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긴급한 상황이니 꾸물거리지 말고, 마지막 부분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어서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쓸모없는 블럭에서 벗어난 순간 갑자기 눈앞의 환경이 왜곡되기 시작했다.
통신 링크를 통해 들려오는 아시모프의 말이 의식 속에서 울려 퍼졌다.
[player name], 듣고 있나? 가상 공간에 진입하면 감각이 이상해진다는 건 알고 있지만, 우리에게 낭비할 시간은 없어!
지, 지, 지휘관님... 왜 그, 그, 그러세요...?
감각... 차이... 링크... 안정이...
…………
눈앞이 점점 어두워지고 흐릿해지면서 몸이 제어를 잃기 시작했다...
기묘하고도 소름 끼치는 감각 속에서 있던 멤버들 소리마저 점점 멀어져 갔다...
몇 시간 전.
공중 정원호 우주 탐사선 [인류 최후의 에덴]
인간 탑승자들은 일을 마치고 휴식 공간을 오가고 있었고 카페와 술집은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인산인해 위로 집행 부대와 지원 기계를 태운 수송기가 지상으로 향하고 있었고, 그와 동시에 광물 자원과 애벌 가공 완성품을 실은 별도의 수송기가 지상의 보육 구역을 떠나 돌아오고 있었다.
먼 곳에서 한 근무병 소대가 정돈하며 지나가는 아이와 교사에게 길을 내줬다.
그리고 교사는 아이들이 지나간 후, 근무병들을 향해 허리를 굽히며 경의를 표했다.
여러분의 수고에 감사를 표합니다.
소대를 이끄는 근무병도 군대식 경례로 답했다.
성원에 감사합니다!
인사를 마친 근무병과 아이들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에덴 32-MO 모듈, 도미니카 기념 공원
여러분, 이곳이 바로 코어 축 상부에 위치한 도미니카 기념 공원입니다.
디지털 가이드 챕터 2의 B 파트를 펼쳐주시면 도미니카의 역사 관련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네!
아시다시피 신 지구력 2130년에 <신 지구서>가 발행됐는데요.
아이들은 가이드의 해설에 귀를 기울였고 가끔 가이드가 말한 내용에 놀라 소리를 내기도 했다.
혹시 얘기 들었어? 오늘 임원진들이... 그... 긴급회의를 소집한다고 하던데?
그래? 그럼 의장님께서는 또 오늘 정기 회의에는 출석하지 않으시겠네... 넌 일단 아침이나 빨리 먹어.
음... 아, 맞다. 오늘 아침 일찍부터 정비 부대 전체가 긴급 집합했다던데? 설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공중에는 의회와 게슈탈트가 있고, 지상에는 집행 부대가 있잖아? 우린 굳이 걱정할 필요 없어. 그냥 우리가 맡은 일에만 집중하자고.
그러네... [삐——] 6분밖에 안 남았잖아? 늦지 않아야 할 텐데!
이동할 때 밥 먹지 말라고 했잖아. 나중에 위 아파도 약 안 가져다줄 거야!
작업자는 계단 구역을 급히 벗어나 의회 빌딩을 향해 달려갔다.
오늘 임무는 뭐죠?
브리핑이 곧 시작되니 브리핑실 302-B로 이동해 주세요...
오늘의 정기 HUMIT 정보 요약입니다. 우선순위는 2급입니다.
알겠습니다. 저쪽으로 가서 목록에 적으세요.
조용했던 순간에 갑자기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지?
에덴 16-B 공간에 위치한 탑승자는 10분 이내에 해당 공간에서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돌발 상황으로 인해 16-B-C1과 C2의 배기 시스템에서 고열 가스를 긴급 배출할 예정입니다.
훈련이 아닙니다. 반복합니다. 훈련이 아닙니다.
지금 바로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저쪽의 군용 구조체의 안내에 따라 대피하세요.
대피라니? 자, 잠깐만...
두 병사는 연구원이 머뭇거리는 걸 보자 말없이 연구원을 들어 올려 대피 지역으로 옮겼다.
죄송하지만 협조 부탁드립니다. 지금 시간이 없습니다.
아니... 여기서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걱정 마십시오. 누굴 기다리든 그 사람은 지금 오지 않을 겁니다.
저, 저기...
무슨 일이죠?
저기 좀 봐! 안내판! 안내판이 모두 빨갛게 변했어!
저런 건 처음 봐... 우리 아빠가 그러셨는데, 안내판이 모두 빨간색으로 변하면 큰일 난 거래!
지금 바로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저쪽의 군용 구조체의 안내에 따라 대피하세요.
네? 아니... 전...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바로 근처의 대피 장소로 이동해야 합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병사들은 줄지어 아이들을 지키며 가이드와 함께 근처의 대피 장소로 향했다.
경고 알람이 울리기 시작한 지 5분 후, 함교 구역은 혼란에 빠졌다.
모든 단말기에 빨간색의 위험 알림이 깜빡거렸다. 그리고 사람들 머리 위로 위험을 알리는 경고 수치가 시시각각 감소하고 있었다.
경고! 경고! 핵융합 유닛 1번부터 16번까지 전체적으로 동력이 하락되고 있습니다.
경고! 경고! 전체 함대 궤도의 고도에 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진폭: -479m.
경고! 경고! 전체 함대 궤도의 고도에 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진폭: -523m.
경고! 경고! 전체 함대 궤도의 고도에 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진폭: -599m.
관제사! 고도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 거야?
잠시만요. 지금 확인하고 있습니다... 망할... 게슈탈트에 조회 요청을 보냈는데 모두 '시간 초과'라고 표시되는데요?!
제가 해볼게요! 가성 채널로 전환해서... [삐——], 연결 거부인걸요? 이런 상황은 또 처음이네요...
아, 맞다. 수석 기술관! 수석 기술관인 아시모프 씨는 어디 있죠?
조금 전 의장님께서 아시모프를 회의로 초대했습니다.
그렇다면 전 일단 정비 부대와 지원 부대, 그리고 동력실의 근무 인원에게 알리겠습니다.
그럼 전 회의실에 다녀오겠습니다. 지금은 "회의 방해"의 결과를 우려할 시기가 아니죠.
그렇게 말한 관제사는 옆의 단말기에서 즉시 처리 경고 메시지가 깜빡이는 걸 보았다. 하지만 원래 그 단말기를 조작해야 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인원 배치가 엉망진창이잖아요?! 혹시 다른 일을 처리하러 간 걸까요?
관제사는 직접 옆의 단말기를 조작하고자 했지만, 갑자기 더 급한 상황이 눈앞에서 일어났다.
긴급 상황이 닥치자 그는 눈앞의 단말기를 조작하며 외칠 수밖에 없었다.
여기 누가 절 좀 도와줘요...!
제가 돕겠습니다. 조작 권한 공유 부탁드립니다.
리가 단말기 앞으로 빠르게 다가가 단말기의 조작 버튼을 누르자 단말기의 화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77.3%의 일반 엔진이 강제로 꺼져서 현재 공중 정원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정비 부대와 지원 부대를 각 동력층으로 보내야 합니다. 세리카 양은 어디 있죠?
세리카 양은 하산 의장님과 함께 회의실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쪽은... 어째서 여기에 계세요?
관제사가 리가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옮기자 그 뒤에는 루시아, 리브 그리고...
[player name] 지휘관님,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지금...
방금 임무를 마치고 공중 정원으로 복귀했습니다.
함교에 있는 세리카 양과 하산 의장님께 보고드리려고 했는데...
[player name]님과 그레이 레이븐 소대입니까?
이쪽으로 이동하시죠. 하산 의장님께서 직접 명령하셨습니다.
질문은 사양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정비 부대와 지원 부대에 연락하는 걸 잊지 마세요.
네... 알겠습니다.
[삐——]! 저 일반 동력 엔진들은 대체 왜 저러는 거야? 왜 계속 교착 상태냐고!
게다가... 메인 동력이 기준치의 19.6%까지 떨어졌어! 계속 떨어지고 있어!
내가 묻고 싶거든?! 말하는 사이에 저것 때문에 궤도의 고도가 1000m나 떨어졌어!
됐어. 메인 동력만 회복되면 다 해결될 거야! 그런데 배기 밸브의 제어기에 계속 오류 표시만 뜨고 있어!
브리이타! 모든 배기 밸브의 자동 제어를 해제하라고 해! 그 망할 안전 규정 때문에 밸브가 5% 이상 잠겨 있으면 우린 죽는 거야!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4소대와 8소대, 위치에 도착했지?
누님, 2차 엔진 유닛 쪽에 의하면 R3의 파이프도 망가졌다고 합니다!
망할... 이러다간 선택지조차 없어질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메인 동력을 제때 복구하지 못하면 땅에 그대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지.
[삐——]! 적에게 궤도포나 고속포 같은 게 있다면 공중 정원의 높이가 어느 정도 낮아진 후, 지상에 떨어지기도 전에 바로 공격해오게 생겼어!
배기 작업자는 서둘러! 이러다가 코어랑 분출구가 망가지고 말 거야!
C1과 C2 배기 시스템에 있는 탑승자를 대피시키고 가스를 배출 중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뭐! 빨리 말해!
공간의 에어컨 시스템이 아직 순환 모드로 전환되지 않아서, 이대로라면 배출해 봤자...
가스가 배출되지 않는다는 거지? 알겠어! 내가 직접 갈게!
정말 갈 생각이야? 지금 밖은 온통 고열 가스라고!
구조체인데 뭐가 두려워? 기껏해야 돌아온 후에 갠트리에 걸친 채 전신을 해체하고 관절을 청소하겠지!
작전 대기실
임무 중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걸까요?
임무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도 나중에 절차에 따라 브리핑 회의에서 책임을 묻겠죠.
게다가 방금 공중 정원이 추락하고 있다는 알림이 떴어요... 돌발 훈련은 아닌 것 같아요.
공중 정원이 추락하고 있는데 우리더러 대기하라는 건가요?
하산 의장님의 명령이니 분명 생각이 있으시겠죠.
얼마 전...
하산은 허리를 펴고 침대에 앉아 있었다. 그의 개인 선실에는 의자가 없었다.
오랫동안 검소한 생활을 해온 탓에 의장이 된 지금도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변함이 없었다.
그는 자고 씻은 후 선실과 함교를 오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선실의 문을 활짝 열어 놔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의 생활 기준을 봤을 때, 어쩌면 쥐도 방문을 사양할 것 같았다.
지금 그는 갓 잠에서 깨어난 지 얼마 안 됐고 당장 함교로 갈 생각이 없는듯했다.
또 그 악몽이라니...
대체 그 후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난 거지?
"지하 도시의 폭군"이었고 그다음은 104호 도시, 그리고...
후우... 정말 나이를 먹었나 보군. 과거의 일들을 떠올려 볼수록 가물가물한 부분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파시... 예스터... 레겔... 그레이... 데비... 코우... 아오키...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라곤 그들의 이름밖에 생각나지 않는군...
하산은 침묵하며 손을 뻗어 자신의 왼쪽 눈을 만졌는데... 그곳은 천과 금속으로 만들어진 안대에 덮여 있었다. 의사는 의무실에서 정기 검사를 진행할 때가 아니면 안대를 벗지 말라고 경고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산은 손을 뻗어 자신의 왼쪽 눈을 만졌다... 거기에는 텅 빈 구멍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눈치다.
그곳에 손이 닿으면 가끔 가벼운 가상 통증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하산은 지금 그 통증을 느끼고 싶었다.
가상 통증은 아무것도 없는 눈가를 맴돌다 목을 따라 온몸의 상처로 퍼져나갔다.
가상 통증이 스쳐 지나가는 상처마다 나이를 먹을수록 흐릿해지는 기억 같은 것을 불러일으켰다.
의장님.
……
의장님?
시작했나?
모두 의장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가지.
그레이 레이븐 소대가 복귀하면... 일단 대기실에서 대기하라고 해.
공중 정원의 회의실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자동문이 열리면서 하산이 세리카를 따라 회의실에 들어서자 시끄러웠던 회의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옆의 방청석에 앉아 있는 아시모프와 차석 자리에 앉은 니콜라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하산을 바라봤다. 그리고 하산은 그 분위기 속에서 주석 자리에 앉았다.
세리카, 시작하도록.
네, 의장님. 현재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리카는 설명을 시작하면서 홀로그램 스크린에 일련의 고해상도 탐지 영상을 보여줬다.
처음 비친 영상은 얼음이 녹기 시작한 북부 해역이었다. 해안선 근처 파괴된 항구 구역, 그리고 그곳과 멀리 떨어진 거주 지점은 다소 피해를 입었지만 대체로는 정상적이었다.
최근 신무르만스크 주변에서 대규모의 정보 교란과 차단이 발생했습니다.
차단 방식은 전에 영화의 샛별 사건과 매우 비슷하며, 승격자의 행동 패턴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그 후에 우로보로스 소대의 멤버 측에서도 승격자의 개입이 있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소피아성의 숲을 지키는 자와 근처 기지에 있는 망각자들과 신무르만스크를 향해 총출동했습니다.
하지만 성갑충 소대와 무스 소대의 후속 감시 기록에 따르면 숲을 지키는 자와 망각자는 모두 신무르만스크에서 30km 떨어진 지점에서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그렇습니다. 교착 상태는 3시간이나 이어졌지만, 승격자들이 먼저 물러나면서 숲을 지키는 자와 망각자가 다시 전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승격자들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는 아직도 조사 중입니다.
그리고 사상자에 관한 보고는...데이터가 이상해 보이지만 지원 부대의 눈을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구니플헤임 연구소 주변의 파괴가 심각한데, 현장의 사상자가 높을 거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름 동안 범위를 좁혀가면서 수색한 결과 사상자가 예상보다 훨씬 낮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 지금 우리를 봐줬다는 얘기인가?
그럴 리가 없지. 아마...원한을 산 사람들이 아닌가 싶군. 이유가 어찌 되었든...그래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게 좋겠어.
의장님.
단순히 방청하러 온 고문이 아니었나?
괜찮다. 아시모프, 말해보도록.
승격자의 행동을 운이 좋았다고 보는 것보다는 위협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신무르만스크의 사건을 살펴보면...
승격자는 이번 사건에서 엄청난 힘을 보여준 동시에 그에 걸맞은 제어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준 겁니다.
...기존의 포병을 뛰어넘는 높은 명중도와 제어 능력을 갖췄다는 거죠. 이런 제어 능력이 없다면 신무르만스크의 사람들은 최소 반은 죽었을 겁니다.
힘을 드러낸 건지, 아니면 단순히 그들의 영혼에 인간성이 조금 되살아난 건지는 모르겠지만...전 어느 쪽이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그자들을 어떤 존재로 정의한다는 거죠.
티파, 순환 도시, 신무르만스크...순환 도시에서의 전투 후로는 그들이 화서를 제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장님, 이건 수십 개의 녹슨 총과 말로 사람의 마음을 현혹하는 떠돌이 병사가 해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들은 이미 공중 정원에 뚜렷한 적의를 가지고 위협해 오는 적이 된 겁니다.
그러니까 고문으로서 제안하자면, 승격자의 자료를 전면적으로 공개해, 집행 부대뿐만 아니라 공중 정원 전체를 동원해 그들을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난 찬성이다.
난 전부터 우리 쪽에서 적극적으로 전력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했었지.
모든 인원을 전투에 투입해 포화식 공격으로 우리가 세운 총포의 사정거리권으로 몰아세우면...
그럼 공중 정원 전체가 전쟁 상태에 진입한다는 거 아닌가?
동의할 수 없다.
하, 우리가 여태 진척이 없었던 것도 그것 때문이잖아, 아닌가?
……
하산, 난 지금 너랑 정중하게 말하고 있어, 선택할 시간이야.
만약 최후의 순간까지 버티고 나서야 총 전력을 발휘한다면 지구에는 구할 수 있는 존재마저 없을 거야, 이미 늦었다고.
……
어색하면서도 무거운 침묵이 회의실을 맴돌았다.
세리카는 아시모프를 바라봤지만, 아시모프는 어깨만 으쓱하며 도와줄 힘이 없다는 눈빛으로 답했다.
즉, 모두가 서로 노려보는 하산과 니콜라를 쳐다볼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
……
바로 그때 연달아 울리는 경보음이 대치 상태를 중단했다.
무슨 일이야?
긴급 상황입니다! 아시모프 님, 이쪽입니다. 다른 분들은 지금 바로 37C층 대피실로 이동해 주세요!
일단 침착해. 무슨 일인 거야?
동력팀에서 함대 전체에 알림을 보냈습니다. 동력이 떨어져서 공중 정원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정비 부대와 지원 부대는 뭘 하고 있는 거지?!
이미 현장에 있지만, 그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내가 가볼 테니 넌 사람들을 대피시켜!
아니, 나도 가겠다.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최고 권한 기밀" 같은 버튼이 나타났는데 그 권한을 집행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어쩌려고 그러지?
...알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의장님과 수석 기술관님이 오셨습니다!
의장님!
하산 아저씨! 여기에 오면 어떡해!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상황은 어떻지?
지금 동력이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사실, 더이상 궤도의 고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성가신 건...하드웨어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야...
...어떻게 된 일이지?
모든 일반 엔진에 문제가 생겼어.
무언가가 강제 정지 명령을 계속해서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뭐야?
그 명령을 무시하려고 해도, 무시하는 것도 명령 처리 과정이 필요하다는 거니까. 정상적인 점화 명령이 덮어씌워진다는 거잖아.
...그래서 작동을 멈추는 거구나.
출처는...
...소프트웨어 최상위에서 직접적인 명령을 내렸을 가능성이 커. 오류 허용 시스템의 모든 간섭을 차단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처리 순위를 우선급으로 설정했겠지.
...내가 미친 게 아니라면 게슈탈트에 문제가 생겼다는 거네.
그럴 리가...
가능성을 논할 때가 아니야. 카레니나, 어느 정도 확신하지?
60%. 어찌 되었든 하드웨어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야.
바로 그때 하산이 지닌 단말기에서 알림이 울렸다. 단말기를 확인한 하산은 곧바로 고개를 들어 아시모프를 쳐다봤다.
...소프트웨어 최상위에서 직접적인 명령을 내렸을 가능성이 커. 오류 허용 시스템의 모든 간섭을 차단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처리 순위를 우선급으로 설정했겠지.
그들과 의논해야 하는 사항이 있지만, 지금은 일단 급한 불부터 꺼야 해.
브리이타는 일단 사람들을 데리고 출력을 최대한 회복하도록 해. 가능한 한 시간을 끌어야 해.
대기실에서 초조해하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회의실로 불려갔다...
...본래 의논해야 하는 게 있지만 지금은 일단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게 먼저다.
아시모프.
아, 잠깐만요...쯧, 예상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저도 잠시 생각을 정리해야 합니다...
...음, 그러니까 이거야.
함교에서 본 대로 본 함대는 현재 지금 90%의 동력원을 잃은 상태야. 게다가 동력팀의 보고에 의하면 네 개의 정상 동력 엔진이 반대 방향으로 조정된 상태에서 최대 출력으로 고정된 상태여서 궤도 고도가 급속도로 낮아지고 있어.
우리가 지금 대화를 나누는 순간에도 공중 정원은 지상을 향해 빠르게 추락하고 있어.
왜 이런 갑작스러운 위기가 발생한 건지는 아직 몰라. 게슈탈트의 변동으로 인해 일어난 게 아닌가 추측 했었는데...방금 게슈탈트 프로그램 내부에서 빈틈을 발견했어...이게 얼마나 중대한 사태인지 잘 알겠지?
모두 궁금한 점이 많겠지만, 지금은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어. 내가 지금부터 하는 말들을 군에서 내린 명령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새겨 듣길 바래.
이 문제를 밝히고 해결하기 위해 내가 임시로 특별 작전을 세웠는데, 너희가 협력해줘야 해.
이번 작전에서는 전술 보조로서 파오스 군사 학교의 전술 환경 시뮬레이션인 "파오스의 창(Spear-of-FOS)"을 쓰게 될 거야.
작전 환경 시뮬레이션 시스템으로서 눈앞에 보이는 정보를 가능한 한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하고 전술 평가와 제안을 제공할 거야.
현장과 공중 정원이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다른 추가 기능도 제공하겠지만...이건 현장에 따라 달라지는 거니까.
하지만 지금은 게슈탈트에 잠입할 때의 인터페이스로만 사용하면 돼. 그 외의 것들은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지.
작전 내용을 말하자면, 그레이 레이븐 소대, 바로 너희가 게슈탈트에 "잠입"하는 거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너희의 의식의 바다와 지휘관의 의식 자체를 가상 프로그램으로 출력한 후 게슈탈트의 프로그램 내부로 투입할 거야. 그리고 너희들은 게슈탈트가 자체적으로 봉쇄한 이유를 찾아 해결해줬으면 해.
역시 수많은 전장을 겪은 지휘관다워. 나조차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상황을 순식간에 이해했나 보네.
아, 역시 설명이 필요하나...귀찮게...
그럼 간단하게 설명할게. 알다시피 공중 정원은 현재 동력 부족으로 지구 저궤도에서 지상으로 추락하고 있어.
근본적인 원인은 게슈탈트에 의해 엔진의 점화 신호가 차단되기 때문이야.
현재 게슈탈트는 무언가에 의해 강하게 방해받고 있어서, 접속하려고 해도 모두 차단되어버려.
그래서... 지휘관과 구조체의 의식의 바다를 채널에 연결해, 군사 훈련용인 "파오스의 창" 시스템 지휘 보조 프로그램으로 인터페이스를 대신하려고 해.
즉, 구조체의 의식의 바다를 "가상 프로그램" 형태로 가상 공간에 투입한다는 뜻이지. 그리고 제어 권한을 지휘관의 단말기에 탑재할 거야.
이해하기 어렵다면 게임의 독립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돼. 그리고 지휘관은 캐릭터에게 "지시"를 내리는 역할을 하는 거지.
너희는 게슈탈트의 프로그램 내부에 투입될 거야. 게슈탈트가 자체적으로 봉쇄한 이유를 찾아 해결해줬으면 해. 그게 다야.
내가 지금 생각해 낸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은 이것뿐이야. 다른 선택지가 없어.
나는 너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실시간으로 게슈탈트의 빈틈을 찾는 거에 협력할 거야. 이론적인 설명은 여기까지 하지. 나머지는...잠입해서 알아가도록 해.
다시 한번 확인할게. 내가 방금 한 말들 빠짐없이 기억하지?
그러자 아시모프는 곧바로 뒤에 있는 캡슐로 지휘관을 밀어 넣었다.
문이 닫히면서 귀를 찌르는 경보음과 주민들의 비명...등의 모든 소음이 어둠에 뒤덮이는 동시에 사라졌다.
그리고 발 밑에서 빛이 흘러나오면서 전신을 쓸었다.
지...휘...
지휘관님...!
지휘관님!
눈앞의 어둠이 점차 걷히면서 소리가 하나씩 들려왔다.
지휘관님! 괜찮으세요?
루시아, 지휘관님을 흔들지 마세요...아시모프 씨가 링크를 다시 안정시켰다고 해요...
...후우, 인간의 의식 링크를 안정시키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네.
얼마 안 돼. 완전한 침입을 하기에는 부족할 정도야.
우린 대역폭 중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을 이용하여, 파오스 시스템이 게슈탈트에 적응할 수 있는지 테스트한 거뿐이야.
잠깐만요. 그러니까 침입 중에도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까?
당연하지. 반격 시스템은 어디에나 있어.
지휘관님!
음? 회복이 빠르네. 너희에게 희망을 걸어도 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