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어.
누가 먼저 그 말을 꺼낸 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모든 게 끝났다.
도시 내부는 처참했다. 건물 대부분이 파괴되고 떨어진 잔해는 도로를 막았다. 그리고 퍼니싱의 확산으로 일부 구역은 이동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승격자는 떠났고, 다시 세운 방위선은 침식체를 도시 밖으로 내쫓았으니, 이 상황도 머지않아 정리될 거다.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일부 부대가 바닥에 그대로 드러누워 잠깐의 휴식을 즐겼다.
……
구룡 쪽에서는 눈앞의 외부인을 쫓아내지 않았지만, 감사 인사도 전하지 않았다. 그들은 잠깐 흘겨본 후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는데, 마치 입을 열 기회라도 탐색하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 떨어진 휴식 구역의 거리에는 다른 곳에서 급히 달려온 지원군이었다. 그들 모두 이 전투의 형세를 뒤집은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들의 얼굴에서는 승리의 기쁨은 보이지 않았다.
이때 연락책이 뛰어와 재빨리 이곳에 있는 모두에게 중요한 일을 전했다.
게슈탈트와 관련된 일이죠?
상당히 중요한 물건인가 보네요...
괜찮아요...
화서는 결국 승격자에게 빼앗겼다. 그들의 표정이 심각한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공중 정원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승격자는 화서로 무엇을 할지. 이 모든 것이 모두에게 직면한 문제였다.
지휘관님, 더 나은 방법이 있겠죠?
하지만... 전 후회하지 않아요.
네. 승리하지 못한 건 우리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뿐이에요.
지휘관님...
모두가 루시아의 기체를 데리고 여기까지 철수했을 때쯤에는 정신이 조금 돌아왔다. 그리고 리와 리브는 그녀를 그렇게 이곳에 기대게 했다.
그녀의 기체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여서 연연한 눈빛으로 모든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전 지금 이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전투는 일단락됐고, 전 이렇게 지휘관님의 등에 기대고 있으니까요.
역시나... 두렵네요.
두려워요... 나 자신에 다시 익숙해지는데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두려워요.
...지휘관님, 이름을 불러도 될까요?
[player name]...
[player name], [player name]...
[player name].
이러면 더... 안심돼요...
[player name]...
[player name].
루시아는 마치 보물을 얻은 것처럼 계속 이름을 불렀다. 다른 어조, 속도로 이름을 읊었다.
지휘관님은 이상하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이건 제가 두렵지 않게 해주는 마법이에요.
계속해서 이름을 읊던 루시아가 더 가까이 붙어왔다. 모든 것을 이곳에 맡겨두려는 것처럼 고백하기 시작했다.
지휘관님, 다음의 저는 어떤 루시아가 될까요? 지금처럼 융통성이 없을까요? 아니면 리브처럼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여자아이가 될까요.
제가 선택할 수 있다면 아이라나 카레니나 같은 여성이 되고 싶어요. 그녀들처럼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할 수 있는 그런 성격이면 좋겠어요...
하지만 비앙카처럼 위풍당당하게 부대를 짊어진 여성도 나쁘지 않네요.
그리고 나나미와 소피아... 그녀들은 왠지 상극인 것 같아요. 그녀들처럼은 되고 싶지 않네요.
그녀는 활발한 여자아이처럼 자신의 생각을 계속해서 나열했다. 가벼운 말투는 마치 그 어떤 재난도 겪지 않은 것 같았다.
순수함, 즐거움, 내일에 대한 기대감...
퍼니싱이 없는 세상이었다면 루시아는 어떤 여자아이였을까? 그 질문에는 아무도 알 수 없고 답할 수 없었다.
이 세상에 "어쩌면"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인지한 모든 것이 바로 우리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하지만... 분명 괜찮을 거예요. 지휘관님이 여기 있으니까요.
게다가 이번에는... 의식의 바다에는 진짜 자신만의 기억이 있으니까요.
다음에 저를 알아가고 증명해냈을 때... 전 더 나은 루시아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나중에 다시 봬요, 지휘관님.
그녀는 그 말을 조용히 전하며 잠시의 작별 인사를 건넸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