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너희가 맡은 임무는 침략당한 도시를 파괴하는 것이다.
사부? 사부 맞지?
그 뒤로도 카무와 대원들은 계속 임무를 수행했다. 그리고 잠시 쉬는 시간, 모진은 이동 기지의 대형 스크린을 연결해 카무와 대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끄러운 건 여전하네... 공적인 장소에서는 사부라고 부르지 마.
알겠어, 사부!
비록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났지만 카무는 사부를 만났다는 것 자체만으로 무척 기뻤다.
장관님, 뭘 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말해.
왜 도시를 파괴하는 겁니까? 탈환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파괴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곳은 이미 침식체들의 공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대부분 침식체는 야수들처럼 본능에 따라 움직이지만, 그들은 가끔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퍼니싱을 공장 같은 곳으로 옮기기도 했고
그 공장을 침식체 생산라인으로 만들곤 했다.
모진의 대답으로 봤을 때, 목표 도시가 바로 그런 상황에 처한 것 같았다. 생산라인을 파괴하면 침식체가 증가되는 걸 억제할 수 있지만, 침식체가 몰릴수록 퍼니싱 농도가 높아지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그곳은 결국 여과 장치를 가동해도 소용없는 블랙 존으로 변하고 만다.
어쨌든 이번 임무에는 너희들과 같은 이동 부대도 소집됐다. 도시를 파괴할 장비도 현장에서 공중 투하로 보급될 것이다.
그곳의 모든 걸 확실하게 제거해. 먼지 하나 남기지 마. 이건 본부의 명령이야.
알겠나?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근데 사부가 왜 갑자기 여기 나타난 건데? 전에는 어디서 지냈던 거야?
그리고 그 모습은 또 뭐고?
사람들은 임무를 들은 뒤 장비를 정리하기 시작했지만 카무만은 모진을 붙잡고 이런저런 질문들을 쏟아냈다.
지금 너가 한 질문들은 대부분 기밀사항이다. 하지만 외관에 대한 일은 너한테 알려줘도 괜찮겠지. 지금 난 구조체가 되었다.
구조체?
설명하려면 꽤 복잡한데. 그저 일반 인간 병사보다 더 강하고 홀로 침식체를 저항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돼.
그게 뭔데? 정말 대단하네. 그럼 나도 구조체가 될 수 있는 건가?
그건 대답해 줄 수 없다. 넌 일단 가서 준비부터 해야 할 것 같은데. 예정 시간은 3시간 뒤다.
사부, 너무 차갑게 말하는 거 아냐? 그러고 보니 이 부대에 대해 사부는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럼 혹시 전에 내가 도시로 갔을 때...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카무. 이번 임무가 끝나면 모든 게 다 나아질 거니까.
카무가 계속 질문하려던 순간, 모진은 단호하게 말을 끊어버렸다.
그게 무슨 말이야...
이번 임무가 끝나면 날 초월할 수도 있다는 뜻이야. 네가 보낸 문자를 봤단다. 계속 공을 세우고 고위층이 되겠다고 했잖아?
어라, 설마 이번 임무가 끝나면 밖에서 떠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야?
그렇게 이해해도 무방하지. 이제 다른 일을 해야 돼, 난 이만 끊을게.
알겠어. 사부! 날 기다려줘!
——
저기 좀 봐, 하늘에 비행기가 많네.
우리처럼 이동 기지를 가지고 있는 부대가 더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
준비를 마친 뒤 카무와 대원들은 지시에 따라 파괴해야 할 도시 외각에 도착했다. 침식체들은 계속 도시의 빈 구석 사이로 쿠로노의 부대를 훔쳐보고 있었다. 한편, 비행기는 계속 허공을 맴돌았다.
마치 지상의 부대와 침식체들을 동시에 포위하려는 것만 같았다.
지상의 부대원들, 다들 들리나?
이 식별 번호는... 하늘에 떠있는 비행기인가? 들린다, 무슨 명령이 있는 건가?
도시 파괴 작전은 침식체들을 모두 정리한 뒤 진행된다. 이건 상부의 뜻이다.
그럼 폭격으로 이 도시를 정리하려는 거야?
이 주위를 맴도는 것도 연료가 많이 소모된다. 어서 도시에 진입하여 침식체들을 토벌하라. 적당한 시간에 우리는 퇴각 명령을 내리고 폭격을 시작할 것이다.
통화는 중단되고 지상의 부대는 혈청을 주사하기 시작했다. 그후 카무와 기타 대원들은 자신의 무기를 들었다.
그럼 얼른 끝내자고. 사부가 말하셨지. 이번 임무 끝나면 고위층이 될 수 있다고.
카무는 혈청 주사로 인해 느껴지는 뼈를 깎는 고통을 참으며 도시 안으로 돌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