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Affection / 베라·괴려·그중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베라·괴려·그중 하나

>

PM 15:20 지휘부 센터 빌딩 F6 군수 창고

??

...혈청 세 박스, 주사기, 생물형 여과기...

눈앞에 한 직원이 안경을 짚으며 아이템 목록을 읽고 있다.

??

그러고 보니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이죠? 오늘은 왜 그쪽이 직접 온 거죠?

지휘관님, 정말 죄송한데...

매주 목요일 오후는 군수 창고에서 물자를 수령해야 하는데, 생명의 별 쪽에서 문제가 좀 생겨서 제가 도우러 가야 해요...

군수 창고의 책임자는 에일즈라고 해요. 말이 잘 통하는 선배님이죠!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평소에는 제가 직접 물품을 가지러 가지만, 지휘관님이 목록만 건네주면 그가 대신 챙겨줄 거예요.

그러니까 부탁드려요! 지휘관님!

아, 그런가요... 음... 전선에서 실종된 그 파견 소대죠? 아침에도 워커 일행이 그에 대해 얘기하더라고요...

정말 힘드네요. 요즘 전쟁이 끊이지 않아서... 후우, 이 시약은 이 칸에 없네요. 잠시 기다려주세요.

이때 문뜩 구석에서 한 붉은 인영이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는 게 보였다.

그 여자는 무언가 성가신 일이라도 있는지 눈썹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낯선 남자는 흥분한 듯 과하게 손짓을 하고 있지만, 여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를 유지했다.

그리고 여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몰라도 남자가 낙담하면서 사방을 둘러봤다.

지휘관님,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 제가 얼마나 찾았는데요!

뒤에서 직원의 소리가 들려오자 바로 정신을 차렸다.

여기, 잘 챙기세요. 한 번 확인해보세요.

상자를 건네받자 에일즈는 다른 일을 하러 갔다. 제 발 저리는 듯 그 구석을 다시 바라봤지만, 실루엣은 이미 어딘가로 사라졌다.

??

누굴 찾아?

왜 그렇게 두리번거려? 설마 날 찾고 있던 건 아니겠지?

솔직하네.

하지만 너에게 맞춰줄 기분이 아니야. 굳이 내가 필요하다면 다음을 기약하도록 해. 몇 초 정도라면 생각해보고.

쯧, 마음과 다른 말을 내뱉네.

난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은 싫어.

베라는 팔짱을 끼고 있었는데, 가슴에는 전에 보지 못한 의료팩이 걸려 있었다. 시선을 알아차린 베라는 양손을 허리에 짚으며 흥미롭다는 듯 쳐다봤다.

뭘 보고 있어?

아니... 이렇게 말해야 하나? 본 게 마음에 들어?

그렇게 여성 구조체의 몸을 빤히 보다니, 죽고 싶어?

어서 사과해.

뭐, 그럼 받아줄게.

받아줄게.

그런데 내가 방금 뭐 하고 있었는지 궁금한 거야?

왜 그렇게 빤히 쳐다보는 거야?

...그런 거였어? "나" 자체에 흥미가 있다는 거지?

풋, 어리석네. 하지만...

알고 싶다면...

베라가 이쪽으로 살짝 다가서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이리 와봐. 내가 몰래 알려줄게.

진지하게 다가갔지만 머리를 맞고 고통만 퍼졌다.

베라가 사양하지 않고 손가락을 들어 또 다시 쳤다. 그 힘은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였는데, 전장에서 마음대로 날뛰는 여자다웠다.

멍청한 놈!

베라가 비웃으면서 팔짱을 꼈다.

이제 나한테 신경 꺼. 알았어?

칭찬 고마워. 그럼 이제 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