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서브 히든 / EX04 영탄회성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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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04-8 그레이 레이븐의 기록

음... 생각하기 전에 몸이 무의식적으로 행동을... 지휘관님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 .

리브의 주위를 둘러싼 분홍색 전자 역장은 어두운 폐허 속에서 간신히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줬다.

수면 상태에서 과거의 일을 생각하다니.... 역시 그때 트라우마를 이겨내지 못했나봐.

하지만 지휘관님은 이렇게 미숙한 나의 모든 모습을 존중해 줘.

펑——

이건... 지휘관님의 총 소리인데!

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리브는 몸을 일으켜, 주위의 역장을 밖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어둠이 조금씩 걷히면서 역장으로 인한 압박감도 순식간에 사라졌고, 익숙한 건물들이 눈앞에 다시 나타났다.

총소리가 울리는 쪽을 향해 달려가니 [player name]이(가) 총을 든 채 바네사를 겨누고 있는 모습이 리브의 시야에 들어왔다.

[player name]이(가) 총을 쏘자 리도 총을 꺼내 테슈와 밤비나타를 겨누었다. 테슈와 밤비나타도 무기를 들어 그레이 레이븐 소대 멤버들을 겨낭했다. 루시아는 검을 들고 [player name]와(과) 리의 앞을 막아섰다.

이건 네가 나한테 준 첫 선물인 걸~

바네사는 손으로 빰에 흐르는 피를 닦아냈다.

[player name], 상사를 기습하다니. 이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전사? 인간처럼 생긴 인형들이 전사라고 불릴 자격이 있나?

구조체는 인간들의 무기이자 장난감일 뿐이야.

넌 사람들이 지구를 되찾기 위해 구조체가 된 줄 알아?

지휘관으로서 너도 알고 있겠지. 공중 정원의 자원은 모두 우리에게 우선적으로 지급된다는 걸.

고분고분 시키는 일이나 하면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길 바라는 구조체는 많고도 많아. 장난감은 놀다가 질리면 새 걸로 바꾸면 그만이야.

지휘관님....

뭐야? 안 죽었잖아? 정말 실망이네. 저 지저분한 모습 좀 봐. 정말 최악이야.

바네사가 리브를 질타하려던 순간, 리브는 루시아의 손에서 태도를 건네받아 자신의 긴 머리를 잘랐다.

리브

바네사, 이건 당신이 날 위해 만들어준 인조 머리카락이죠.

당신의 명령을 수행한 건 군인으로서 다른 선택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당신의 생각대로 되길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저도 알아요. 전쟁에는 당신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를 도모하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걸요.

제가 그렸던 미래에는 그런 방식으로 이루어 낸 승리는 없었으니까요.

모든 사람들은 존중을 받을 권리가 있어요.

리브

그리고 테슈, 밤비나타, 우리가 만난 모든 존재들은.

개인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생명체예요. 당신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라요.

처음 전선에 선 순간, 전 거대한 압박에 숨 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죠.

하지만 그 압박을 압도할 만큼 강렬한 흥분을 느꼈어요.

아주 먼 옛날, 생명의 별의 의료병으로서 전장에 섰을 때 느꼈던 그런 흥분이었죠.

오랜 시간 동안 이미 무뎌져 잊어버릴 뻔한 흥분을 느꼈다고요.

그레이 레이븐 소대에서 전 드디어 저 스스로 길을 선택할 수 있고 동료들을 구하고 부상자들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난 리브에요. 공중 정원의 전사죠. 당신의 생각처럼 생기 없는 인형이 아니라고요.

4대 3이네요. 제가 이 전투에 가세하면서 천칭이 기울었군요.

바네사, 여기서 그만둬요. 이곳에서 계속 대치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 똑똑한 당신이 더 잘 알고 있겠죠.

바네사

너희들...

리브

지휘관님, 떠나게 두세요.

난 바네사를 겨누던 총구를 돌려 하늘을 향해 격발했다. 총 소리가 도시의 허공에 울려 퍼졌다.

난 바네사를 겨누고 있던 무기를 품 속으로 거둔 뒤 아무 말 없이 모든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거리에 기나긴 침묵이 감돌았다.

바네사

?!

그 자리에 서서 잠시 고민하던 바네사는 테슈와 밤비나타와 함께 자리를 떴다. 그들은 곧 거리의 끝에서 사라졌다.

백로 소대가 떠나고 나서야 리브는 꽉 잡고 있던 주먹의 힘을 풀었다. 흰 머리카락이 전장의 열기와 함께 멀리 날려갔다.

리는 토벌이 끝났음을 의미하는 신호탄을 발사한 뒤 무기를 닦으며 어떻게 하면 기체의 전자기 교란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각 소대가 담당한 구역에도 연이어 토벌이 끝났음을 의미하는 신호탄이 발사되었다. 이번 대형 임무도 곧 마무리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전 충돌로 인해 급박하게 상승했던 심장 박동수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이때 손바닥에서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졌다. 리브가 고개를 숙인 채 방금 전 격발로 인해 또 터진 상처를 처리해 주고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처에 붕대를 감아주었다.

……

죄송해요, 지휘관님.

리브는 또 다시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고개를 든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그녀의 눈빛은 평소와 달리 단호했다.

제가... 이번 작전의 총 지휘관님께 대들었어요. 게다가 지휘관님까지 불필요한 충돌에 휘말리셨죠...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제 선택에 후회하진 않아요. 바네사와 과거의 멤버들에게 전사로서 그레이 레이븐의 일원으로서 제가 어떤 각오를 다지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레이 레이븐의 멤버들과 만나고 제가 획득한 가장 소중한 것이니까요.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지금까지 회피해 왔던 일들을 직시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바네사라면... 이번 일을 빌미로 언젠가 반드시 그레이 레이븐에 복수할 거예요.

돌아가면 상부에 탈퇴 신청서를 제출할 거예요. 제 독단적인 행동으로 그레이 레이븐 소대 전체가 피해를 입는 건 두고 볼 수 없어요...

네? 하지만 전...

지휘관님처럼 항상 똑같이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분이 이렇게 단호한 면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어쨌든... 나쁘지 않았어요.

흥, 이상한 사람이라니까.

총기를 정리하던 리는 흠칫하더니 고개를 돌렸다.

아니에요...

지금까지 임무를 수행하면서 팀워크도 점점 더 좋아지고 있고 임무 수행 효율도 대폭 상승했어요.

지금의 멤버 배치가... 충분히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 다시 새 멤버와 합을 맞추는 건 굉장히 귀찮은 일이니까.

맞아. 리브는 누가 봐도 아주 훌륭한 멤버니까.

그리고 나도... 앞으로 리브와 함께 싸우고 싶어. 전투 배치 때문이 아니야.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원하는 일이야.

그레이 레이븐의 모든 사람들은 그레이 레이븐이 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날개나 마찬가지니까. 절대 외부 요인 때문에 갈라질 수 없어.

햇빛이 두터운 구름층과 연기를 뚫고 산산조각 난 거리를 비추며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리브의 머리카락은 햇빛 아래에서 유난히 더 반짝였다.

네? 그... 그런가요?

방금 전까지 전투가 벌어졌던 곳, 아직 연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전장에서 왜 갑자기 그런 말이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사진이요...

사진이요?

왜 그런 짓을 해야 하는 거죠?

나는 외골격의 촬영 모듈을 작동시켰다. 하지만 설비가 있어야 할 곳은 텅 빈 상태였다. 방금 전 푹발로 인해 파괴된 게 분명했다.

……

촬영 모듈이 망가졌으면 얼른 말하세요.

리는 들고 있던 장치를 나에게 던졌다.

정찰기에서 해체한 설비에요.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건 불가능하고 영상 기록만 가능해요.

어쨌든... 화면을 기록할 수만 있으면 되잖아요? 원하는 사진은 영상을 캡처하면 될 테니까요.

다른 두 멤버를 바라보던 루시아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휘관님의 말씀대로 해.

설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가장 적합한 촬영 거리를 찾았다.

손가락으로 액자 모양을 만들어 프레임 안에 가장 소중한 동료를 그 안에 담았다.

루시아는 아직도 어색한 표정인 리브를 바라본 뒤 그녀를 향해 다가가 리브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안심하라는 듯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루시아가 갑자기 다가오자 리브는 살짝 부끄러운 듯 얼굴에 홍조를 띄었지만 그 덕분일까? 긴장한 채 잔뜩 올라간 어깨의 힘이 스르륵 풀렸다.

일부러 몸을 돌리고 있던 리는 내가 일부러 숫자를 천천히 세자 한숨을 내쉬더니 결국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바라보더니 너무나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세 사람 모두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타입이지만 신기하게도 그들의 행동에서 각자의 생각을 모두 읽을 수 있었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공장 구역의 전투가 끝나며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첫 대형 임무도 잠시 막을 내렸다.

다음 지령을 기다리던 그때, 폐허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전장의 연기를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순 없었지만 그 바람 덕분에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잠시 동안 편안함을 즐길 수 있었다.

이것은 기나긴 전투의 미약한 승리일 뿐이었다. 앞으로 그레이 레이븐이 가는 곳엔 더 많은 전투가 일어날 것이고 더 많은 위험과 선택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든 그레이 레이븐 소대는 함께 이 모든 걸 마주하고 해결할 것이다.

——루시아, 리브, 리 그리고 그들의 지휘관과 함께.

휴게실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전자 액자 안에서 마침내 제대로 된 화면이 나왔다.

[player name]이(가) 그레이 레이븐의 세 구조체를 이렇게까지 예뻐하다니.

설마 내가... 아니야. 구조체를 효율성 있게 이용하는 것이야말로 정확한 방법이야.

밤비나타, 넌 어떻게 생각해?

밤비나타

주인님...

내가 정말 미쳤나 보군. 장난감의 의견을 묻다니.

하하... [player name], 언젠가 지금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