공평한 거 같아요.

공평 말인가요?

맞아요. 그래서 전 이곳에 있는 게 좋아요.

…………

시몬은 안경을 벗고 콧등을 만졌다. 두 사람은 그렇게 조용히 있었고, 약속 시간에서 2분이 지나고서야, 문 앞에서 다른 두 사람의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왜 또 당신들이 먼저 도착한 건가요? 매일 그렇게 할 일이 없어요?

맞아요. 당신이 맞췄네요.

칭찬하는 거 아니야. 욕을 먹었으면, 표정을 좀 일그러뜨려 봐. 아무 말이나 다 받아주는 척하면서 징그럽게 웃지 말라고.

오늘 지각한 이유는 또 뭔가요?

모르셔도 돼요.

파르마, 어제 우리가 상의할 때, 당신은 가장 기본적인 협력을 약속했고, 전 당신이 제시한 조건에 동의했어요.

…………

시뮬레이션에서 전투할 때, 좋은 상대를 만났어요.

릴리안은요?

전 밖에서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을 만나서 조금 늦었어요.

수석님 말인가요?

네. 그 지휘관님은 자신이 오려고 했는데, 일이 생기는 바람에, 저보고 이걸 당신에게 전해달라고 했어요.

릴리안이 위장약 한 병을 건네줬다. 그것은 시몬이 평소에 먹던 약과 같은 거였다.

약, 거의 다 드셨죠?

시몬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약병을 받았다.

그 녀석도 할 일이 없나 보네요. 당신 약 받아줄 시간이 있다니.

그 말을 듣자, 시몬은 눈살을 찌푸렸다.

수석님은 최근 들어 매우 바쁠 거예요.

말하기론 생명의 별에서 리브의 병문안을 갔을 때, 겸사겸사 가져온 것이라고 했어요.

그런가요? 너무 무리하지 않은 거면 좋겠네요.

그는 묵묵히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