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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20-1 적음신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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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

마지막 침식체까지 쓰러지자, 그윽한 푸른 방이 다시 고요해졌다. 유리 너머에 있는 열대어 몇 마리가 "불청객"을 훑어보고 있었다.

정리 완료했습니다. 레이더 범위 내에 아군 유닛을 제외하고 다른 활동 신호는 잡히지 않습니다.

생체 탐지기의 상황은 어때?

스캐닝 데이터는 정시에 업로드될 수 있도록 설정해 놨습니다. 여기 있습니다.

센이 고개를 숙여 단말기를 확인하자, 새 홀로그램 파일이 도착해 있었다.

하지만 생체 탐지기의 탐지 범위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장애물의 방해와 중복 신호의 교란 때문에, 특정 목표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센은 고개를 끄덕이고, 이어서 물었다.

감시기 권한의 해킹은 어떻게 됐지?

정화 부대의 대원들이 걸어 다니는 소리는 있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감시기 상황은?

센은 하는 수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

노리스, 왜 날 차고 난리야?

끝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온갖 형편없는 협조 상황에 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화 부대의 구성원들은 대부분 단독 작전에 익숙했다. 그리고 정화 부대가 창설된 이래, 5명 이상의 소대 작전을 한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정화 부대는 인력 확충을 위해, 다른 부대의 대원과 훈련을 마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신병을 편입시키게 되면서 이런 상황이 돼버렸다.

???

어? 뭐라고? 부대장이 날 부른다고?

센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똑같은 질문을 세 번째 반복했다.

감시기의 권한은 해킹해서 확보했나?

보, 보고드립니다. 부대장님. 감시기 통제권에 대한 해킹이 아직 완료되지 못했습니다.

소대 뒤쪽에서 당황해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젊어 보이는 한 명의 구조체 단말기 스크린을 보면서, 황급히 조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특제 단말기에는 델라포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이곳의 보안 시스템은 황금시대의 전통적인 암호화 방식을 사용하지 않아서, 외부에서 직접 해킹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15분만 더 주시면, 아니, 10분만 더 주시면...

센은 땅을 덮을 정도의 잔해와 가볍게 다친 대원들을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안 돼. 너무 오래 걸려. 지금까지 우린 침식체 습격을 5번이나 받았어. 언제 다시 습격해 올지 아무도 몰라.

관리실의 내부 노선을 이용해서 해킹한다면, 얼마나 걸리지?

보고드립니다. 부대장님. 내부 노선으로 해킹한다면, 바이러스 프로그램에 접속하여, 시스템 권한을 재설정할 수 있습니다.

임무 목표 변경. 우선 관리실로 이동해서 감시기 권한을 확보한다.

그리고 대답할 때, "보고드립니다. 부대장님."같은 훈련기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보... 알겠습니다. 부대장님!

우리의 임무는 승격자들에게 유인된 적조 숭배 단체인 "적음신계"를 찾는 겁니다. 만약 시간이 지체되어 그들이 승격자에게 살해당한다면, 상부에서 뭐라고 할 겁니다.

만약 정보대로, 그들이 정말로 승격자에게 유인되어 이곳에 왔다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도 상대방 감시 범위에 있을 거야.

애초에 "카퍼필드 해양 박물관"이 아직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자체가 비상식적인 일이야. 그러니 적어도 "눈"은 우리 쪽에서 확보해야 한다.

전원 장비를 정리하고, 남은 탄약 점검한 다음 출발한다.

네!

……

야, 멍하니 있지 말고, 빨리 정리하고 출발 준비해.

아? 노리스, 깜짝 놀랐잖아.

겁이 그렇게 많으면서 정화 부대는 왜 신청한 거야.

야, 너 오늘 왜 그래? 평소에 이런 감시기는 눈 감고도 해결할 수 있잖아? 이렇게 큰 임무에 참여한 게 처음이라 긴장한 거야?

아니면 내가 선물한 커스텀 단말기가 원래 것보다 별로야? 넌 예전부터 특정된 베개 아니면 못 잔다고 하고, 지금도 3번 수면 캡슐만 쓰더니, 설마 단말기도 옛날 것이 더 좋은 거야?

뭘 또 눈 감고 한다고 그래... 난 아직 그 수준은 아니야.

델라포어는 쉬지 않고 지껄이는 친구에게 고개를 저었다.

단말기는 문제없어. 내가 말했듯이 이곳의 암호화 방식이 특별할 뿐이야.

그렇게 말한 델라포어의 얼굴에는 의아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런 상황은 나도 처음이야. 지구에 남아있는 "카퍼필드"의 자산은 대부분 같은 암호화 방식을 사용했었거든.

개발자 어르신께서 기발한 생각이 들어 그렇게 하셨을 수도 있지. 아니면 승격자가 암호화 방식을 바꿨다던가. 하하하.

델라포어는 몸을 떨며, 노리스의 입을 급하게 막았다.

말이 씨가 된다는 거 몰라? 난 절대로 승격자랑 만나고 싶지 않다고!

정화 부대에 들어온 이상, 만나는 것도 시간문제야.

손쉽게 델라포어의 팔을 뿌리친 노리스는 반대로 그의 어깨를 누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것도 성장의 일부야.

마치 승격자를 만났던 것처럼 말하네.

델라포어는 노리스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노리스가 정말로 승격자를 만났고, 전투 중에 발성 장치가 망가지지 않았다면, 자신은 노리스의 끊임없는 허풍을 듣지 않기 위해, 소리 감지 장치를 껐을 것이었다.

하하하, 승격자의 얘기는 소문난 지 오래잖아. 내가 참여한 순환 도시 전투에서 여러 명의 승격자가 나타났었잖아. 그래도 난 보지 못했어.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지.

그러니 이번에도 운이 좋지 않을까?

노리스,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난 먼저 간다.

델라포어를 지날 때, 노리스는 그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렸다.

정말로 승격자를 만났다고 해도 걱정하지 마. 너 같은 기술자는 정화 부대에서 소중하니까.

우리 같은 선봉대가 있는 한, 넌 안전할 거야.

그리고 이번에 부대장님도 있잖아. 외부에서 말하는 별명이 듣기 좋은 건 아니야. 하지만 그에 걸맞은 실력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치즈를 도둑맞은 쥐 같은 표정을 하지 마.

……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는데 어떻게 알았어?

하하하, 난 네가 어떤 표정을 짓든, 다 알아볼 수 있어.

"펑"

총알 한 발이 노리스의 발밑 공터에 날아왔다. 빨리 복귀하라고 재촉하던 소대 대장의 손에 총이 들려 있었고, 총구에서는 아직 흩어지지 않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노! 리! 스!

******

갑니다!

참, 내가 위에다 동원 신청을 제출했어. 이번 임무가 끝나면, 네가 있는 소대로 갈 거야. 그러면 서로 도우면서 잘 지내자고~

말을 마친 노리스는 황급히 소대 앞으로 달려갔고, 델라포어는 노리스의 멀어지는 모습을 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제발 플래그 같은 건 좀 세우지 말라고.

서둘러 단말기를 정리한 델라포어는 무심코 위를 올려다보았다. 생태 어항 속의 열대어가 정화 부대 일행을 조용히 쳐다보고 있었다.

황금시대의 골동품인 해양 박물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었다.

열대어의 시점에서 봤을 때, 유리 항아리에 갇힌 또 다른 돌연변이 생물은 우리가 아닐까? 델라포어는 느닷없이 이런 생각을 했다.

"적음신계"의 멤버들은 망자가 적조에서 환생할 거라고 믿는다. 적조는 잠식한 기억, 데이터 및 의식을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적조의 허상을 생명의 메아리로 보고 있었다.

생명의 형태와 서식 환경이 크게 다르면, 생물 간 교류가 어렵게 된다. 물속에 사는 물고기가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육지에 사는 사람도 적조에서 출렁이는 생명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잠깐...)

(근데 왜 물고기가 있는 거지?)

시설이 작동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돌봐줄 사람이 없는 물고기들이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았을까?

이곳은 화려한 묘지이기 때문에, 묘지에 존재하는 건 오래전에 부패한 시신들만 있어야 했다.

"델라포어"는 소대를 벗어나,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물고기 떼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물고기 떼도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수천 마리의 물고기들이 유리에 붙은 게 거대한 곤충의 복안처럼 보이는 것이 물고기들 틈 사이에 우스꽝스러운 광대 메이크업처럼 알록달록하게 채워져 있었다.

수백 개의 눈이 "델라포어"의 걸음걸이에 맞춰 천천히 돌았다. 수백 개의 물고기 눈 속에 비친 "델라포어"는 조금씩 팽창하면서, 변형되어 가고 있었다.

물결이 요동치면서, 물고기의 눈에 비친 "델라포어"는 크림처럼 무너졌다. 그리고 "뼈", "피", "살"이 없어져, 얇은 "가죽"만 바닷물에 떠 있었다.

‘……’

발밑은 이미 감각이 없어졌다. 겨우 인간형을 유지하던 물체가 물과 공기를 가르는 유리에 접근하려고 했다.

"... 카"

다가갈수록 기분이 좋아졌고, 온몸의 기관에서 기쁨의 비명을 질렀다.

"... 앙카"

의식이 우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하늘로 날아갈 것만 같았다. 몸도 쇠사슬에서 벗어나 날개가 돋아날 것만 같았다.

조금 더 가까이 가면...

비앙카

컥... 컥...

늪에 빠진 의식이 되살아나면서, 자아의 인상이 점점 굳어졌다.

발밑에는 먼지 쌓인 잔해가 있었다. 손에 들고 있던 랜턴의 희미한 빛이 서서히 꺼지면서, 시각 모듈의 허상도 서서히 공기 중에 녹아들고 있었다.

비앙카, 괜찮아요?

허상과 현실이 겹쳐, 비앙카는 일시적으로 눈앞의 사람을 알아볼 수 없었다.

시각 모듈을 살짝 교정하자, 그제야 비앙카는 눈앞의 루시아를 알아볼 수 있었다. 루시아의 옆에는 한 인간이 서 있었다. 그리고 더 멀리엔 이번 행동에 참여한 다른 대원들이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괜찮아요. 방금 지휘관님께서 "근원 추적 장치"의 작동을 중단시키셨나요?

비앙카는 완전히 꺼진 랜턴을 보고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제야 비앙카는 자신과 지휘관의 의식이 특별한 선로를 통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방금 전, 의식의 바다 편차가 이런 것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심각했던 걸까?

지휘관님, 적절한 판단이었어요.

전 "근원 추적 장치"를 통해 이곳에 일어났던 일부의 일을 본 후, 잘못된 환각을 느꼈어요.

생체공학 물고기만 넣은 거대 어항을 바라보며, 비앙카는 마지막으로 본 수백 마리의 열대어가 거짓된 환각이라고 확신했다.

제 의식의 바다는 진정됐으니, 지휘관님께서는 더 이상 심층 연결에 대한 부담을 가지실 필요 없으세요.

연결을 중단하고, 비앙카도 랜턴 모양의 "근원 추적 장치"를 허리춤에 걸었다.

"파오스의 창"과 다르게, 이 장치는 의식의 바다 편차를 일으킬 위험이 너무 커요.

비앙카, 이 장치의 사용은 최대한 삼가 하는 것이 좋겠어요.

……

적어도 우린 대략적인 한계 사용 시간을 알게 됐잖아요.

아시모프 님과 베살리우스 아가씨도 언급하신 것처럼, 적절한 타이밍에 심층 연결로 의식의 바다를 안정시키면, 의식의 바다 편차는 발생하지 않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사용할 시기를 잘 판단해 볼게요.

9:00A.M.공중 정원

이전 임무를 수행하느라 수고했다.

임무 브리핑에서 혹사가 적조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한 것 같은데?

음, 이 점은 노안이 말한 것과 같군.

난 "카퍼필드 해양 박물관"의 사건이 승격자의 소행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그래. 이제부터 자네가 이동해야 할 임무 장소이기도 하지.

사실, 승격자들이 소문을 퍼트리고 노리는 대상엔 구조체뿐만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스캐빈저 단체도 있는 것 같아.

함교의 투영대에 갑자기 대량의 문자와 사진 정보가 투영됐다.

적조가 죽은 사람에게 새 생명을 준다고 굳게 믿는 단체다.

우리가 얻은 증언에 따르면, 그들은 원래 13명에 불과한 소규모 단체였다. 하지만 후에 점차 발전하게 되면서 그 규모가 수천 명에 이르게 됐다.

최초로 단체를 만든 13명은 "신계의 13인"으로 불린다.

그들은 사람을 적조에 던져 넣거나, 사람을 적조에 들어가게 유혹하는 등의 과격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리더로 활동하는 13명이 최근에 잇따라 알 수 없는 승격자의 초대를 받았다.

승격자는 그들이 지정된 장소에 도착해, 시험과 선별을 통과하면, 적조에서 새 생명을 얻게 될 거라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들은 초대받기 전까지 "적조에서 새 생명을 획득한다"라고 위안 삼았지만, 이런 상황이 닥치게 되면서, 이런 위안을 마지막 지푸라기로 여기고 있어.

대부분 신자가 그곳으로 가는 도중에 사망했다. 정화 부대가 도착해서 발견한 것은 소수의 생존자와 대량의 시체뿐이었어.

13명의 리더 중 살아남은 사람은 한 명뿐이야.

아이섀도를 두껍게 그린 여성의 실루엣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이름은 그레이스. 마지막으로 나타난 곳이 바로 "카퍼필드 해양 박물관"이다.

노안의 진술에 따르면, 노안의 개조는 인간이 아닌 혹사의 "작품"이라고 했다.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혹사는 인간을 구조체로 개조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니. 그들은 노안의 상황과 조금 달라.

그들의 예전 보육 구역에서 공중합체 적합성 테스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들은 적응성이 없어서 구조체가 될 가능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 또한 노안의 기체를 검사했지만, 의식의 바다가 특별하다는 것 외엔, 노안의 기체에 사용된 재료와 기술은 모두 평범한 것이었다.

이론상 승격자도 그들을 구조체로 만들 순 없어.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동포들이 승격자가 꾸미는 음모의 희생양이 되게 놔둘 수는 없다.

우린 박물관을 조사하기 위해, 정화 부대를 파견했지만, 그들도 행방불명 상태가 됐다.

그래.

여기는 센, 박물관 입구와 주위 1킬로미터 이내, 침식체 행동 신호가 감지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적음신계" 단체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접수한 마지막 영상이다.

이번 임무는 센의 이전 임무를 인계받아 진행하는 것으로, "카퍼필드 해양 박물관"으로 이동한 뒤, "적음신계" 단체를 조사하고, 승격자의 목적을 알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최대한 생존자를 구조해 주기 바란다.

다른 질문 있나?

말해봐.

질문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물어봐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하산은 지휘관이 말한 소대원의 이름만 듣고도 지휘관이 말하지 못한 말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네 걱정은 잘 알아. 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 내가 알려줄 수 있는 건 별로 없어.

하지만 우리의 모든 노력은 제2의 "백야"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임을 알아줬으면 한다.

"진정한 희망은 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낸 사람들이다."라고 의회에서 말한, 자네의 발언이 미친 영향은 달 영점 에너지 엔진에 대한 처리 의견뿐만이 아니야.

그러니 그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좀 더 줘.

수송기 안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워 보였다. 대부분의 정화 부대 대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일부 대원들만 낮은 목소리로 몇 마디 주고받고는 이내 침묵했다.

이들 중에는 이전 임무에 만났던 낯익은 얼굴도 있었고, 처음 보는 낯선 얼굴도 있었다. 아마도 정화 부대에 새로 들어온 신입인 것 같았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건 이 소대의 대장이었다.

비앙카, 이 기체는...

대행자와의 전투에서 중상을 입은 비앙카가 새로운 모습으로 지휘관 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비앙카가 이 소대의 대장을 맡은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영도 기체를 보수하는 동안에는 진리 기체로 참전할 줄 예상했었는데, 비앙카는 지휘관이 본 적 없는 기체로 교체해서 나타났다. 심지어 늘 사용하던 활도 지팡이검으로 교체되어 있었다.

이번 임무 지점은 실내라서, 활의 성능을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없어요. 그래서 그들이 저를 위해 다른 장비를 준비해 줬어요.

시선 속에서 호기심을 눈치챘는지, 비앙카는 장비를 교체한 이유를 설명했다.

참, 베살리우스 아가씨가 지휘관님께 이것을 전해달라고 했어요.

비앙카의 손에서 건네받은 건, 익숙한 연결 발신 장치였다.

지휘관님, 더 자세한 건 나중에 설명해 드릴게요. 지금은 안전벨트부터 매세요.

네. 이것이 바로 "심흔" 기체가 사용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에요.

비앙카의 설명에 따르면, 이 랜턴 모양의 "근원 추적 장치"를 사용하면, 일정 지역에서 발생했던 과거의 일을 재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뿐이라면, 현장에 완전한 전자 기기가 있는 한, 과거 그레이 레이븐이 사용했던 "파오스의 창"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파오스의 창"과 달리 "근원 추적 장치"는 퍼니싱에 저장된 정보의 일부를 해석한 다음, 이를 강화된 "파오스의 창"에 넣어서 분석을 진행하는 겁니다.

구조체의 하드웨어 성능에는 제한이 있어서, 우린 로봇처럼 강력한 해석과 시뮬레이션 회로를 탑재할 수 없어요. 게다가 로봇은 퍼니싱에 침식될 가능성이 높고, 휴대하기도 불편하죠.

아시모프 님이 발명한 "파오스의 창"은 구조체가 사용할 수 있지만, 전자 장비가 완전해야만 남아 있는 데이터를 읽을 수 있어요.

불완전한 부분은 "근원 추적 장치"로 커버할 수 있어요. 퍼니싱이 지구에 널려있는 지금, 이 장치를 사용하면, 그 지역에서 과거에 무슨 일이 발생했었는지 알아낼 수 있어요.

퍼니싱에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니... 아, 그러고 보니 적조의 허상도 비슷한 특성을 보여준 적이 있어요.

연구원들의 말에 따르면, 관련된 연구를 적조가 처음 목격된 시점보다, 먼저 관련 연구를 하고 있었다고 해요.

최근 노안이 나타나게 되면서 마지막 퍼즐까지 맞출 수 있게 됐다고 해요.

"근원 추적 장치"의 작동 원리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퍼니싱의 정보를 해석하는 건, 단말기에서 파일을 여는 것과 같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네. 장치를 일정 시간 실행한 후, 제때 심층 연결을 진행해서 안정시키지 못한다면, 의식의 바다에 영구적인 편차와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요.

게다가 퍼니싱의 정보를 해석하기 때문에, 장치 실행 기간에 심층 연결을 진행하게 된다면, 지휘관님의 부담도 평상시보다 더 클 거예요.

그건 아직 몰라요.

노안이 공중 정원에 온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만약 노안이 나타남으로써 "근원 추적 장치"의 마지막 퍼즐을 찾은 거라면, 심흔 기체가 완성된 시간도 최근이었을 것이다.

……

사태가 급박한 만큼, 가장 기본적인 조정과 실험만 진행했어요. 그래도 "근원 추적 장치"를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선 의식의 바다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는 건 확인했어요.

그리고 "근원 추적 장치"를 실험하기엔 공중 정원에 적절한 실험 장소가 없어서 진행하지 못했고, 지면에서 실험을 진행하기에는 또 시간이 빠듯했어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게 되면서, 손톱이 장갑을 통과하여 손바닥을 찌를 것만 같았다.

"진정한 희망은 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낸 사람들이다."라고 의회에서 말한, 자네의 발언이 미친 영향은 달 영점 에너지 엔진에 대한 처리 의견뿐만이 아니야.

그러니 그들에게 준비할 시간을 좀 더 줘.

나머지 말은 이 사이에서 밀어내는 듯 말했다.

비앙카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지휘관이 움켜쥐고 있던 주먹을 조금씩 풀 무렵, 비앙카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쿠로노입니다. 지휘관님.

쿠로노는 퍼니싱이 출현한 초기부터 이 연구를 진행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