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콜라보 / 슬픈 환상의 노래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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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 May C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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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이 야마토를 휘둘러 거울의 악마를 관통하자, 토마스가 악마의 몸에서 분리되며 멀리 날아가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알파의 검이 번개와 함께 거울의 악마를 다시 한번 강타했다.

거듭되는 공격에도 거울의 악마는 퍼니싱의 힘을 빌려 끊임없이 재생했다.

연이은 패배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쓰러져 있는 토마스만 계속 노려보고 있는 악마였다.

왜 내게 복종하지 않는 거지?!

퍼니싱의 힘도, 악마의 힘도… 전부 내 손안에 있어!

이 힘과 너의 연구만 있으면, 우린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다고!

함께 왕관을 쓰고, 마계의 왕이 될 수 있는 기회야!

인간계? 그딴 건 시작일 뿐이지. 더 많은 세계를 정복할 수 있어!

아주 작은 대가만 치르면 돼——그 여자애!!

심지어 네 혈육도 아니잖아. 집념이 만들어 낸 환상일 뿐이라고!

대체 왜!

토마스는 아무 말 없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지휘관 뒤에 서 있는 여자아이를 흐릿한 눈동자로 바라봤다.

아빠...

아까부터 계속 쓸데없는 소리만 지껄이네.

단테의 눈에선 지금껏 본 적 없는 진한 분노가 피어올랐다.

궁금한 게 뭐가 그리 많아.

부모가 아이를 지키는 건 당연한거야!

에보니 & 아이보리에서 분노가 담긴 총알이 발사되며, 거울의 악마를 뒤로 밀쳐냈다.

버질!!

버질은 그림자처럼 유연한 움직임으로 거울의 악마 뒤를 파고들었다. 야마토를 칼집에 집어넣는 순간, 허공에 차원의 검격이 번뜩이고, 거울의 악마 몸에서 피가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

알파는 무표정한 버질의 표정 아래에 숨겨진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거울의 악마가 힘없이 무너지고, 탑 위엔 잠시 적막이 흘렀다.

아니요. 아직이에요.

그때, 공중에 붉은 퍼니싱이 몰려들더니, 뭔가의 부름을 받은 듯 쓰러져있는 거울의 악마를 항해 흘러가 상처를 치유했다.

너희들은 날 죽이지 못해.

거울의 다른 반쪽이 있는 한 내 의식은 사라지지 않고, 육체는 퍼니싱의 힘으로 재생되지. 지금의 나는 악마이자 대행자다!

스파다의 아들이라고 해서 날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난 불사의 몸이야!!

그럼, 두 번 다시 못 일어나게 해줄게.

알파의 왼손에서 번뜩이는 붉은빛이 거울의 악마를 향해 뻗어나갔다. 하지만 퍼니싱은 여전히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안 돼, 내 힘으로는 부족해.

상황은 다시 교착 상태로 빠져들었다.

성가신 벌레 놈이군…

안 돼...

바로 그때, 오랫동안 침묵하던 여자아이가 지휘관 뒤에서 걸어 나왔다.

리카는 고개를 돌려, 지휘관을 바라보았다.

말리지 마세요.

리카의 눈동자엔 확고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그 누구도, 그녀의 결단을 막을 수 없었다.

리카는 앞으로 걸어가, 단테와 버질을 지나쳐, 쓰러져 있는 토마스 앞에 섰다.

토마스는 그제서야 딸의 의도를 눈치채고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리카... 아, 안돼!

아빠, 이제 모든 기억이 돌아왔어요.

바벨탑을 떠날 때, 아빠가 말했잖아요.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희망을 잃지 말라고.

전 그 아름다움을… 보고 왔어요.

정말 멋진 언니도 만났고, 말수는 적지만 믿음직한 아저씨도 만났어요.

...

그리고 마을에서 저를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할머니도 알게 됐어요.

집안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었어요. 저한테 귤도 주셨는걸요!

마을 사람들도 다들 재밌었어요. 모닥불 축제를 열어, 불 주위에서 춤도 추고, 모두 함께 어울려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엄청 예쁜 지원 부대 언니도 만났는데, 다음에 저한테 격투술을 알려준다고 했어요.

...

이제 "다음"은 없다.

절 보내줘요. 아빠.

그건 안 돼...

전… 아빠를 본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계속 이곳에 머물러 있으면, 엄마가 외로워하실 거예요.

토마스는 마치 날카로운 검에 심장을 꿰뚫린 듯, 모든 저항을 멈추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리카를 끌어안았다.

아빠가… 미안해…

토마스의 품에 안긴 리카에게서 부드러운 백색의 빛이 퍼져나갔다.

미안해하실 필요 없어요.

점점 희미해지는 리카의 목소리.

희망을 잃지 말고, 저와 엄마를 대신해… 멋진 세상을 봐주세요.

짧은 위안과 잠시의 안도, 그렇게 리카는 토마스의 품에서 서서히 사라져갔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은 건 거울 반쪽뿐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마지막 순간 리카의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을 똑똑히 보았다.

도망자의 삶을 살아온 소녀가 어떻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꼈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세계는 그녀에게 결코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토마스가 거울을 만지려는 순간, 거울 표면의 금이 점점 커졌다.

리카...

모든 걸 잃은 남자가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그는 마지막으로 남은 온기를 손에 넣으려 애썼지만——

서서히, 조용히, 그마저도 사라졌다. 리카의 마지막 눈물 또한 빗물에 스며들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안 돼...

거울의 다른 반쪽에 금이 가는 걸 본 악마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도 뒤로한 채 광기 어린 눈빛으로 토마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 악마 놈은 눈치까지 없네?

그 말과 함께 단테는 마검을 꺼내 들고 돌진했고, 버질, 루시아, 알파가 그 뒤를 따랐다.

연이은 참격이 거울의 악마를 강타했고, 악마는 왼팔로 막아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리카가 사라진 뒤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방어력이 이전보다 크게 약해진 것이다.

악마는 상처투성이가 된 몸을 바라보며 공포에 휩싸였다.

안 돼... 이럴 수가...

악마는 마지막 남은 힘으로 거울의 반쪽을 향해 필사적으로 달려들었다.

시끄러워!

미라지 블레이즈가 거울의 악마를 꿰뚫었고, 깊은 상처 사이로 어렴풋이 반짝이는 무언가가 보였다.

그건 모두가 조금 전에 봤던 리카의 거울 조각과 똑같은 것이었다.

모든 걸 끝낼 때가 온 것 같군.

마검 단테, 야마토, 봉인태도, 빛 무늬 태도가 각각 주인의 손에 쥐어졌다. 지휘관 역시, 거울의 악마 몸속에 박힌 거울 조각을 향해 조준했다.

한 번 외쳐볼까?

지금?

뭘 말이죠?

전에 말했던 그건가 본데...

잠시 눈빛을 주고받은 네 사람과 지휘관은 거울의 악마를 향해 일제히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단테&버질&루시아&알파&[player name]

JACKPOT!

거울 조각들이 동시에 산산이 부서지면서, 악마의 야망은 빗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뉴 오클레르 마을

뉴 오클레르 마을.

밤비나타, 동쪽 감시탑으로 가. 거긴 곧 뚫릴 거야. 라이어, 넌 서쪽 지원.

네. 주인님.

네네~ 알겠어요!

블랙 램, 너희 쪽은 어때...

그 순간, 바네사가 전방의 하늘을 바라보며 말을 멈췄다.

이합 생물들이 괴성과 함께 추락하면서 형태가 사라지고 있었다.

바벨탑 상황이 정리되었음을 직감한 바네사는, 전선을 철회하고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흠, 제법인데...

바벨탑

바벨탑

지휘관이 토마스의 앞에 섰다.

토마스는 멍하니 공터를 바라보며, 지휘관의 부축에 몸을 맡겼다.

알파는 리카가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며, 얼마 전 폐허에서 처음 마주했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 악마도 울긴 하네.

"마음"이 있는 존재라면, 누구든 울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야.

… 끝났네. 슬슬 가볼까.

몸을 돌려 걸어 나가는 단테의 뒷모습에 깊은 쓸쓸함이 배어있었다.

버질은 문득 윌리엄·블레이크의 시가 떠올랐다. 잔잔히 내리는 빗속에서 읊어보는 시구.

<size=40><i>머나먼 남쪽</i></size>

<size=40><i>그곳은 한여름이</i></size>

<size=40><i>끝없이 이어지며</i></size>

<size=40><i>사랑스러운 리카가 누워있네</i></size>

<size=40><i> ——<순수와 경험의 노래></i></s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