β20 추출물, 두 스푼...
그러고 보니, 두 스푼으로 잔이 다 차버렸네.
괜찮아. 아직 다른 걸 넣지 않아서 따라내고 사용할 수 있어.
지휘관과 녹티스는 이른 아침부터 야채 볶음에 왔다.
사장을 기다리는 동안, 녹티스가 자신이 연구한 음식을 하나 더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휘관도 개선한 레시피대로 음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조리하는 과정에서 녹티스가 한번 시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
아, 내 감자전!
녹티스는 바람처럼 문발을 지나갔고, 곧이어 주방에서 냄비와 그릇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녹티스가 자기 작품을 들고 카운터에 나타났다.
코끝을 자극하는 그윽한 향기가 이제까지 아무렇게나 먹었던 아침 식사를 잊게 했다.
지휘관. 이거 한번 먹어봐.
지휘관의 음료도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
해당 추출물을 넣고 충분히 젓자, 변경된 레시피를 통해 만든 "야채 폭풍"이라는 음료가 완성됐다.
건배.
가볍게 울리는 소리와 함께, 두 개의 작은 잔이 공중에서 부딪혔다.
이른 아침부터 술이야.
눈을 비빈 사장이 야채 볶음의 문을 열었다. 평소 같으면, 이 시간 가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사장은 먼저 손가락으로 테이블이 깨끗한지 확인했다.
그리고 천장을 바라봤다. 며칠 전 큰 싸움의 여파로 손상된 샹들리에는 새로운 램프로 교체했다.
어제 지휘관과 쇼핑할 때 새로 샀어. 그런데 기존 색을 찾지 못해서 비슷한 걸로 샀어.
원래 그거 아직 쓸만했잖아?
식스가 그걸 보고 있으면 기분이 안 좋대. 작은 조각 하나가 떨어져서 자신의 호화로운 저녁 식사를 망칠 것 같다나 뭐라나.
간단히 반응한 사장은 더 이상 상관하지 않았고, 카운터 쪽으로 돌아서서 초대형 감자전과 야채 폭풍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고개를 끄덕인 사장은 녹티스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불 속에서 밤을 꺼내듯 능숙한 솜씨로 녹티스 앞에 있던 감자전 하나를 낚아채 입에 넣었다. 그런 뒤 음료도 가로채려고 했다.
그건 지휘관이 따로 만들어 준 거야. 마시고 싶으면 저기 더 있으니까, 직접 따라 마셔.
사장은 웬일인지 녹티스와 말다툼을 하지 않았고, 순순히 잔을 들고 반 정도를 따랐다.
맛있게 잘 만들었네.
내가 2주 동안 고생했는데, 당연한 거지.
맞다. α40 추출물을 사용해 보라고 제안한 사람 찾으러 가겠다고 지휘관한테 얘기했었지.
그 녀석은 정말 운 좋은 줄 알아야 해.
그렇게 말한 녹티스는 감자전 한 입 베어 물었고, 이어서 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음... 레시피 좀 적어줄래?
사장이 이 말을 하자, 녹티스와 지휘관은 눈을 마주쳤다. 두 사람의 눈빛엔 믿기 어렵다는 놀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도 상관없어. 그런데 사장, 이런 거에 상당히 까다롭다고 하지 않았어?
그렇다는 건 내가 이미 최고급 요리사의 수준에 도달했다는 건가?
앞서가지 마. 넌 기회가 된다면 더 배워야 해. 하지만 이 요리는 정말 흥미롭군.
뭐라고 불러 줄까?
슈퍼 감자전!!
그런 이름은 절대로 내 메뉴판에 올라갈 수 없어.
"[player name]와 녹티스"는 어때? 세트로 묶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 그렇게 하면, 감성적인 부분도 더 얻을 수 있을 거야.
사장의 진짜 목적은 그거 아니야?
세부 사항을 확인한 사장은 요리의 요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일어나서 그것들을 이전에 쓴 노트와 함께 잠금장치가 있는 수납장에 넣었다.
문밖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식재료를 운반하는 인원들이 자리를 잡은 모양이었다.
"이후의 시간은 너희들에게 맡길게."라고 말한 사장은 돌아서서 문밖으로 걸어갔다.
아침 햇살이 창문을 통해 스며들어 식탁 위로 비쳤다.
산들바람이 가게 안으로 신선한 풀 내음을 가지고 오자, 풍경도 딸랑거리며 울렸다. 펜을 집어 펄럭이는 종이 위에 가볍게 올려놨다.
지휘관과 녹티스는 함께 가게 안을 둘러봤다. 처음 도착했을 때와 비교하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문의 경첩 부분은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했는데, 색상이 맞지 않자 녹티스가 그 부분에 그림을 한가득 그려놨다.
그리고 구룡 상점에서 구입한 길조 고양이도 가게 스타일과 맞지 않자, 녹티스가 상어로 개조해 버린 뒤, 카운터 위에 멋지게 세워놨다.
녹티스가 문밖으로 나가려던 찰나, 지휘관이 앞치마를 벗는 행동을 하자, 자신도 같은 동작을 하기 시작했다.
녹티스는 앞치마를 손에 꼭 쥐며, 아쉬운 듯한 모습을 보였다. 처음 왔을 때 퇴근하자마자 아무렇게나 앞치마를 내팽개쳤던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야채 볶음이라고 인화된 앞치마를 만지작거린 녹티스는 다소 서툴게 앞치마를 접은 뒤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 몇 주 동안, 꿈을 꾼 것 같아.
임무도, 적도, 갑작스러운 연락도 없었어. 관리해야 할 장비도 없어서 무기를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었어.
매일 지휘관하고 같이, 주문받고, 음식 만들고, 수다 떨고...
잠시 침묵한 녹티스는 적절한 단어를 고민하는 듯했다. 결국 익숙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나쁘지 않았어. 정말 행복했어!
너무 행복해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야.
지휘관. 퍼니싱이 모두 없어지고 나면, 우리가 평생 이런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거로 생각해?
그럼, "[player name]과 녹티스"로 큰돈을 벌어서 프랜차이즈 열자. 그래서 지휘관이 사장을 맡고, 사장한테는 카운터 맡기자.
그때가 되면, 모든 보육 구역에 우리 가게가 생길 거야. 그리고 공중 정원의 상업 지구에도 말이야.
녹티스는 꿈을 꾸는 듯 미래에 대해 말했다. 그의 상상 속 세계는 더 이상 전쟁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곳이었다.
그때가 되면, 지휘관도 이 군복을 벗을 수 있겠지.
코를 만진 녹티스가 지휘관의 시선을 피했다.
지휘관이 여기서 잘 지내는 것 같았어.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되고, 위험한 일을 책임질 필요도 없었으니까.
니콜라 사령관한테 한 번 말해볼까...
머리를 긁적인 녹티스는 자신이 한 말의 뒷부분이 다소 비현실적임을 인식했다.
에이, 지휘관이 그 얘길 식스한테만 했어도 좋았을 텐데. 어차피 그 녀석도 우릴 몇 번이나 고생하게 했으니, 보답을 해줘야 하지 않겠어?
녹티스는 조금씩 상황을 깨닫기 시작한 듯했다. 정화 구역이 생겼다고 해서 앞으로의 전투가 훨씬 더 수월해질 거라는 뜻이 아니었다.
응. 알아.
좋아! 그 일은 이 몸에게 맡기라고!
먼지떨이를 집어 들고, 깨끗하게 청소된 카운터를 훑은 다음, 구룡 상인에게서 산 선물을 진열대 위에 올려놓았다.
접은 앞치마를 보관함에 넣으면서, 그와 함께 떠오르는 생각과 아쉬움도 모두 함께 넣었다.
마지막으로 아침 햇살에 물든 야채 볶음을 녹티스와 함께 바라보며, 그 큰 문을 열었다.
수송 인원이 오가면서 거리 위의 사람들도 조금씩 많아져 갔다.
정화 구역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고, 사람들도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은 평화로운 하루가 될 수 있을까? 어떤 소란이 일어날까? 또 누가 어디에서 테이블 위에 이야깃거리를 남길까?
이제 가는 거냐? 몸조심해라.
어이. 사장. 말하는 걸 깜빡했었네. 그릇들은 사장한테 맡길게.
야채 볶음은 언제나 환영한다. [player name]. 녹티스는 됐다.
헤헤. 사장이 그렇게 말해도 난 카운터 자리를 사장한테 줄 거야.
??
물어보지 않는 게 좋겠군.
그냥 알아둬. 무슨 일이 일어나든, 어떤 결말을 맞이하든, 야채 볶음이 계속 존재한다면, 너희들의 앞치마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거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게 거창해 보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너희들이 무사했으면 좋겠군.
걱정하지 마. 지휘관은 이 몸이 책임질 거니까.
모든 일이 끝나면, 꼭 다시 돌아올게.
네. 꼭 돌아올게요.
그때가 되면,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이나 케르베로스이 대원이 아닌,
일반인 상태의 [player name]와 녹티스만이 있을 것이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지휘관님, 케르베로스 소대의 녹티스. 사령부의 정기 통신이에요. 예정대로 3시간 이내에 14번 비행기 계류장으로 이동하신 후 대기해 주시기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