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구룡 순환 도시는 몇 번을 봐도 그 웅장함에 압도됐다.
무지갯빛으로 둘러싸인 도시 속에 수많은 건물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축소한 "전시관"이라 할지라도 그 충격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낼 만했다.
반대편에서 거대한 배가 투영된 물 위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배 위에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아른거렸고, 환하게 비친 등불 사이로 일정한 주파수와 리듬에 찬 노랫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슬프고 무섭구나~
드나드는 기세로 춤을 추며 나아가리~
어룡의 변화~
저건...
야항선이에요.
세르반테스가 구룡의 순환 도시와 야항선을 동시에 재현했을 줄은 몰랐네요.
하지만 이 배치는... 설마 두 갈래로 나뉘어 각각 다른 전시관에 들어가야 하는 건가요?
근데...
시카는 난처한 듯 대원들을 바라봤다.
왼쪽에 있는 아이라는 두 눈을 반짝이며 전시관을 보고 있는 것이 곧장 달려 들어갈 것 같은 기세였다. 그리고 트로이는 아무것에도 흥미가 없다는 듯 무심하게 한쪽에 서 있었다.
오른쪽에 있는 레나는 복합궁을 잡은 상태로 건성으로 닦으며, 트로이와 시카 쪽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레나?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시선을 내린 레나가 활시위에 있지도 않은 먼지를 열심히 닦았다.
그럼, 어떻게 나누는 게 좋을까요?
아이라, 혹시 좋은 의견이 있나요?
소대에서 예술 협회 출신인 아이라만 세르반테스의 예술관에 대해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시카도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아이라의 의견을 물어봤다.
응? 내 의견?
시카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아이라가 돌아서서 팔짱을 낀 뒤, 각기 다른 표정을 한 세 명의 대원을 바라봤다.
음, 내가 알던 구룡 순환 도시와 야항선이라면, 구룡성이 "메인 루트"이고 야항선이 "서브 루트"일 것 같아.
이전 경험을 결합해 본다면, 세르반테스가 이 전시관을 디자인할 때, 진실성을 가장 중요한 전제로 정했을 거라 생각해.
그렇다면 나랑 트로이가 구룡 순환 도시 전시관으로 가고, 시카와 레나가 야항선으로 가는 건 어때?
트로이는 기체 문제로 상태가 좋지 않지만, 전투 경험이 풍부하기에 나랑 짝을 잘 맞추면 밸런스가 괜찮을 거라 믿어.
그리고 경험이 풍부하고 전투력이 강한 레나는 이번 기회로 시카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시카는 어떻게 생각해?
저도 이렇게 나누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레나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
레나는 이런 그룹 배정에 거부감을 느끼는지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입술을 꼭 다문 채, 손에 쥔 무기를 무의식적으로 움켜쥐었다.
개인적으로 레나는 이렇게 젊은 지휘관과 친해지고 싶지 않았다.
레나는 무모하고 풋풋하며 기세만 있는 그런 사람을 상대하는 데 서툴렀다. 하지만...
레나는 트로이를 힐끗 쳐다보더니 이내 시선을 돌렸다.
낡은 기체, 게다가 쿠로노 출신 그리고 베일에 싸인 개인 정보...
레나?
아무것도 아니에요.
레나는 뭔가를 숨기는 듯 재빨리 시선을 회피했다.
전 의견 없어요. 저와 지휘관님이 야항선 쪽으로 갈게요.
그럼, 그렇게 정하죠.
아이라와 트로이는 순환 도시 전시관으로 가고, 저와 레나는 야항선 전시관으로 갈게요.
그런 다음... 이 위치에서 합류해요.
이 앞에...
합류 좌표를 확인한 뒤, 시카와 레나가 먼저 야항선 전시관 쪽으로 향했다. 레나는 미리 시카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는 거 같았다.
음...
어색해하는 둘의 뒷모습을 보며, 트로이는 확신이 서지 않는 듯 입을 열었다.
저 둘은... 정말 괜찮을까요?
무슨 문제라도 있어?
예를 들면, 전시관 내의 로봇들과 싸우기도 전에 둘이 먼저 생각이 맞지 않아서 갈등이 생긴다거나... 뭐 그런 일들이요.
시카와 저를 한 팀으로 하고, 레나는 아이라와 함께 움직일 줄 알았어요.
음... 그렇게 깊이 생각할 필요 없어.
같은 소대이니 천천히 맞춰가다 보면, 언젠가 익숙해지는 날이 오겠지.
그러니 굳이 시카와 레나의 관계를 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어라!? 저 창문의 주화! 서적에 기재된 고대 구룡의 창문 문양인가?
아이라가 흥분한 채 앞으로 달려가자, 트로이는 시카와 레나가 떠난 방향을 힐끗 쳐다본 뒤, 아이라를 뒤따라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