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아리사·에코·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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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사·에코·그중 여섯

아리사

언니. 저 별 봐요. 정말 밝아요.

세실리

쉿. 조용히 좀 해. 내가 함 봐볼게.

저 별은 아마 주벤에샤마리인 거 같아. 가끔 녹색으로 보인다고 하더라고. 음... 그렇게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거 같은데?

아리사

녹색이요? 제가 좀 더 자세히 볼게요. 와! 저기요. 별이 날아가요!

세실리

유성?

아리사가 뒤돌아보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 세실리 언니가 책에서 본 성모 마리아처럼 경건하게 기도하고 있었다.

아리사

언니?

세실리

전설에서 유성은 사람들의 소원을 실어 나른다고 해. 그래서 우연히 보게 되면 한번 소원을 빌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

어차피 거짓된 현실 앞에선 아무리 비현실적인 소원이라도 위안이 될 수 있었다.

정말 운명이 듣고 있다면, 아리사라는 아이가 더 이상 허상에 속아 믿음을 잃지 않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리사

저도 해볼게요! 근데... 유성이 벌써 사라졌어요. 힝...

세실리

어? 그럼... 다음에 언니가 별똥별을 보면 바로 아리사에게 알려줄게!

아리사

하지만 그렇게 되면 소원이 이루어지는 게 늦어지잖아요.

세실리

그럼, 네 소원을 말해줄래? 어쩌면 언니가 미리 이뤄줄 수도 있잖아.

아리사

그럼, 저는 언니, 아버지 그리고 모두와 함께 여기서 영원히 살고 싶어요. 정말로 영원히요!

그때 언니의 표정은 어땠을까? 기억이 나질 않았다.

미안했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 장소가 감춘 모든 것을 알게 됐으니 말이다.

적어도 지금은 정말로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에코

언니?

음.

아침 햇살은 그렇게 눈부시지 않았다. 그리고 구조체에게는 어둠에서 밝음으로의 전환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에코는 눈을 뜨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잠시만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요?

정말 죄송해요. 어떻게 지휘관님보다 더 오래 휴면 상태로 있을 수 있죠!

그, 그리고 지휘관님께서는 어떻게 제가 제대로 정리하기도 전에 이렇게 가까이 계실 수 있나요!

에코는 괴로워하며 머리와 코팅을 정리했다. 하지만 지휘관의 눈에는 어떠한 흐트러진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럴 리가요! 자고 일어나면 당연히 정리해야죠. 이건 예의예요! 지휘관님도요. 옆머리가 섰어요!

지휘관은 에코를 흉내 내며,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냈다. 그리고 그녀에게 "임무 완료"라는 표정을 지었다.

……

무언가를 참으려고 애를 쓰고 있는 에코는 결국 포기하고 지휘관에게 다가갔다.

콜록. 실례할게요. 지휘관님. 제가 도와드리죠.

이제 훨씬 나아졌네요. 아. 여기도요.

에코는 부드럽게 손을 뻗어 지휘관의 옆쪽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어젯밤은 어쩌다... 잠들어버렸네요. 제 실수예요.

처음엔 시와 관련된 어휘를 토론했다. 그러다 책 이야기로 넘어갔고, 그다음엔 좀 독특하고 이색적인 이야기로 바뀌었다. 그러다 결국 에코가 먼저 잠들어 버렸다.

임무... 시간이 촉박한 거 아닌가요?

모든 물건을 정리한 에코는 모닥불의 잔해를 처리한 뒤, 다시 출발할 준비를 마쳤다.

의자에서 진동이 천천히 느껴졌다. 그러자 수송기는 눈 깜짝할 사이 공중에서 안정적으로 비행하고 있었다.

이는 이번 "감독"의 여정이 곧 마무리될 것임을 의미했다.

그 전에... 아직 시간이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

단말기를 켜고, 마음속으로 수없이 검토한 내용을 편집하기 시작했다. 에코와 토론한 덕분에 글 쓰는 것이 훨씬 수월하게 진행됐다.

글 쓰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 지 알 수도 없었다. 수송기 하강으로 발생한 무중력감은 목표지점에 도착했음을 알려줬다.

안전벨트를 푼 지휘관은 빠르게 자리를 에코의 옆으로 옮겼다. 그리고 접은 종이 한 장을 에코에게 건넸다.

종이를 조심스럽게 펼친 에코는 천천히 글을 읽기 시작했다.

이것 때문에 바쁘셨던 거군요. 전 지휘관님께서 단말기로 일 처리하는 줄로만 알았어요.

걸음마 단계의 수준이긴 하지만, 그녀가 이 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샛별이 지나가며, 희망의 불빛을 뿌리네.

내일로... 향하는...

글 내용을 중얼거리며 되풀이한 에코는 무언가를 멍하니 생각하는 듯했다.

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휘관님의 글쓰기는 아직 덜 성숙한 느낌이 들어요. 물론, 저도 제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감정 표현의 관점에서 본다면... 전 정말 마음에 들어요!

지휘관님께서 표현하시고자 하는 감정과 가치관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고, 저도 그것들에 공감해요.

아... 아니요. 지휘관님께서 쓰신 부분 중 일부는 제가 기대하면서 꿈꾸는 미래이기도 해요.

다시 한번 그 종이를 읽어본 에코는 신중하게 접어서 노트의 딱딱한 커버 사이에 끼웠다.

이건... 저에게 소중한 거라, 잘 보관할 거예요.

가치 있는 모든 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아요. 시도 그렇고, 임무도 그렇고, 우리... 의 꿈꾸는 미래도 마찬가지예요.

어쨌든 지휘관님께서 관심이 생기셨다면, 금방 훌륭한 작품을 쓰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대화하는 동안 짙은 색 육지에 조금씩 가까워진 수송기가 안정적으로 착륙했다. 그러자 엔진의 낮은 윙윙거리는 소리도 멈췄다.

이제 작별이네요. 지휘관님.

공중 정원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규정을 어기게 되는 거 아닌가요?

평범한 구조체라면 그렇게 엄격하게 대할 필요는 없었다.

공중 정원... 거기에 남을 거라고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지휘관님께서 거기 계신다면, 공중 정원도 나쁘지 않은 곳이 될 것 같네요.

에코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의 머리카락이 수송기 문으로 들어오는 빛에 비쳤다. 그 모습이 신성한 사명을 가진 사도처럼 보였다.

그럼, 구조체 에코. 명령에 따라 임무 지점에 도착했습니다. 가치 있는 정보를 발견하면, 즉시 협약 규칙에 따라 관련 인물에게 연락합니다.

구조체 에코가 몸을 돌려 황야를 향해 걸어갔다. 그녀는 자신이 나아감에 있어서 피하지 못하고 짊어져야 할 것들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자기 뒤에는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인간이 있다는 것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날을 위해서라면 그들은 아낌없이 노력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