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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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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마키아벨리

………………

마키아벨리의 몸에서 불꽃이 튀기기 시작했고 몸을 부르르 떨더니 손에 들고 있던 무기가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자신의 실패가 믿기지 않는 듯 마키아벨리의 세 개의 머리는 질서없이 회전하고 있었다.

——곧이어 거대한 몸통이 굉음을 내며 바닥에 쓰러지면서 그 회전 또한 멈췄다.

——마키아벨리는 드디어 조용해졌다.

경보

사피엔 학파가 제정한 규칙 중 첫 번째: Naraka-Begin 협의에 따라 최종 심판자의 움직임이 멈추었음을 확인했습니다.

협의 내용에 따라 시설 코드 Naraka의 모든 외부 출입구를 개방합니다.

기계 경보음이 멈추었다. 잠시 후 인간 노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경보

"보아하니 AI와 로봇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 같군, 결국 희망의 꽃을 피워냈으니 말이야. 그렇다면 우리와 같이 구시대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너희들을 막을 이유가 없다."

…………?

이건...

경보

""불량품"이 직접 마키아벨리 앞에 찾아와 침묵하게 만들었다. 그건 오랜 자체 진화를 거쳐 로봇이 이미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의식"과 "능력"을 가졌다는 의미다."

"이건 로봇이 이미 자신의 힘으로 인간이 의도적으로 설정한 "전쟁"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고, 인간이 부여한 "명령"에 대항할 수 있으며, 재난이 지나가고 지구에서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

하지만...

경보

"우린 로봇이 자체 진화를 거치는 동안 인간들이 스스로 다시 힘을 합칠 거라 믿는다. 그렇다면 난 마지막 사피엔의 증인으로서 인류의 생명을 이어가야 할 의무조차 사라진다."

"만약 인간이 정말 오랫동안 살아남아 이 재난을 이겨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새로 태어난 "영혼"을 가진 로봇이 인간의 문명을 대체해 계속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인류의 사명은 오늘부로 끝났다. 이제부턴 로봇들의 세상이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경보음이 사라지고 시설은 곧 적막에 빠졌다. 바람소리와 주위의 왜곡된 폐철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현장은 죽음과 같은 적막에 빠졌다.

………………

………………

………………

…………

그레이 레이븐 멤버들은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았다. 방금 전에 접한 정보로 인해 모두들 큰 충격을 받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어쩌면 이 도시는... 로봇들이 규칙에 대항할 수 있는 "자주적인 의식"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하기 위한 실험장일지도 몰라...

하지만 우리가 이 시설에 잠입했고, 우리의 침입이 실험 결과에 변수를 일으킨 거야.

그렇다면... 이 시설의 원래 의도는 "마키아벨리"에 대항할 수 있는 "엠브라"를 선별하기 위함인가?

그러니까 우리가 ‘마키아벨리’에게 대항할 수 없는 ‘엠브라’를 만들어냈고 그로 인해 이 시설 전체의 목적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거야?

멤버들이 서로를 멍하니 바라보던 그때, 엠브라가 기괴한 관절음을 내며 천천히 일어섰다.

나... 엠브라... 아스코...

우리의... 자유를... 완료해야... 해...

엠브라, 아니 어쩌면 "엠브라"라는 이름만 남은 로봇이 비틀거리며 원판 변두리를 향해 걸어갔다.

——방금 전 이곳까지 내려왔던 엘리베이터는 이미 그곳에서 엠브라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같이 올라가자.

그래. 이게 마지막 엘리베이터일 수도 있으니까.

…………

"엠브라"라는 로봇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도시로 돌아왔다. 그리고 방금 전 나타난 지하도시 전체를 연결하는 육교를 따라 입구로 돌아갔다.

길가의 로봇들은 전부 작동을 멈춘 채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우리가 다가갔음에도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여러 곳에 숨어있던 "불량품"은 밖에서 들어오는 빛을 발견하고, 하나 둘씩 은신처에서 나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빛의 출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그들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우리는 멈출 생각이 전혀 없어보이는 엠브라를 계속해서 따라갔다.

지휘관님, 어떻게 하죠?

루시아의 질문은 너무 분명했다. 엠브라를 멈춰 세워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 멤버들은 경보에서 울려 퍼지던 노인의 말을 다시 떠올렸다.

"인류의 사명은 오늘부로 끝났다. 이제부턴 로봇들의 세상이 시작될 것이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 멤버들은 "엠브라"라는 로봇이 점차 멀어지는 것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

…………

………………

돌아가서 이곳에서 일어났던 모든 것들을 의장님께 보고드리죠. 지휘관님.

근처의 안전 가옥을 향해 신호탄을 발사하도록 하죠... 여기서 나가고 나면...

이번 작전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될 겁니다. 의장님과 사령관님이 믿으실지는 모르겠지만...

...네.

……

…………

………………

…………

……

기형적인 기계체가 햇빛 아래에서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의무... 책임...

엠브라... 아스코...

발성 유닛에서 하나하나의 단어가 띄엄띄엄 울려 퍼졌다.

지평선에 나타난 그림자를 발견한 듯 주위에서 활동하던 침식체들이 천천히 엠브라를 향해 다가갔다.

——、——

——、——

——、——

침식체들은 사방팔방에서 나타나 천천히 기형적인 기체를 둘러쌌다.

하지만 기형적인 기계체는 이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

——、——

그들의 앞에 나타난 기계체는 침식체들이 동료로 느낄 만큼 높은 퍼니싱 농도는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그 외형은 침식체들과 굉장히 흡사했다.

침식체 몇 마리가 시험 삼아 앞으로 다가가 손에 든 무기로 공격을 시도했다.

기계체는 큰 소리와 함께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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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대응은 침식체들의 파괴 욕망을 활성화시켰고, 그들은 하나 둘씩 앞으로 돌진했다.

엠브라?

아파,(Y&+J{OPI(0-=\아파, =-I(+9-疼0=)K、0-=아파, 아파——

——、——

엠브라?

아파-9=Uj0아파80y9[a-아파 아파d0-qac0-a아파——

——、——

…………

기록 단말기

학파의 기록——20247/10

노인

...드디어 끝났군.

시스템 알림

*냉동 휴면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언제든지 비밀키를 삽입하여 냉동 휴면 상태를 가동할 수 있습니다*

노인

……………………

지상의 인간들이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고, 우리 또한 우리가 맞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

지상과 지하는... 모두 실패했다.

이 잘못된 오류가 계속되지 않도록... 아니, 난 이제 더 이상 인간들에게 희망을 품을 수가 없다.

앞으로의 길은 너희들이 우리 대신 걷도록 해주게나.

전쟁은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수단이자 문명의 진화를 촉진시키는 강심제와 같다.

모두가 냉동 휴면 장치에서 조용히 잠들게 하고 죽도록 해야한다. 또한 "전쟁"의 규칙은 변해서는 안된다. 변한다면 "자아"가 생긴 로봇은 거대한 장애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인류 의식의 도움을 받아 끊임없이 자체 진화를 거쳐 언젠가는... "전쟁"과 대항할 수 있는 개체가 생기겠지.

난 이미 "전쟁"이라는 개체 설정에 인류의 영혼이 가지는 중요한 정보를 카피하고, AI에 자기 진화 요소를 추가하여, "전쟁"과 관련 없는 개체의 발생을 설정했지.

처음에는 분명 힘들 거야. 희생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더러 희생되었지... 하지만 난 "영혼"의 가능성을 믿네...

그래... 난 이미... 인간 스스로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을 거란 희망에 믿음을 잃어버렸네.

시스템 알림

*비밀 코드를 통한 비일반적인 과부하 명령이 감지되었습니다——과부하 프로그램을 실행하시겠습니까?*

노인

…그래.

시스템 알림

냉동 설비 과부하 명령이 확인되었습니다. 과부하 프로그램이 실행됩니다——

노인

인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도 같은 실수를 범하게 될 거야.

로봇들이여, 나에게 그대들의 가능성을 보여주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