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24 숲속의 기로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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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메마른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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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이야. 저쪽으로 갔어.

21호는 방금 발견한 이합 생물의 활동 흔적을 가리켰다. 그것은 이합 생물이 끌고 간 것으로 보이는 몇 개의 뚜렷한 흔적이었다.

설렌스. 최근 주둔지 북서쪽에 이상한 일이나 움직임이 있었어?

모우사, 리린, 캐논, 여기로 와봐. 너희가 경계하는 동안 뭔가 발견한 게 있었니?

북서쪽? 기억에 딱히 신경 써야 할 만한 일은 없었던 것 같아.

이번 주는 대부분의 시간을 남쪽을 주시하고 있었어. 북쪽은 그전에는 젊은 녀석... 음, 지금은 젊은 녀석하고 캐논이 번갈아 가면서 보고 있었어.

모우사가 캐논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가자, 캐논은 베라가 처음 제기한 질문에 대답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리린이 먼저 끼어들었다.

북서쪽엔 며칠간 몬스터 흔적이 없었어요. 제가 봤다면 분명히 바로 보고했을 거예요.

그런데 며칠간 그 큰길로 사람이 지나가는 걸 보지 못했어요.

평소에는 하루에 대략 두세 번씩 교환상이나 다른 누군가가 지나가곤 했었거든요.

너는...?

베라의 시선이 말하지 않은 유일한 정찰자에게로 옮겨졌다. 상대방이 인간이 아닌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놀란 베라의 말투에는 드물게 망설임이 묻어 있었다.

리린이 말한 것과 내가 주의하고 있던 상황이 일치해.

그리고 느낌에 북서쪽 정찰 지점 근처 숲이 예전보다 좀 더 조용해진 것 같아.

조용해졌다고?

새 소리가 완전히 사라졌어. 게다가 불어오는 바람에서 느낌으로는... 이틀은 습도가 더 높았고, 하루는 엄청나게 건조했어.

새 소리?

난 그 주위에서 새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 요즘 새가 어디에 있어?

숲속 깊은 곳에서 그 아이들도 꽤 고생하고 있어.

리린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캐논을 바라봤다. 전문성이든 개인적인 관점이든, 캐논의 말은 리린을 완전히 설득하기엔 부족했다.

한번 가봐야겠어. 저 흔적들이 정말 뭔가를 의미한다면,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몰라.

이봐, 남쪽 담당.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남쪽에 이상한 건 없었어?

다시 생각해 봐도 없었어. 남쪽은 높은 풀밭이고 길이 없어서, 보통 사람들이 지나가지 않아. 거기엔 숲도 없고 훤하니까, 새 소리가 들렸다 들리지 않는 일도 없었어.

그리고 이것도 있어.

21호가 단말기를 열어 베라에게 사진을 보여줬다.

자홍색 액체 자국에 적색과 회색이 섞인 낡은 손목띠가 있었다.

몸을 비킨 베라는 설렌스에게 다가와 확인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설렌스는 확인한 후, 진지하게 베라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파인의 물건이야. 이건 그녀 언니의 유품인데, 평소에 항상 가지고 다녔어.

알겠어.

설렌스. 북서쪽으로 수색하러 갈 건데 여기 환경에 익숙한 사람이 필요해.

하지만 이번 수색 과정에서 이합 생물을 만날 수도 있어.

물론, 나와 우리 대원들이 너희 쪽 사람을 최대한 보호할 거야. 그리고 너희 쪽 사람은 길 위에서 실종자들이 남긴 개인 소지품이나 단서들을 주의 깊게 찾아야 해.

캐논을 데리고 갈게. 어때?

베라가 캐논을 가리키며 말했다.

캐논은 우리의 물건이나 생활 습관에 익숙하지 않아요! 제가 갈게요. 설렌스 대장님! 제가 가서 꼭 모두를 찾아올게요! 샤란 누나도 찾고 싶어요.

캐논이 평소에 다른 사람들을 잘 챙기지 않는 건 사실이야. 리린이 너희랑 같이 가도 될까? 어려 보이긴 하지만, 혼자서도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아이야.

리린은 여기 있는 사람들을 모두 잘 알고 있어.

그러면 그렇게 하지. 하지만 미리 말해두는데 리린은 내 명령을 들어야 해.

알았어. 그렇게 할게! 괴물을 만나게 되도 도망가지 않고, 바로 숨을게.

그리고 미리 말해둘게. 우리도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어.

이번 임무는 더 나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인하는 거야. 너희 쪽 사람들을 꼭 모두 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는 게 아니라는 걸,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알았어. 그래도 내가 부탁하고 싶은 건, 그들을 만나게 되면, 한 명이라도 데려올 수 있다면, 데려오길 바라.

그리고 남쪽은 내가 두 명 정도는 배치할 수 있어. 그러니 너희 쪽에서 어느 정도 싸울 줄 알면서도 잘 달리는 몇 명과 함께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는 남쪽을 수색해 줘.

혼란한 틈을 타 누군가가 주둔지를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어.

좋아.

설렌스가 몇몇 중년 남성들을 향해 걸어갔다. 설렌스의 말을 듣자, 중년 남성들은 자신의 무기와 배낭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설렌스가 캐논과 모우사에게 손짓하자 두 사람은 무장한 남성들 쪽으로 다가갔다.

너랑 너, 둘 다 저들과 함께 가. 주의해. 적들이 무리지어 나타나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후퇴해.

알겠어요!

그리고 저 구조체를 조심히 확인해 봐. 정화 부대가 놓친 조무래기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해.

만약 그렇다면 나한테 보고할 필요 없이 직접 상부에 알려. 아니면 일단 그녀는 무시해.

두 명의 구조체는 고개를 끄덕인 뒤, 베라의 시선을 따라 캐논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시선의 온기를 느끼기라도 한 듯, 캐논은 자신을 향한 주의를 찾아 몸을 돌렸다. 그러자 두 구조체는 급히 시선을 돌려 임무에 대해 토론하는 척했다.

너희 셋은 의무팀과 함께 보육 구역에 남아서 지켜. 무슨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

알겠어요!

21호! 21호? 이리저리 헤매지 말고, 일 좀 하지.

꼬마... 꼬마가 여기에 없어.

21호는 아직 느낄 수 있어. 그런데 여기에 꼬마가 없어.

보여줘. 꼬마가 보는 걸 보여줘! 보이질 않아. 꼬마가 보는 걸 볼 수 없어.

21호는 스트레스를 받은 패배한 개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지만, 누구에게 풀어야 할지 몰랐다.

무표정하게 바닥을 응시한 21호는 눈동자를 반복적으로 확대하고 축소하며, 예전처럼 보조 기계가 카메라로 받은 이미지와 동기화하려고 본능적으로 시도했다.

언제 일어난 거야? 방금?

난... 난 모르겠어.

이 신체하고 꼬마와의 연결이 예전 같지 않아.

매우 약한 느낌만 받을 수 있어.

두 눈을 멍하게 뜬 21호는 보조 기계와의 약한 연결을 감지하기 위해 모든 연산 능력을 집중했다.

음!

독사처럼 날카로운 통증이 머리 꼭대기의 어떤 부품에서 시작해 21호의 전자 신경을 빠르게 타고 올라갔다.

모든 연산 능력을 의식의 바다 인터페이스에 쏟아붓지 마! 뇌를 태우고 싶어?

하지만, 꼬마는!

21호. 다시 한번 시도해 봐. 대략적인 방향이라도 느낄 수 있는지.

눈을 감은 21호는 무질서한 전기 신호의 무리 속에서 익숙한 느낌을 찾으려고 애썼다.

안 돼.

시간이 없어. 우린 먼저 북서쪽으로 가야 해. 만약 네가 보조 기계의 "느낌"에 변화가 생겼다면, 행동 방안을 다시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확인해야겠어.

……

21호.

응.

마지막으로 주둔지를 둘러본 백발의 소녀는 명령에 긍정의 뜻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