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콜라보 / 거울 미로 속의 불꽃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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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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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옷의 소녀는 그날의 전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캐논을 들고, 검을 휘두르자 수많은 빛의 입자들이 흩날렸다.

포효와 비명이 바늘처럼 그녀의 귀에 꽂혔다.

눈가엔 꺼지지 않는 푸른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고, 검은 옷의 소녀는 그 눈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모든 이를 주시했다.

검은 옷의 소녀는 자신의 모습이 그들의 동공에 전혀 다른 두 가지 감정으로 각인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공포와 기쁨, 비겁함과 흥분이었다.

검은 그림자들이 시야 끝에서 끊임없이 나타났다. 한 명이 쓰러지면, 열 명이 계속 앞으로 돌진했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을 보고 모여드는 나방 같았다.

검은 옷의 소녀는 살짝 짜증을 느꼈다.

이 모든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절대 지치지 않던 몸이 잠시 멈칫하던 순간, 검은 옷의 소녀가 쥐고 있던 검이 튕겨 나갔다.

이렇게 끝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검은 옷의 소녀는 생각했다.

그녀의 생각이 눈앞에 다가오는 검의 끝과 겹쳤다.

그리고...

"딸랑" 소리가 났다.

검은 옷의 소녀는 초록빛이 번쩍이는 것을 보았다.

낫을 든 소녀가 검은 옷의 소녀에게 다가오는 검을 부숴 버렸다.

BLACK★ROCK SHOOTER

……

검은 옷의 소녀는 아무 말 없이 옆에 떨어진 검을 주워 들고, 갑자기 나타난 소녀와 함께 섰다.

DEAD MASTER

겨우 찾았네. BLACK★ROCK SHOOTER!

여기가... 어디야? 뭐, 상관없어.

BLACK★ROCK SHOOTER

DEAD MASTER... 너...

DEAD MASTER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리면, 내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알아?

BLACK★ROCK SHOOTER

아니. 난 잘 모르겠는데.

DEAD MASTER

어쨌든 이 방해꾼들을 우선 처리하자.

BLACK★ROCK SHOOTER

왜 날 도와주는 거지?

DEAD MASTER

왜냐고? 그야 당연한 거 아니야?

넌 여기서 멈추면 안 돼. 내가 아닌 다른 이에게 지는 걸 내가 용납할 것 같아?

우리는 영원히 얽혀 있을 거야. 그러니 우리 사이의 "투쟁"도 절대 끝나지 않을 거야.

BLACK★ROCK SHOOTER

그래서... 내가 왜냐고 묻는 거잖아?

우리의 전투가 뭘 가져올 수 있는지...

DEAD MASTER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을 가져다줬잖아?

등을 맞대고 선 검은 옷의 소녀와 DEAD MASTER는 각자의 무기를 들고 사방에서 밀려오는 적의를 반사했다.

BLACK★ROCK SHOOTER

그럼, 잠시만 나와 함께 해줘.

DEAD... MASTER!

으...

오랜 전투가 마침내 끝났다. 과거 기억의 재현이었지만, 그녀의 몸과 마음에는 여전히 큰 손상이 남아있었다.

검은 옷의 소녀는 한 걸음 내디디려 했지만, 몸이 휘청거리며 반쯤 무릎을 꿇고 말았다.

과거 DEAD MASTER와 함께 물리쳤던 적들을 혼자서 상대하느라, 검은 옷의 소녀는 모든 힘을 소진하고 말았다.

이벤트를 완료한 보상으로 금빛 주사위가 검은 옷의 소녀 앞에 떨어졌다.

그 위에는 숫자 대신 작은 십자 기호가 새겨져 있었다.

이건...

검은 옷의 소녀는 손을 뻗어 주사위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그 주사위는 곧바로 사라져 버렸다.

……

눈앞의 상황에 신경 쓸 시간이 없었던 검은 옷의 소녀는 뒤에서 들리는 발걸음 소리를 느꼈다.

짜잔~ 따라잡았다.

……

왜 웃지?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옛날 일이 생각났어.

붉은빛이 그녀들의 발밑에서 퍼져 나가자, 이 칸은 두 개의 체스 말이 싸우는 전장으로 변했다.

그때, 우리는...

마지막 사념체가 쓰러지자, 황야는 다시 고요해졌다.

좋아. 이제 아무도 우리를 방해할 수 없어.

무기를 들어. BLACK★ROCK SHOOTER. 지난번, 그전번, 그리고 그 전전번까지 말도 없이 떠난 걸 오늘 다 갚아줄게.

그 전에 질문 하나 할게.

무슨 질문?

우린 대체 어떤 사이일까?

그건 당연히... 어? 음. 잠깐. 바로 설명하려니...

"친구" 사이인가?

물론이지. 친구는 너무 약하고 "절친"이라고 해야겠지?

"적"이기도 한가?

물론이지, 그렇지 않으면 우린 왜 계속 싸웠겠어?

그럼, "친구"이자 "적"인 건가?

듣기에는 좀 이상하긴 한데, 그렇다고 해야겠지?

뭐야? 왜 이제 와서 그런 걸 묻는 거지?

별거 아니고, 그냥 이야기를 나누면서 체력 좀 회복하려고.

언제부터 그렇게 비열해진 거야!?

살다 보니 배우게 되더라.

하... 지금 너 나한테 빈정대는 거야?

아니.

분명 그런 거잖아!

그리운 건 그리운 거고, 이번엔 네 꼼수에 넘어가지 않아.

그런 쪽은 네가 한수 위일걸.

어쨌든, 지금 네 상태로는 날 이기지 못해.

그럼, 10분만 기다려 줄래?

싫어!

검은 낫이 공기를 가르며 검은 옷의 소녀를 향해 날아갔다. 그녀는 칼을 들어서 막으려 했지만, DEAD MASTER의 정교한 힘에 의해 칼이 튕겨 나갔다.

이 기술은...!

소용없어.

검은 옷의 소녀는 캐논을 들어 에너지를 모았다. 하지만 DEAD MASTER는 귀신같이 다가와 낫으로 그녀의 목을 감쌌다.

낫이 밑으로 내려가자 푸른 불꽃이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쳇...

검은 옷의 소녀는 자신의 마지막 주사위가 DEAD MASTER 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검은 옷의 소녀는 자신의 몸에서 하얀 불빛들이 퍼져가는 것을 보며, 조금씩 분해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검은 옷의 소녀가 이 게임에서 패배해 곧 퇴장할 징조임을 뜻했다.

끝났어. BLACK★ROCK SHOOTER.

아니.

아직 끝나지 않았어. 끝낼 수 없어. DEAD MASTER.

……

우리는 "숙적"이잖아. 안 그래?

우리 사이의 "투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거야.

그래. BLACK★ROCK SHOOTER.

초록 눈동자의 소녀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그 캐슬의 그림자를 올려다보았다.

넌 이렇게 순순히 끝내지 않겠지, 그렇지?

그녀는 마지막 결승점에 도착해, 그 커다란 문을 밀어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