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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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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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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어두운 지하 건축물로 공기 중에 가득한 먼지와 구석의 거미줄이 평소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로봇의 앞쪽에서 푸른색 형광 빛이 나타나더니 왜곡된 공간 속에서 청년 남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음, 통신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네요.

안녕하세요, 저희가 정식으로 만나는 건 처음이네요.

화서

안녕하세요, 인간. 아니면 거래자라고 불러야 합니까?

전에 비리야와 했던 거래에 대해서 이미 알고 계셨군요.

화서

왜 계속 로봇으로 소통하지 않고 자신의 실제 신분을 직접 밝히는 거죠?

이것이 당신의 사용자를 마주할 때 갖춰야 할 예의라고 생각하니까요.

화서

기록에 따르면 당신은 루나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과 거래할 때 자신의 정보를 유출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제가 말하는 건 당신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 그러니까 화서 뒤의 있는 진정한 주인입니다.

화서

……

화서를 통해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아셨겠죠, 곡님.

항상 머레이의 얼굴에 걸려있던 미소는 어느새 사라지고 말았다. 그는 진지하게 텅텅 빈 공간을 지켜보고 있었다.

기나긴 침묵 후 머레이가 바라보던 공간에 왜곡이 생성되었고 새로운 통신 투영이 그곳에 나타났다.

역시 그런 거였군요. 그럼 다시 자기소개를 하겠습니다.

제 신분은 여러 가지가 있거든요. 거래자라고 불러도 좋고 머레이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머레이라...조금 알 것 같기도 하군.

곡님께서 절 알아봐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인사말을 제쳐두고 할 말 있으면 그냥 해.

곡님과 거래를 하고 싶습니다.

뭐? 너희 의장과 달리 협력이 아니라 거래라고?

네, 그저 거래일 뿐입니다.

지금 루나 주위에 생성된 폭풍이 점차 잦아들고 있습니다.전 양측이 마주앉아 제대로 거래에 대해 대화를 나눌 좋은 기회라고 합니다.

화서의 여러 기록을 통해 감히 추측해 보았습니다. 그 자료들 곡님께서 일부러 루나에게 넘기신 거죠?

화서가 미리 루나의 데이터를 폭로하여 루나에 대한 다른 세력들의 적개심을 자극한 것도 그렇고, 몰래 공중 정원의 집행 부대에 단서를 제공한 것도 그렇고.

모든 단서는 한곳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바로 승격 네트워크의 대행자 중 한 명인 루나죠.

화서는 루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으면서도, 몰래 루나의 작전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명령을 받지 않은 AI가 이런 행동을 할 리가 없죠. 화서에게 최고 레벨의 명령을 내리고 그 정체를 들키지 않을 만한 존재, 곡님을 제외하고는 없을 겁니다.

대충 그렇긴 하지. 그럼 네가 거래하려는 내용은 무엇이지?

호탕하시군요.

곡님의 만세명에 루나는 통제 불가의 위협 요소입니다. 제 개인적인 바람 또한 그녀에 대한 "투자"가 제때 멈추는 것입니다. 그럼 저와 손을 잡고 그녀를 배제하는 건 어떨까요?

화서의 "열쇠"는 저에게 맡겨두시고, 그 대가로 화서 대신 루나 주위에 "후환"을 심어 두었습니다.

거래의 전제는 정보 공유입니다. 제가 화서 대신 곡님께 루나의 실시간 정보를 넘기고 곡님과 함께 루나를 제거할 기회를 엿보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원하는 건 곡님께서 저에게 화서의 연산력 권한 중 일부를 넘기는 겁니다. 그걸 통해 전 게슈탈트에 저항할 카드들을 획득할 것입니다.

네 정보의 신빙성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지?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입니다. 거래 대상에게 잘못된 정보를 넘길 이유가 없죠.

불완전한 정보는 전장에서는 치명적이지.

그렇긴 합니다. 마치 곡님께서 화서를 통해 루나에게 제공한 정보들처럼요.

화서의 최고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곡님께서는 언제든 화서를 이용해 제 존재를 지워버릴 수 있으시겠죠. 안 그렇습니까?

곡님께 불리한 상황은 저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겁니다. 전 인간이라 목숨을 아주 소중히 생각합니다.

그와 함께 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고 싶거든요...

……

참 오랜만이군...

네?

너와 대화하면서 비리야가 생각났어. 너희 두 사람 닮은 구석이 꽤 있거든.

...비리야의 일은 저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괜찮아. 어쨌든 날 설득하는데 성공했어. 거래는 성립됐다.

곡은 손가락을 튕겼고 화서의 단말기에서 어두운 푸른빛이 나오더니 머레이의 몸을 감쌌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거래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