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다시 보니, 항로의 "미로"와는 또 다르네.
내가 항로의 "미로"를 순찰할 때는 항상 눈사태가 일어나거나 크레바스가 있었어.
여기선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좁긴 하지만 이런 미로도 나름 괜찮네.
북극 항로 연합의 경계에는 소나무 숲이 많아. 거긴 나무들도 높고, 계절마다 모양이 바뀌어서 길을 잃어버리기 쉽지.
심지어는 지형의 변화가 잦아서, 빈번히 눈사태가 일어나거나 호수가 얼어붙어 버리지. 그래서 매년 한 번씩 순찰 경로를 다시 확인해야 해.
우리는 그렇게 복잡하고 길을 잃기 쉬운 숲을 "미로"라고 불러.
듣기에는 위험한 것 같지만, 실제로 가보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눈에 덮인 소나무, 한밤중에 타오르는 모닥불, 가끔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오로라도 볼 수 있어.
지휘관은 어떻게 생각해?
내년 겨울에 기회가 된다면...
나랑 북극 항로 연합 쪽에 가보지 않을래?
이곳과는 완전히 다른 "미로"를 보여줄게.
지휘관과 함께라면, 다음에는 길을 잃지 않을 거야.